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올해 하반기 한국교회를 휩쓸고 지나간 이동현 태풍.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청소년 선교 단체 라이즈업무브먼트(라이즈업·이종한 대표)를 이끌던 이동현 씨는 과거 성범죄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 단체에서 물러났다.

이동현 씨가 대표에서 물러난 뒤 라이즈업은 삼덕회계법인에서 회계 감사를 받았다. 2011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재정 운용에 대한 감사였다. 결과는 '감사 의견 거절'. '감사 의견 거절'은 회계 법인이 해당 기업 혹은 단체의 재무제표를 검증하기 어렵거나 존립이 힘들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결정이다. 만약 상장 기업이 '감사 의견 거절' 판결을 받으면 상장이 폐지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그만큼 재정 운영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감사 의견 거절'과 더불어 몇 가지 지적 사항도 있었다. 그중 '사역자 간 급여 불평등 해소'라는 항목이 있다. 대표와 나머지 사역자 사이에 임금 불평등이 심하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단체를 계속 운영하려면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권고도 있었다.

대표-간사 급여, 하늘과 땅 차이

라이즈업 회계 자료를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 하나가 이동현 씨에게 몰려 있는 급여다. 라이즈업은 관리하던 통장 17개 기록을 회계 법인에 제출했다. 사용처도 다 다르고, 이 통장에서 저 통장으로 이동한 횟수도 잦으며, 금액도 뒤죽박죽이다. 회계 법인은 방대한 자료 속에서 이동현 목사에게 지급된 급여를 찾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라이즈업무브먼트 회계감사 자료를 보면, 대표와 간사들 사이에 심각한 임금 불균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2011년부터 살펴보자. 2011년 라이즈업 1년 예산은 약 12억 6,000만 원이었다. 이동현 씨는 매월 520만 원에서 550만 원을 꾸준히 받아 갔다. 기본급 200만 원, 가족 수당 30만 원, 연구 활동비 명목으로 90만 원을 받았다. 사택 지원금도 200만 원이나 됐다. 2011년 12월에는 교육비가 추가돼 약 703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 금액은 2016년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라이즈업의 2014년 예산은 23억 1,000만 원. 2014년에는 급여, 연구 활동비, 사택 지원금 외에도 선교비·교육비 명목으로 매달 200만 원 가량이 더 지급됐다. 이동현 씨는 명절 상여금을 1회 140만 원씩 받았다.

간사들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 이동현 씨 동생 이동호 선교사도 처음에는 본부에서 매달 50만 원을 받았다. 부족한 돈은 사랑의교회에서 매월 200만 원씩 후원 헌금으로 받아 이동호 선교사 인건비로 사용했다. 본부 행정간사도 많이 받아야 150만 원. 대부분 50~100만 원 사이였다. 간사들의 명절 상여금은 10만 원, 그것도 몇몇 사람만 받을 수 있었다.

회계 법인이 추린 급여 내용은 이 정도지만, 통장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동현 씨에게 급여 외에 얼마가 더 들어갔는지 자세히 알 수 있다. 자료가 워낙 많아 2014년 한 해를 선정해 통장 내역을 꼼꼼히 살폈다. 이동현 씨 이름으로 출금이 된 경우가 워낙 많은데, 모든 금액을 다 이동현 씨 개인이 썼다고 할 수는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동현 씨는 다른 사역자의 최대 7배가 되는 급여를 받으면서도 통신비·주유비, 차량 할부금, 자동차세, 범칙금까지 지원받았다. 매달 이동현 씨의 통신비 약 20만 원, 주유비 약 30만 원, 차량 할부금 약 65만 원가량이 라이즈업 통장에서 빠져나갔다.

사택 구입도 대표 맘대로
라이즈업 행사 강사료 2,000만 원

이동현 씨는 2013년 경기도 용인시에 사택을 구입했다. 전원주택 단지 내에 위치한 2층 주택이다. 그는 이 주택을 구입하면서 라이즈업에서 대부분 돈을 끌어다 썼다. 계약금 1억 원은 물론 이사 비용 480만 원도 지급했다. 이후 2016년까지 주택 구입 자금, 취득 후 상환 원리금 대여, 즉 이자와 원리금을 단체에서 냈다. 총 비용은 약 2억 2,600만 원이다.

대표 사택을 단체가 마련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었다. 라이즈업은 사단법인이며 이사장도 있었지만 제대로 된 이사회가 구성된 적이 없다. 이사회 없이 리더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동현 씨가 이를 반박하는 근거 자료를 제시했지만 회계 법인은 회사의 공식적인 문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회계 법인은 규정 없이 지급된 금액은 단체가 환수해야 한다고 했다.

규정 없이 지급된 돈은 또 있다. 라이즈업은 해마다 라이즈업 코리아 외에 '컨퍼런스', 'DY'라는 수련회를 개최한다. 기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항상 이동현 씨가 저녁 집회 강사로 나섰다. 이 씨는 라이즈업에서 주최한 수련회의 강사로 서면서 강사료를 따로 챙겼다. 2011년 1,550만 원. 2012년 1,107만 5,000원. 2013년 1,744만 원. 2014년 2,000만 원. 2015년 2,000만 원. 2016년 상반기 1,000만 원. 총 9,401만 5,000원이다.

수련회를 진행하면 본부 간사, 지부 간사, 지부 멘토,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 수많은 사람이 투입된다. 따로 강사비를 받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동현 씨와 함께 소수만 강사료를 받을 뿐이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페이 없이 시간을 할애하고 발로 뛰며 수련회에 올인한다. 그만큼 수련회가 라이즈업의 주요 행사였기 때문이다.

이동현 씨는 라이즈업무브먼트가 대안 교육을 내세우며 세운 RTS(라이즈업 트레이닝 시스템) 교장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여기서도 꼬박꼬박 교장 급여와 활동비를 챙겼다. 2014년 3월 개교 이래 교장 급여 월 100만 원, 활동비 350만 원을 가져갔다.

RTS 전 학부모들은 이동현 씨가 교장으로서 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매주 1회 충청남도 태안에 있는 학교에 내려가 함께 예배하고 말씀 전하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반면 아이들과 24시간 생활하는 선생님이 받는 급여는 월 50만 원에 불과했다.

이동현 씨는 이외에도, 이번 회계감사에 포함되지 않은 학원 RTC 대표를 하면서 급여를 가져갔다.

이동현 씨는 라이즈업이 주최한 행사에서 설교하고 1년에 강사료를 최대 2,000만 원 챙겼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회계 법인은 관련 규정 없이 지급된 부분은 단체에서 환수하기를 권고했다. 현재 라이즈업 대표를 맡고 있는 이종한 목사(제주아름다운교회)는 회계 법인의 권고대로 환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현 씨 사택을 비롯해 증빙 자료 없이 지출된 내용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환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라이즈업은 1999년 비틴즈라는 청소년 선교 단체로 시작해 성장을 거듭했다. 최근 10여 년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하는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가 한국교회 큰 주목을 받았다.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는 사랑의교회, 오륜교회 등 초대형 교회에서 후원금을 받아 진행했다.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는 억대 예산을 집행하는 자리였지만, 대회가 끝난 뒤 사용 내역을 공개한 적은 없다. 이사회도 없고 후원자들에게 재정 사용 내역을 공개한 적 없는 라이즈업. 다음 기사에서는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를 어떻게 운영해 왔는지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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