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보도에 발끈한 여성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유모차를 동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유모차'가 등장했다.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2월 4일 서울 대한문과 시청광장 일대에서 제11차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전 집회에서 보지 못한 어린아이를 태운 유모차도 나타났다.

앞서 JTBC는, 탄기국이 집회에 참석한 일반인에게 2만 원을, 목욕하고 온 이에게 5만 원을, 유모차를 끌고 온 젊은 여성에게 15만 원을 준다고 보도했다. 탄기국은 사실무근이라 반박하며 이번 집회에 유모차가 대규모로 동원될 것이라고 했다.

예고와 달리 집회 현장에는 유모차가 별로 없었다. 집회가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대여섯 대에 불과했다. 유모차에는 'JTBC 탄핵을 조작하다'가 적힌 작은 현수막이 덮여 있었다. 여성들은 함께 온 아이를 품에 안거나, 서 있게 했다. 집회에서 만난 한 여성은 "JTBC 보도에 열 받아서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우리는 돈을 받은 적도,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문과 서울시청광장 일대는 태극기로 물들었다. 주최 측은 13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집회는 이전과 동일하게 연사 발언과 행진 순서로 진행됐다. 새누리당 김진태‧조원진 의원과 박근혜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박사모) 정광용 후원회장 등이 무대에 섰다. 대선을 출마한 이인제 전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발언은 하지 않았다.

집회 참석자들은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마이크를 잡은 이들은 JTBC 보도를 조롱하는 한편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외쳤다. 김진태 의원은 "목욕하고 왔는데 어디로 가면 5만 원 주는가.(웃음) 회비 내는 영상을 가지고 돈을 받았다고 하고, 한 출판기념회에서 돈 뿌린 걸 박사모가 받았다고 한다. 전형적인 음해다. 관련해서 소송을 냈으니, 이번 기회에 아파트 평수 한번 넓혀 보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김 의원을 연호했다.

조원진 의원은 탄핵소추안을 막지 못했다며 자신은 죄인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나라가 거짓 선동 조작에 의해 미쳐 가고 있었는데, 여러분 때문에 정신 차리게 됐다. 탄핵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탄핵을 막는 게 애국이고 박 대통령을 지키는 게 국민의 도리다. 대통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도 무너진다"고 말했다.

박사모 정광용 후원회장은 박 대통령을 잡으려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부터 잡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내란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문재인은 횃불을 든 자다. 대구 서문시장 화재는 문재인이 (직접) 한 건 아니지만, 문재인 말을 듣고 (누군가가)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문재인은 간첩이다, 때려죽여야 한다"고 소리쳤다.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할 때는 울컥했다. 박 회장은 "지난 2일이 박 대통령님 생일이었다. 청와대에 가서 러브레터 100만 통을 전달하고 왔다. 대통령님이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도 함께 "대통령님 보고 싶습니다"라고 외쳤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특검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발언자로 나설 예정이었던 신소걸 목사(순복음우리교회)는 강단에 서지 않았다. 신 목사는 1월 26일 인터넷 탄기국 카페에 탄핵 반대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신 목사는 글에서 "목사들은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가. 나라가 망해 가는데 두 손 들고 기도만 할 것인가. 종북 좌파가 피라냐‧하이에나 같이 민주주의를 물어뜯는 데도 시국을 외면할 것이냐"고 했다.

탄기국은 2월 11일에도 서울 대한문에서 태극기를 들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도 등장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 참가자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 앞에서 절을 올린 뒤 사진을 어루만졌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진 왼쪽부터 자유총연맹 김경재 중앙회장, 새누리당 조원진, 윤상현 의원. 뉴스앤조이 이용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집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새누리당 이인제 전 의원도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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