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교회 구성원들이 교회와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참고할 만한 또 하나의 결과가 나왔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한기언·김지철 이사장)이 12월 8일 발표한 '2016 한국 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목회자 및 개신교인 인식 조사'다.

한기언은 종교·정치·경제·교육 등 7개 분야에서 주요 키워드를 선정, 교인 900명과 목회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교인과 목회자 관점에서 한국교회가 느끼는 위기의식, 해야 할 일 등을 짚어 봤다.

교인들은 목회자의 정당 활동과 같은 적극적인 정치 개입을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인 65.7%는 목회자가 정치에 참여하면 안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목회자들 의견은 달랐다. 정치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34%로 교인들에 비해 낮았다. 

'한국교회'의 정치 참여를 묻는 질문에 교인과 목회자 절반 이상은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교인 58.3%, 목회자 64%가 교회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목회자 윤리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교인과 목회자 절반 이상은 '목회자가 모든 직임을 내려놓고 교회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즉시 사과하고 교회를 떠나야 한다'(교인 33.3%, 목회자 24%)', '충분한 회개 시간을 주어야 한다'(교인 8.1%, 목회자 17%)고 응답했다. 기회를 주자는 여론은 목회자층에서 더 높았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수행 과제를 묻는 질문에 교인 42.2%는 '복음의 본질 회복'을 첫 번째로 택했다. '목회자 윤리 회복'은 38.5%로 2위를 차지했다. 목회자 63%도 '복음의 본질 회복'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목회자 윤리 회복'은 25%로 나타났다.

교회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교인은 11.2%로 나타났다. 반면 목회자의 경우 31%로 약 세 배 정도 높았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 목회자는 총 11명이다. 여성 목회자 중 72.7%가 교회에서 성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성차별이 발생하는 요소로 교회 내 고정된 '남녀 역할'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여성 사역자에 대한 편견, 제도적 차별, 외모 평가, 성차별적 설교 등이 뒤를 이었다.

교인과 목회자 대다수는 경제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봤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양극화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28.4%, 35%에 그쳤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균등한 교육 기회 제공(교인 29.3%)과 경제 정의 실현(목회자 29%)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직장 생활 속 크리스천과 일반인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교인과 목회자 각각 60% 이상이 '별 차이 없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교인 12.8%는 기독교인이 일반인보다 못한다고 응답했다.

교인들 이념은 중도(39.4%), 보수(30.2%), 진보(29%) 순으로 '중도' 비율이 가장 높았다. 목회자 이념은 보수(41%), 진보(31%), 중도(28%) 순으로 '보수' 비율이 높았다. 

자세한 설문 결과와 교육·언론 등 다른 분야 설문 결과는 2017년 발간될 책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기언은 지난해에도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2015 한국 기독교인이 선정한 10대 이슈 및 기독교인의 사회의식>를 발간한 바 있다.

이 설문은 지앤컴리서치가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과 목회자 총 1,000명을 대상으로 11월 3일부터 18일까지 조사했다. 개신교인 900명은 온라인 조사로, 목회자 100명은 직접 대면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 오차는 각각 신뢰도 95% 수준에 ±3.3%, ±9.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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