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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슬람 난민을 환대하지 않는다

헬프시리아 압둘 와합 사무국장이 전한 시리아 정세와 난민 상황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01.14  00: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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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에서 IS를 소개할 때 '수니파 무장 단체 IS'라고 설명한다. 제발 IS 앞에 이런 수식어 좀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들은 그냥 테러리스트다. 그들이 이슬람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고 주장해도, 이슬람교인 대다수가 그 말에 동의하지 않으면 아닌 것이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시리아인 압둘 와합 헬프시리아 사무국장이 한국 언론에 부탁했다. 그는 한국인이 이슬람을 크게 오해하는 데 기여하는 언론 보도 행태를 문제 삼았다. 현지 정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영자 신문에 실린 뉴스를 기반으로 이슬람에 대한 편향 보도를 하고 있다고 봤다.

한국에 있는 난민들의 인권 향상을 돕는 공익법센터 어필은 난민을 주제로 공개강좌 '살롱드어필'을 열었다. 압둘 와합 사무국장은 난민을 가장 많이 양산하는 나라 시리아 출신이다. 그는 시리아가 이 지경에 처하기까지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국제사회는 뒷짐만 지고 시리아 문제를 방관했고, 앞장서서 시리아 국민을 보호해야 할 UN은 언제나 가장 늦게 도착했다. 그러는 사이 무차별 폭격으로 살 곳을 잃은 시리아인은 난민이 돼 뿔뿔이 흩어졌다.

헬프시리아 압둘 와합 사무국장이 현재 시리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난민 캠프 떠나온 이에게
'왜?'라고 묻지 말라

와합 국장은 시리아 국경 지대에 있는 난민 캠프를 돌던 일화를 설명했다. 이미 음식이 끊긴 지 한 달도 더 된 난민 캠프에 가 음식을 배급하려 했지만 캠프에 있는 난민들은 음식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사로, 엔지니어로 열심히 살던 시민이었다. 폭격으로 하루아침에 고향을 떠나 난민 캠프까지 흘러들어 왔는데 그만큼 자존심도 상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와합 국장이 전하는 난민 캠프 모습은 처참했다. '중동' 하면 뜨거운 태양이 비추는 사막에 낙타 한 마리 지나갈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시리아는 사계절이 존재하는 곳이다. 겨울에는 눈이 텐트를 뒤덮는데 난방 기구는커녕 제대로 된 옷가지조차 없다. 폭격으로 팔다리를 잃은 아이들은 희망의 끈을 놓았고, 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있다.

한국은 난민을, 특히 이슬람권 난민을 환대하는 나라가 아니다. 와합 국장은 동생과 함께 비자를 받기 위해 주터키한국대사관에 갔던 일화를 들려줬다. 대사관 직원은 불친절했다. 처음에는 한국어로 말하는 와합에게 영어로 대답하고, 나중에는 반말로 대답했다. 어학 비자를 받으러 간 것인데, 시리아인은 주레바논한국대사관으로 가라는 말만 반복했다. 옆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본 동생은 와합 국장에게 따져 물었다.

"동생은 한국말을 못한다. 하지만 옆에서 자기가 보기에도 한국 대사관 직원이 너무 예의를 안 지키니까 나한테 한마디 하더라. '형은 한국에서 그렇게 오래 생활했는데 왜 그런 대접을 받아? 나랑 같이 유럽으로 가자. 보니까 한국은 희망이 없다.' 동생은 유럽 가서 잘 살고 있다."

와합 국장은 난민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부정적 시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처참한 시리아의 현실을 알아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난민 캠프를 떠나온 사람에게 "거기서도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여기로 왔느냐"고 묻지 말아 달라고 했다. 사람이라면 난민 캠프에서 영원히 살 수 없기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것이다.

와합 사무국장은 "한국은 무슬림 필요 없다. 돌아가라"는 전화를 받은 일화를 소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한국은 무슬림 필요 없다"

압둘 와합 사무국장은 2010년부터 한국에 살면서 시리아 정세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모두에게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 중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크게 상처받지 않았지만 와합 국장을 화나게 한 경우는 따로 있었다.

"한번은 대학교수에게 전화가 왔다. 서울에 있는 학교였는데. 어느 학과에서 가르치는지 자신의 이름까지 다 소개했다. 그러고선 하는 말이 '이슬람교인이 왜 한국 와서 대외적으로 활동하고 다니는가. 우리는 이슬람 싫어하고, 한국은 무슬림이 필요 없다. 왜 한국에 왔는가'라고 말했다. 그 발언은 그 교수 수준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정말 화가 났다."

한국에 살고 있는 무슬림 약 17만 명 시대. 와합 국장도 모든 아랍 사람이 천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무슬림 중에도 분명 나쁜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에게 종교라는 프레임부터 씌우지 말고 그 사람을 있는 모습 그대로 보자고 제안했다. 와합 국장은 자신도 이슬람 대표자가 될 수 없다며 "올바른 지식을 받아들이고 배우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알레포 공습으로 시리아 상황은 더 악화했다.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는 폐허가 됐다. 와합 국장은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피켓을 들었다. "시리아 난민에 관심 없으니 집에 가라"고 말하는 행인도 있었지만, 장갑이나 커피를 사다 주는 한국인도 있었다.

와합 사무국장은 "한국인이 나쁜 짓을 했다고 한국을 탓하거나, 기독교인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기독교인이라서 저런 짓을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무슬림 한 명이 나쁜 짓을 했다고 이슬람 전체를 매도하지는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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