[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바른교회아카데미가 2월 13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세미나 마지막 주제는 '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이다. 김인옥 교수(장신대),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정주채 은퇴목사(향상교회)가 발제자로 나왔다.

김인옥 교수는 지역사회와 밀접하는 선교적 모델을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지역사회 필요 찾고
양성평등 의식 높여야

김인옥 교수는 신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옥 교수는 선교적 모델에 따른 목회자를 양성해 지역사회 필요를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늘날 한국 신학 교육이 고전적 모델, 소명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전적 모델은 개인의 내면 변화와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명적 모델은 교회를 키우고 잘 유지할 수 있는 목회자를 길러내는 모델이다.

선교적 모델은 이와 다르다. 교회 바깥으로 시선을 향한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와 밀접한 사역을 수행하는 목회자를 기르는 데 목적을 둔다. 지역사회 필요에 맞게 사역하는 교회가, 선교적 모델이 지향하는 교회다.

김 교수는 소수의 약자가 가진 경험·관점·지식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성이다. "오늘날 여성은 신앙 공동체에서 주변인으로 머물고 있다. 여성이 갖고 있는 경험과 의견을 교회 정책에 진지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신학교가 성 평등 관련 과목을 더 늘려야 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교회에서 여성 사역자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여성 인권이 어떤 역사를 거쳐 향상됐는지, 교회 안에 양성평등 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등을 신학교가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가 사회 개혁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사회정의 바로 세우는
종교개혁 정신 회복하자

정재영 교수는 '시민사회에서 교회의 공적 역할'을 강조했다. 교회가 시민사회 한 구성원으로, 사회 개혁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교회가 사회운동에 필요한 조직적이고 철학적인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교회가 구성원들에게 동료, 직업, 후원 집단, 정보 등을 제공하면서 사회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교회 구성원이 공공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토론하기 시작한다면, 교회가 시민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사회자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종교사회학자 로버트 우스노우는 교회가 사회에서 수행할 역할 모델을 제시한다.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포괄성을 지향하면서 시민사회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는 교회가 다른 종교나 신념을 존중하면서, 대화와 토론으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 비평 역할도 강조했다. 기독교가 예언자 역할을 회복해 비판 기능을 수행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는 교회 생활에만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 모든 생활에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했다. 정재영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 구성원이 일상에서 윤리적인 삶을 살면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정주채 목사는 한국교회에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자정 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교회 윤리 개혁 시급

"한국교회 목회자들 세계에서 일어나지 않은 범죄가 없다. 사기, 횡령, 간음, 폭력 등 없는 게 없다. 교회를 떠난 많은 젊은이가 가나안 교인이 되거나 반(反)기독교인이 되었다. 세상 사람들은 목회자 얘기가 나오면 고개를 흔든다."

'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정주채 목사가 말했다. 그는 목회자가 저지르는 죄 때문에 교회가 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재정 횡령, 성 문제, 욕심, 거짓과 위선 등 죄목을 하나씩 거론했다.

정 목사는 총회·노회에서 활동하는 목사를 보면 가끔 놀란다고 했다. 재정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모습 때문이다. 한 노회 시찰회는 노회 재정으로 해외여행을 갔다.

정 목사는 "총회·노회 재정은 모두 교인들 헌금으로 마련한 것이다. 헌금을 대하는 목회자 의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목사가 교단 총회장이나 연합 단체 대표가 되려고 억대 돈을 사용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잘나가던 목사가 성범죄를 저질러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를 전했다.

일부는 목회자 후보생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징 절차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정 목사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 목회자 후보생 자격을 강화해도, 신학대가 전국에 수십 개나 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권징을 맡은 치리회가 목사 편을 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정 목사는 지금은 교리·신학 개혁보다 윤리 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했다. "한국교회에는 그야말로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교회 부흥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교회 건강을 염려할 때다. 치리를 회복하고 교회 정화에 나서야 한다. 교회가 자정 능력을 잃으면 세상이 교회를 정죄하고 심판할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