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1월 19일 새벽 기각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와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강은숙 총무)가 기각 결정을 내린 사법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교회협은 1월 19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대한민국 사법부가 또다시 재벌 앞에 고개를 숙였다. 국민은 언 손을 녹이며 광장에 나와 공의로운 사회 실현을 간절히 염원했지만, 사법부는 본분을 망각한 채 재벌 눈치를 보았다"고 했다.

이들은 사법부가 힘없는 노동자에게는 심판의 칼날을 들이댔지만, 재벌 앞에서는 권위와 기능을 스스로 내던졌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 수사 내용으로 볼 때, 구속 사유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조의연 부장판사(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부)를 비판했다. 재벌 총수가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돈을 낸 것이 죄가 아니냐고 물었다.

교회협은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아모스 5:26)는 말씀을 이루기 위해 촛불 시민과 함께 재벌의 죄를 숨겨 주는 결정을 내린 사법부를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목정평 역시 이번 사법부 판단은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반역으로, 재벌을 숭배하는 사법부의 비열한 행태라고 했다. 목정평은 △특검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즉각 재청구하라 △사법부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반드시 발부하라 △사법부는 민주주의를 역행하고 재벌의 시녀를 자처하는 조의연 부장판사를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교회협과 목정평의 성명 전문.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의 입장

대한민국 사법부가 또다시 재벌 앞에 고개를 숙였다. 국민은 언 손을 녹이며 광장에 나와 촛불을 밝혀 들고 법과 상식이 통하는 공의로운 사회를 간절히 염원했다. 하지만, 정작 누구보다 이 일에 앞장서야 할 사법부는 본분을 망각한 채 재벌의 눈치를 보며 민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 했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9일 오전 4시 53분,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박영수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그 사유를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과연 그러한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의 불법적 요구에 응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에 대한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재벌 총수는 자신의 불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미르· K스포츠 재단에 돈을 냄으로써 전대미문의 국정 농단 사태에 일조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사법부는 힘없는 노동자들에게는 가차없이 심판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정작 재벌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짐으로써 그 권위와 기능을 스스로 내던져 버렸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어렵게 만들었으며, 오히려 삼성이라고 하는 거대한 조직을 총동원해 증거 인멸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지은 것이다.

우리는 참된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촛불을 든 국민을 배신하고 재벌의 편에 선 사법부의 이번 결정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아모스 5:26)하신 말씀을 이루기 위해 촛불 시민들과 함께 명백한 불의에 눈 감고 재벌의 죄를 숨겨주는 결정을 내린 사법부를 심판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온 힘을 다할 것이다.

2017년 1월 1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 의 평 화 위 원 회 위원장 남 재 영

삼성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에 대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입장

"두 손으로 악을 부지런히 행하는도다. 그 지도자와 재판관은 뇌물을 구하며 권세자는 자기 마음의 욕심을 말하며 그들이 서로 결합하니."(미가 7:3)

이 땅의 정의 구현을 위해 기도해 온 우리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 기각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재벌을 숭배하는 사법부의 비열한 행태를 목도했기 때문이다.

이는 천만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반역이다. 이미 명명백백히 드러난 증거가 분명함에도 재벌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법원의 행태는 참으로 개탄스럽다. 

우리는 19일 새벽 5시에 기각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은 즉각 재청구되어 반드시 구속되어야함을 천명하며, 국민의 명령을 받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1. 특검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즉각 재청구하라.

2. 사법부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반드시 발부하라.

3 사법부는 민주주의를 역행하고 재벌의 시녀를 자처하는 조의연 부장판사를 해임하라.

우리는 사법부의 오늘 행태를 잊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그날까지 지켜볼 것이며 하나님의 정의가 이 땅에 함께하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예언자의 사명을 다할 것이다.

2017년 1월 19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 박규용

공동의장 박철 안하원 이광익 이상호

총무 강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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