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월호 참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미수습자 9명과 세월호는 아직도 맹골수도 아래 잠들어 있다. 진상 규명과 선체 인양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1,000일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한 싸움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세월호 가족들이 포기하지 않고 중심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가족에게는 국민의 성원이 큰 힘이 된다. 많지는 않지만 기독교계도 알게 모르게 세월호 가족들을 응원하고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매주 함께 예배를 하거나, 후원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세월호 가족과 함께할 계획이다.

새해에도 시민들은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거리에 나와 진상 규명과 선체 인양을 외쳤다. 1월 7일 촛불 집회 당시 모습. 뉴스앤조이 현선

벌써 2년
세월호 가족과 함께 기도
목요·주일 안산 분향소
금요일 광화문광장

매주 목요일 오후 6시에는 기도회가, 주일 오후 5시에는 예배가 안산 합동 분향소 기독교예배실에서 열린다. 2015년 1월부터 지금까지 고기교회·그안에교회·화정교회, 장신대 하나님의선교, 고난함께, EYCK(한국기독청년협의회) 등 50여 교회와 20여 기독교 단체가 꾸준히 이곳을 찾았다. 교회·단체들이 돌아가며 기도회와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줄곧 다니던 교회에서 예배하기를 어려워했다. 참사 초기 목회자·교인들이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바라보고 유가족들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유가족들은 기독교예배실에서 목요 기도회와 주일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을 찾는다. 목요 기도회를 주관하는 김영명 목사는 매주 함께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유가족들이 큰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주일예배는 박인환 목사(화정교회)가, 목요 기도회는 김영명 목사가 교회·단체의 신청을 받고 일정을 조율한다. 벌써 올해 상반기 예배를 인도할 교회는 3~4회를 빼고는 다 정해졌다. 이들은 계속해서 함께할 교회를 모집하고 있다. ※문의: 주일예배 - 예은 엄마 박은희 전도사, 목요 기도회 - 김영명 목사(010-8522-2506)

광화문광장에서도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그리스도인들이 기도회를 한다. 광화문 금요 기도회도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문의: 이학산 목사(010-2587-8323), 박병권 목사( 010-5322-9264)

지난해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2주기 예배 모습. 뉴스앤조이 구권효
지난해 성탄절에도 합동 분향소 앞에서 예배가 열렸다. 겨울비가 세차게 내렸지만 기독교인 수백 명이 함께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감리회, 416희망목공방 지원
예장통합, 미수습자 가족 지원
'천막카페' 등 여러 모양 도와
"수많은 교회에 큰 빚졌다"

2015년 10월부터 안산 합동 분향소 '416희망목공방' 운영비를 지원해 온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는 올해도 1년 동안 매달 3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감리회는 2015년 세월호 유가족들이 목공방을 만들 때, 컨테이너·공구·자재 마련에 도움을 줬다. 유가족과 함께해 온 박인환 목사가 감리회 소속이라 다리를 놔 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성희 총회장)은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모금을 진행해 9억 5,000만 원을 모았다. 지금까지 안산 합동 분향소에 있는 유가족과 팽목항에 있는 미수습자 가족을 조금씩 지원해 왔다. 사회봉사부 조상식 실장은 "차후 모금액을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 중이다. 진상 규명이 끝난 뒤 세월호 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도울 계획이다. 이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자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장통합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올해 1년 동안 월 100만 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미수습자 가족은 팽목항에서 상주하며 아직 돌아오지 않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팽목항에 있다가 간담회 등 요청이 오면 어디든 달려가 세월호에 아직 사람이 있다고, 인양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예장통합 지원금은 미수습자 가족 생활비, 교통비에 쓰일 예정이다.

416희망목공소에서 세월호 가족들이 기획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구권효
팽목항에 있는 미수습자 가족에게 찾아가는 교회도 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개교회 단위로 세월호 유가족을 돕는 곳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선규 총회장) 소속 한 대형 교회는 올해 안산 합동 분향소 식당 운영비로 연 1,8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조금씩 416가족협의회 사무처로 지원금을 전하는 교회도 있고, 주일예배나 목요 기도회에 참석해 헌금을 전하는 교회도 있다.

예은 엄마 박은희 전도사는 교회가 성금뿐 아니라 여러 모양으로 유가족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에는 '천막카페'가 있다. 팽목항에 있는 컨테이너, 유가족들이 입는 세월호 조끼도 서울에 있는 한 교회가 구해 주었다. 겨울이 되면 춥다고 직접 짠 목도리를 선물한 교회도 있다. 절기마다 잊지 않고 안산 합동 분향소를 찾아와 예배하는 사람들이 있다.

박은희 전도사는 "수많은 교회에 큰 빚을 졌다. 가끔 가족들이 언제 이 빚을 다 갚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모양, 모습이든 세월호 가족에게는 큰 힘이 된다. 가족들도 지칠 때가 있다. 비난 여론에 두들겨 맞으면 다들 힘들어한다. 그럴 때 한 교회라도 왔다 가면 다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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