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라이즈업무브먼트(라이즈업·이종한 대표)가 매년 여름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최한 '라이즈업 코리아'. 자타 공인 한국교회 최대 청소년 찬양 집회였다. 라이즈업을 설립하고 대표로 단체를 이끌던 이동현 씨는 '골방 영성도 중요하지만 광장에 모여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논리로 청소년들을 야외 집회로 초대했다.

매해 라이즈업 코리아에는 청소년 수만 명이 참석했다. 서울·경기 지역뿐 아니라 라이즈업이 지부를 두고 있는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이 몰려들었다. 이 정도로 큰 규모 집회면 예산도 '억' 소리 나기 마련이다. 매년 차이는 있지만 하루짜리 대회 예산은 약 2억 5,000만 원에서 2억 8,000만 원 사이를 오갔다.

가장 큰 후원자는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와 오륜교회(김은호 목사)였다. 대회마다 사랑의교회는 1억 원, 오륜교회는 5,000만 원씩 후원했다. 개인 후원자도 많았다. 1만 원부터 5,000만 원까지 오직 청소년 선교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 후원자들만 약 120여 명이었다.

해마다 후원을 받아 집회를 열었지만 집회가 끝난 뒤 결산안을 보고하는 자리는 없었다. 제대로 된 이사회도 없었고 돈을 어떻게 썼다고 후원자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이번 기사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대회 예산을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소개한다.

유명 가수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대형 무대. '라이즈업 코리아'의 트레이드 마크다. 라이즈업무브먼트 동영상 갈무리
연예인 출연료 수천만 원

라이즈업 코리아가 내세운 것 중 하나는 대회에 기독교인 연예인이 출연한다는 점이었다. 대형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무대에 유명 연예인이 나와 CCM을 부르고 간증하는 일은, 다른 청소년 선교 단체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매해 연예인 출연료는 대회 예산의 약 10%였다. 2011년 대회 예산은 2억 8600만 원, 출연자 개런티로 3,300만 원을 지출했다. 2012년에는 2,640만 원을 출연료로 썼고 2013년에는 2,200만 원, 2014년에는 3,120만 원을 썼다. 2015년에는 게스트 출연료로 1,800만 원을 지출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라이즈업 코리아' 무대 위에 선 연예인은 김연우·옥주현·손승연·김태우·울랄라세션·노을 등이다.

대형 콘서트를 지향하는 집회답게 무대와 음향에 쓰는 돈도 화끈했다. 매해 음향 장비 구입에 1,000만 원 혹은 2,000만 원을 지출했다. 자세한 내역을 보면 '음향 장비'라고만 기재돼 있고 어떤 장비에 얼마를 썼는지는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 예산과 결산은 늘 똑 떨어졌다. 세부 내용은 모르지만 예산을 2,000만 원 세우면 적게 쓰는 것 없이 전부 지출하는 구조였다.

무대 설치에도 큰돈이 들었다. 매해 최소 5,000만 원을 지출했다.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무대 비용을 특정인 명의 통장으로 입금한 것이다. 늘 1,000만 원 단위로 수차례 나누어 송금했다. 라이즈업이 감사 자료로 제출한 서류 중 무대 설치 비용을 지불하고 받은 세금계산서는 없다. 매해 세금계산서 발행 없이 현금이 나갔다.

라이즈업에서 활동비 받고, 대회 예산으로 또 받고

결산 내역 중 '진행비' 항목을 보면 '활동비'라는 칸이 있다. 2011년에는 약 330만 원, 2012년에는 약 200만 원, 2013년에는 약 240만 원 등이었다. 예산 집행 통장을 보면 누가 쓴 활동비인지 알 수 있다. 모두 '이동현' 이름으로 흔적이 남아 있다.

라이즈업 전 대표 이동현 씨는 매달 라이즈업에서 급여 외에 연구 활동비·사택비·교육비·통신비·주유비 일체를 지급받았다. 게다가 당시 이동현 씨와 함께 사역한 사람들 증언을 종합해 보면, 이동현 씨는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회사 카드가 있었고 본부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해 사용해 왔다. 실제 라이즈업 통장을 훑어보면 쓰임새를 알 수 없는 출금이 셀 수 없이 많다. 라이즈업은 이 부분에 대해 적절한 소명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미 활동하며 쓰는 돈 일체를 라이즈업 본부에서 지급하는데, 대회 예산에서도 활동비 명목으로 따로 돈을 받은 것이다.

'라이즈업 코리아'는 교계 언론과 방송사에 홍보비를 지불했다. 라이즈업무브먼트 동영상 갈무리

라이즈업은 여러 교계 신문에 홍보비 명목으로 돈을 지불했다. 보통 30만 원. 돈을 받은 언론사에는 어김없이 라이즈업 대회 소식이 실렸다.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가 열릴 때 가장 많은 기사를 쓴 곳은 <크리스천투데이>. 킥오프부터 준비 과정, 대회 당일 집회 스케치까지 충실하게 실었다. 다른 곳보다 더 많은 기사를 쓴 <크리스천투데이>는 매해 홍보비 명목으로 100만 원을 받았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뿐 아니라 라이즈업이 진행하는 컨퍼런스, DY 홍보 기사도 여러 차례 썼다. 2014년 11월 라이즈업은 '캠페인 광고비'라는 항목으로 <크리스천투데이>에 1,000만 원을 송금한다. 같은 해 12월 <크리스천투데이>에는 라이즈업이 막 시작한 RTS 홍보 기사가 4개 연달아 실렸다.

불투명한 재정 운영 의혹, 일정 부분 사실로

2016년 8월 3일, 라이즈업 이동현 씨 관련 기사가 보도된 후 <뉴스앤조이>에는 라이즈업 재정 문제와 관련한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 전화한 이들은 한때 라이즈업 본부에 몸담았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예산 집행이 주먹구구식이며 투명하지 못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이동현 씨가 어떻게 라이즈업 재정을 주물렀는지 더 자세히 보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즈업은 12월 6일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회계감사를 맡은 삼덕회계법인은 '감사 의견 거절'이라고 결론지었다. '감사 의견 거절'은 라이즈업에서 제시한 자료가 부실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감사가 불가능하고, 이미 단체가 지출한 돈도 소명자료가 없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이즈업은 2011년부터 개인·단체·교회에서 후원을 받아 적게는 11억 원, 많게는 23억 원을 예산으로 책정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라이즈업이 얼마나 불투명하고 비상식적으로 운영돼 왔는지 보여 준다. 그 중심에서 이동현 씨는 마음대로 급여를 책정하고 상여금, 경비 등도 마음껏 본부 재정에서 지출하며 억대 연봉을 받았다. 그에 비해 간사들은 매달 최소 50만 원, 최고 150만 원을 받으며 헌신했다.

라이즈업 재정 감사는 끝났지만 아직 모든 것이 명확하게 결론 난 상태는 아니다. 이동현 씨 성범죄 사건 보도 이후 라이즈업 후원자는 급격히 줄었다. 현재 라이즈업은 본부 운영이 어려워 재산 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 이동현 씨 뒤를 이어 대표를 맡은 이종한 목사는 우선 이동현 씨와 이동호 선교사에게 환수해야 할 부분에 대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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