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개신교가 불교를 제치고 종교 인구 1위에 등극했다. 통계청이 12월 19일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에 따르면, 개신교 인구는 전체의 19.7%(967만 6,000명)로 1위를 차지했다. 불교는 15.5%(761만 9,000명), 천주교는 7.9%(389만 명)로 나왔다.

2005년에서 2015년까지 총인구가 270만 명 증가하는 동안, 개신교 인구는 123만 명 증가했다. 불교는 297만 명(-7.3%), 가톨릭는 112만 5,000명(-2.9%) 감소했다.

지역적으로 개신교는 수도권·충청·호남에서, 불교는 영남에서 강세였다. 개신교 비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전북이 26.9%로 1위를 차지했고, 서울 24.2%, 전남 23.2%, 인천 23.1%, 경기 23% 순이었다. 불교는 울산 29.8%, 경남 29.4%, 경북 25.3%, 대구 23.8%, 제주 23.4% 등을 기록했다. 부산·경남 지역 개신교 인구는 10%대 초반에 그쳤다.

종교 인구는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무종교 인구가 더 많은 사회로 진입했다. 무종교 인구는 2005년 47.1%에서 2015년 56.1%로 증가한 반면, 종교 인구는 같은 기간 52.9%에서 43.9%로 하락했다. 무종교인은 20대가 64.9%로 제일 높았고 10대가 62.0%로 뒤를 이었다. 이전 조사 대비 종교 비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은 13.3%가 빠진 40대였다.

이밖에 사회 활동 참여 인구조사에서는, 종교 단체 활동 인구 비율이 이전 조사 대비 3% 이상 감소했다. 인구 대부분이 주로 문화 단체나 친목 단체에서 활동한다고 응답했으며, 종교 단체 활동 비율은 20대 4.5%, 40대 7.7%, 60대 10.4% 등 노년으로 갈수록 높았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교세 통계를 보면, 지난 몇 년간 교인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교세 감소 원인은 개신교의 배타적 성향, 목회자 윤리 추락 등이었다. 대사회적 신뢰도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개신교 인구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기독교 이단 증가'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반갑지 않은 분석이긴 하지만 이단 교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단 전문가들 주장에 따르면 신천지를 포함한 이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단으로 분류된 교회 교세를) 100~200만 명으로 보고 있다. 통계 조사할 때, 정통 교회 소속인지 이단 소속인지 묻지 않는다. 교회 다닌다고 하면 개신교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 즉 교회 이탈 교인 또한 종교 정체성은 '개신교'인 만큼, 개신교 인구가 감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봤다. 교세 통계가 줄었음에도 개신교인이 증가한 건, 인구 순증가와 더불어 교회 밖 개신교인이 부쩍 증가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개신교인들의 정체성이 타 종교보다 확실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조 교수는 "이번에 통계 결과가 실제와 많이 다를 것으로 걱정했다. 옛날에는 집에 있는 엄마들이 대표로 대답했는데, 지금은 청년들이 대답한다. 특히 불교 같은 경우, 자녀들이 보기에 불교 신자인지 아닌지 모르는 경우 많다"고 말했다. 불교는 개신교처럼 교적부를 가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했다.

조성돈 교수는 "이번 결과에서 40대, 20대, 10대 순으로 종교 인구가 확연하게 줄었다. 먹고살기 바쁘니까 종교까지 신경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았던 불교가 줄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 결과를 '개신교의 부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가톨릭에서는 신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자체 통계도 있다고 했다. 통계청의 이번 발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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