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후, 시민사회와 일부 종교 단체는 다음 목표를 '탈핵'으로 삼고 활동한다.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는 12월 9일 한국교회에 핵발전소 문제를 알리기 위해 '잘 가라! 핵발전소 10만 서명 기독교 본부'를 발족했다.

뒤이어 탈핵천주교연대가 19대 대통령 후보와 정권에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제안할 목적으로 '탈핵·에너지 전환 시민사회 로드맵'을 구성했다. 탈핵천주교연대는 12월 15일 가톨릭회관에서 로드맵 보고회를 열었다. 에너지 문제에 관심 있는 신부·수녀·기독교인 40명이 참석했다.

탈핵천주교연대가 12월 15일 '탈핵·에너지전환 시민사회 로드맵 착수' 보고회를 가졌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보고회는 강우일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기조 강연으로 시작했다. 강 주교는 원자력발전소(원전) 관계자들은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본천주교주교회의가 낸 소책자를 토대로 원폭 피해를 소개했다. 소책자에 소개된 피해자들은 열선과 열 폭풍으로 화상을 입어 즉시 사망하거나, 피부가 녹는 큰 부상을 당했다. 원폭이 투하된 곳 반경 2km 안에 있던 임산부는 유산율은 다른 임산부보다 10배 높았다.

생존자라고 하더라도 여러 질병에 시달렸다. 피폭 3년 후 발생하는 백내장을 시작으로 10년이 지나서는 백혈병·갑상선암·폐암·직장암·난소암·유방암·다발성골수암 등이 끊임없이 생겨났다. 의료비 부담, 실업에 의한 빈곤, 편견과 차별, 사회적 고립 등 각종 문제도 뒤따랐다.

강우일 주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은 운행 중인 핵발전소 43개를 모두 폐기했다. 그래도 전기가 부족하단 소리를 하지 않는다. 절전 캠페인을 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한국 정부도 위험성을 깨닫고 핵발전소를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핵발전소가 생태계 균형과 질서를 무너뜨리고 후대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생산 시스템이라며 반대했다. 이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천주교가 적극적으로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외부에 알려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강우일 주교는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천주교가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탈핵? 마음먹으면 가능

김정욱 교수(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기독교환경운동연대 공동대표)는 '탈핵·에너지전환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다른 국가들이 탈핵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2016년 10월 대만 정부는 2025년까지 자국 내 원전을 전면 폐지하고 재생에너지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원전 문제를 안 뒤 98% 완성된 원전도 폐쇄했다. 독일 역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도하고 신규 원전을 더 짓지 않고, 기존 원전을 2022년까지 완전 폐쇄하기로 했다.

한국은 원전 밀집 국가 1위지만 원전 폐쇄 계획이 없고, 수정할 생각도 없다. 안전 상태도 미흡하다. 미국은 안전 규제 인력이 한 호기당 37.7명이지만, 한국은 3.8명에 불과하다. 정비 기간도 짧다. 일본은 계획 예방 정비 기간이 3개월이지만 한국은 66일이었던 기간을 2014년 30일로 줄였다.

김 교수는 큰 지진이 계속 발생하면 원전 사고를 막을 대책이 없다고 했다. 그는 "경주에 있는 월성 1~4호기, 신월성 1~2기가 지진으로 인해 터지면 방사성폐기물 보관 현장도 타격을 받는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국민 절반은 피난해야 한다. 경주에 있는 원전은 당장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욱 교수는 지진이 발생하면 원전 사고를 막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든 김 교수는, 탈핵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성대골 마을처럼 해외에는 태양광발전기를 이용해 에너지 자립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 많다고 했다.  베란다에 탈부착식 태양광발전기를 달 수도 있다. 

폐식용유로 '바이오디젤'을 만들거나, 지하에 빗물을 받아 에너지전환을 하는 등 여러 방식이 있다고 했다. 가정에서는 보온밥통 사용 줄이기, 멀티탭 사용하기 등으로 기존 전기량의 15%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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