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의 미스터리> / 유지훈 지음 / 투마니스 펴냄 / 230쪽 / 1만 2,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창세기에 등장하는 미스터리들을 살펴보는 책이 나왔다. <창세기의 미스터리>(투나미스) 저자 유지훈 씨는 19~20세기 랍비 문헌, 미드라쉬, 탈무드 등을 참고해 '하나님의 이름은 무엇인가', '하나님은 왜 시험하시는가' 같은 물음들을 따진다.

총 10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얼핏 지엽적이라 생각할 수 있는 '깨알 미스터리'도 부록처럼 다룬다. 이를테면 노아의방주에 출입하는 순서에 대한 것이다. 창세기 6장 18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노아(남)-아들들(남)-아내(여)-며느리들(여)' 순서대로 방주에 들어가라고 명하신다. 그런데 8장 16절을 보면, '노아(남)-아내(여)-아들들(남)-며느리들(여)' 순서대로 방주에서 나오라고 명하신다.

저자는 탈무드의 해석을 빌려 순서가 달라진 이유를 설명한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갈 때는 하나님께서 남녀 사이의 동침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노아(남)-아들들(남)-아내(여)-며느리들(여)' 순서대로 들여보냈다는 것이다. 동물의 순서도 같은 원리를 적용했다고 추측하는데, 동침이나 교미로 생물들이 '번성'하게 될 경우를 대비했다는 지적이다. 그럴 경우 방주가 번성하는 생물들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저자는 "방주 안은 생육하고 번성하는 곳이 아니라 생명을 보전하는 장소였던 것"(98쪽)이라는 해석도 덧붙인다.

'하나님의 이름은 무엇인가' 부분처럼 한 장을 할애해 다루는 미스터리는 좀 더 다채로운 참고 자료를 빌려 온다. 저자는 성경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호칭 3가지, 엘로힘(하나님), 하쉐임(여호와), 하쉐임 엘로힘(여호와 하나님)을 다룬다. 하쉐임이 왜 한국어로는 '여호와'라고 번역됐는지 소개하고, '엘로힘'과 '하쉐임'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유대 문헌 및 성경 주석가들의 견해를 요약해 제시한다. 라쉬, 람밤, 쿠자리, 스포르노, 투르 오라흐 하임, 슐한 아루흐, 말빔 등이 저자가 인용하는 문헌과 학자들이다.

이외 △바벨탑 사건이 인간의 언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는지 △라헬이 왜 드라빔을 훔쳤는지 △이삭이 에서에게 내린 '저주'를 킹제임스성경에서 '축복'이라 번역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지엽적일 수 있겠지만, 성경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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