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불륜을 저지른 뒤에도 계속 목회하겠다는 목사. 그를 용서해 줄 수 있다는 교인들.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또 한 번 미국에서 벌어졌다.

O. 저메인 시몬스(O. Jermaine Simmons)는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시 제이콥채플침례교회 담임목사다.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그는 1월 17일 한 교인과 그녀의 집에서 잠자리를 갖던 중 교인의 남편에게 현장을 들켰다. 학교 수업을 마친 아이는 하교를 위해 엄마에게 전화했지만 엄마는 응답하지 않았다. 집에 혼자 갈 수 없었던 아들은 아빠에게 연락했고 함께 집에 돌아온 이들은 불륜 현장을 목격했다.

O. 저메인 시몬스 목사는 교인과 불륜 현장이 발각돼 알몸으로 도주했다. 시몬스 목사 페이스북 갈무리

남편과 아들이 집에 도착했을 때 시몬스 목사는 딸 방에서 교인과 성관계를 맺고 있었다.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 목사가 아내와 잠자리를 갖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남편은 광분했다. 그는 총을 찾았고 시몬스 목사는 알몸으로 집을 뛰쳐나가 아파트 펜스 뒤에 숨었다. 시몬스 목사와 불륜 관계에 있던 교인이 옷을 갖다 주려 했지만 이미 시몬스의 옷가지, 자동차 키 등 소지품은 전부 남편 손에 들려 있었다.

시몬스 목사가 남편의 총에 맞을까 우려한 아내는 경찰에 신고했다. 아내는 "남편이 너무 화가 난 상태였고 '그를 죽이겠다'며 총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신고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결국 경찰이 출동했고 흥분을 가라앉힌 남편이 순순히 시몬스 목사의 소지품을 내놓으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시몬스 목사와 교인의 부적절한 관계는 2016년 10월부터 시작됐다.

시몬스 목사는 2005년부터 제이콥채플침례교회에서 목회했다. 흑인이 대부분인 회중 교회다. 80년 역사를 지닌 교회에 시몬스 목사는 9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그는 목사가 되기 전 공립학교 교사이기도 했다. 시몬스 목사와 교회는 이 사건 뒤 각종 언론 보도에 대응하지 않다가 1월 22일 주일예배에서 입장을 밝혔다.

시몬스 목사는 "여러분에게 상처 줬다는 사실이 나를 아프게 한다. 외부인들은 우리를 이해할 수 없다. 나는 플로리주의 목사도 아니고, 탤러해시시의 목사도 아니다. 나는 제이콥채플침례교회의 목사다. 여러분이 나를 옹호해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시몬스 목사는 이 자리에서 교회를 사임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나는 하나님께 구하는 것을 이미 받았다. 그것은 용서다. 교인 여러분에게 기도와 용서를 구한다. (중략) 하나님은 우리에게 앞으로 전진하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시몬스 목사가 말하는 내내 큰 소리로 "아멘"을 외치거나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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