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공동대표 권영해·정광택)가 서울광장을 점거하고 있다. 이들은 1월 21일 텐트와 천막을 설치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1월 31일 오후, 서울광장에는 시민 150여 명이 모였다. 중앙에 설치된 상황실 앞을 지키기 위해서다. 텐트 28동도 상황실을 둘러쌌다. 텐트 입구에는 '125호 애국시민교회', '112호 해병대예비역장교단', '117호 진실의 집', '118호 곽은화' 등 이름이 적혀 있다. 개인 또는 보수 단체가 설치한 텐트다. 이들은 텐트에 상주하며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분향소도 있다. 천안함 침몰과 연평해전으로 목숨을 잃은 장병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29일 태극기를 들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박사모 회원 조 아무개 씨를 위한 분향소도 있다.

탄기국은 서울시 승인 없이 서울광장을 점거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현선

탄기국 관계자는 매일 회원 100~200여 명이 텐트촌을 드나든다고 전했다.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젊은이'도 오지만 대부분 60~70대다. 이들은 상황실 앞에서 자유 발언을 하며, 사회 안정과 국가 안보를 위해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대가 나서서 모든 사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과격한 발언도 쏟아 냈다.

한 참가자는 추운 날씨인데도 어른들이 자녀들을 위해 나섰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젊은이들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어 촛불 집회에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같은 노인들이 살면 얼마나 살겠나. 다 후손들을 위해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오래 산 만큼 어른들 생각이 더 정확하다"고 했다.

참가자 중에는 목회자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목회하는 김 아무개 목사는, 꿈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억울함을 호소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 중 박근혜 대통령만큼 깨끗한 사람이 없는데, 야당과 언론이 그를 죄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텐트촌에 모인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지만, 언론과 국회를 향해서는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국내 모든 언론이 빨갱이에게 넘어갔고, 국회는 해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게도 경계심을 보였다. 카메라를 들고 있거나 휴대폰으로 텐트를 촬영하려 하면 "소속이 어디냐", "정탐하러 온 거 아니냐", "왜 사진을 찍느냐"고 캐물었다. 일부 기자는 현장에서 쫓겨났다.

'125호 애국시민교회'. 텐트 입구에는 개인 혹은 단체 이름이 적혀 있다. 뉴스앤조이 현선

탄기국은 서울시 승인 없이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탄기국에 자진 철거를 4차례 요청했다. 탄기국이 꼼짝하지 않자, 서울시는 31일 행정대집행을 계고했다. 2월 1일 18시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집행하겠다는 내용이다.

경찰 7~8명을 대동한 서울시 직원이 텐트촌에 있는 의자 위에 계고장을 놓고 돌아갔다. 계고장을 본 회원들은 시청으로 돌아가는 직원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었다. 일부는 계고장을 들고 시청까지 쫓아갔다. 입구에 있는 경찰에게 항의하더니 서류를 땅바닥에 던졌다.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이기도 한 정함철 상황실장(관련 기사)은 자진 철거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가 애국 텐트촌을 철거하려면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관련 시설도 모두 철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기국 회원들은 국회, 언론에 강한 불신을 보였다. 국가 안보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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