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성소수자가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전 대표가 교계 연합 기구를 찾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보수 교계 연합 기구 대표들을 만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으나, 성적 지향 등의 이유로 차별 행위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2월 13일 서울 종로에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한국교회연합(한교연·정서영 대표회장)·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를 차례로 찾았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을 만난 문 전 대표는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오늘 민주당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기독교 지도자님들 말씀도 듣고, 기도도 많이 해 주십사 부탁드릴 겸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한국사회가 양극으로 치닫고 있다며 정치권이 보수와 진보를 아울러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 대표회장의 말에 동의하면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 보수 진보가 어디 있겠는가. 촛불 민심도 보수 진보 이런 게 아니라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자는 것 아닌가. 그동안 정치가 통합하는 역할을 바로 하지 못했다.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공식으로 진행된 대화에서는 개성공단과 동성애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회장은 개성공단 개방과 함께 제2·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목사님이 지금과 같이 개성공단 문제에 적극 앞장서 달라"며 지지했다.

동성애 문제는 입장이 갈렸다. 이 대표회장은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동성애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 법에 성소수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법과 같은 입장이다"고 말했다.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과의 대화에서도 동성애가 언급됐다. 정서영 대표회장은 "동성애는 기독교 교리상 용납할 수 없다. 차별금지법에 동성애가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 다만 성소수자가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교인 과세 이야기도 나왔다. 정 대표회장은 "목회자들이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선교·봉사·구제를 하고 있는데 세금을 부과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또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사찰이나, 재무 조사도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표를 수행하던 김진표 의원은 "여야 기독 의원들이 (과세 문제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계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다.

보수 연합 기구 대표들은 동성애를 문제 삼았다. 문 전 대표는 "동성애는 지지하지 않지만,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문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교회협을 찾았다. 한기총·한교연과 달리 동성애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김영주 총무는 문 전 대표에게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고, 국민을 위해 열심을 다해 일했으면 한다. 잘 쓰임받는 정치인이 되면 좋겠다"고 덕담을 전했다. 문 전 대표는 "오로지 국민만 보고 한길만 걷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교회협 방문을 마치고 나온 문 전 대표에게 "예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예수는) 가장 낮은 곳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한 분"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한기총을 가장 먼저 찾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문 전 대표가 교회협 김영주 총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