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백종국·윤경아)가 2016년 가장 많이 의뢰받은 교회 상담은 목회자의 재정 전횡이었다. 교회 분쟁 상담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고, 특히 성 문제 상담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청년·집사층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상담을 의뢰하는 수가 늘었다. 개혁연대는 이런 내용을 담아 1월 9일 '2016년 교회 문제 상담소 상담 통계 및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교인들이 개혁연대에 상담을 요청한 횟수는 이메일, 전화, 대면 합산 162건으로 2010년 이래 최대치다. 개혁연대가 이를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총 256건의 문제가 있었다. 개혁연대는 대부분 복합적인 주제로 상담을 요청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 교회에 여러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유형별 분류로 보면, 교회 분쟁 원인은 대부분 담임목사에게 있다. 대면 상담에서는 △재정 전횡 △독단적 운영 △목회자 성폭력, 성적 비행 △목회 부실 및 표적 설교, 이단 매도 △헌금 강요 및 금품 요구 순이었다. 전화 상담은 △재정 전횡 △목회 부실 및 표적 설교, 이단 매도 △ 독단적 운영 △교회 세습 △목회자 성폭력과 성적 비행 순이다. 그러나 피제보자(교회 등)가 면담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아, 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조치는 상대적으로 원활하지 못했다.

2016년 성 문제 상담은 총 22건이었다. 2015년에는 대면 상담 요청이 2건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8건으로 증가했다. 개혁연대는 피해 교인들이 전병욱·이동현 사건 등 교회 내 성폭력이 공론화하면서 용기를 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개혁연대는 이들에게 심리 상담과 법률 자문 등의 후속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내담자들 연령과 직분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012년 33.3%에 달했던 장로의 비중은 2016년 9.8%로 떨어졌다. 34.6%이던 집사 비중은 2016년 58.8%로 급증했다. 3.8%에 불과하던 청년도 2016년 17.6%로 올랐다. 목회자나 목회자 가족의 상담은 전체의 9%를 차지했다.

교단별로는 예장통합(30건), 예장합동(27건), 기장(13건), 감리회(9건) 순이었으며, 규모별로는 1,000명 이상 규모 교회가 22건, 100~1,000명 규모 교회가 39건, 100명 미만 교회가 32건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63%를 차지했으며, 상대적으로 상담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에서는 의뢰 사례가 적었다.

13년째 같은 결론
"목회자 권한 집중이 문제"

통상 교회 분쟁은 긍정적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교회 본당을 놓고 장기간 대치하다가 법원을 통해 부동산을 분할, 분립하는 수순을 밟는다. 13년 동안 교회 분쟁을 지속한 광성교회는 최근 교회 이탈 측 교인들에게 100억여 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조정 권고안에 합의했다.개혁연대는 상담 사례를 정리하면서 2015년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의사 결정 권한은 여전히 소수의 목회자에게 집중돼 있고, 불투명한 교회 운영과 남성 중심적, 강압적 위계 질서에서 비롯된 분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 13년간의 결론과 같다. 그러나 문제를 알아도 이를 개선할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올해에도 앞날은 밝지 않다.

개인이 교회에 문제를 제기할 경우, 사이비·이단·사탄의 계략 등으로 몰리거나 절차를 무시한 징계를 받는 사례도 많다. 이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 교인이 교회를 떠나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게 일반적이다.

개혁연대는 목회자들의 '윤리 의식 각성'과 '의사 결정 과정 투명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교인 수 증가를 우선적 가치로 삼을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윤리 의식부터 함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회 내 독단적 의사 결정을 제한하기 위해, 공동의회와 제직회에서 투명한 논의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적 정관을 도입하고 제정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교회 분쟁은 예방할 수 있고, 목사 임기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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