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은 사람마다 포교 방법을 달리해 접근한다. '신천지'라는 말은 감춘 채 심리 상담이나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접근한다. 관계를 맺은 후에는 '성경의 비밀'을 알려 준다며 기성 교인을 포교한다.

신천지가 영국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포교 방법은 한국과 비슷했다. 처음에는 피부 관리, 치아 미백, 개인 건강 상담 등으로 관계를 형성한 뒤, 성경의 비밀을 알려 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 신천지 교리를 전파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기승을 부리던 '신천지 포교법'이 영국에 상륙한 셈이다.

한국 신천지 답습하는 파라크리스토 경계령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12월 10일 두 차례에 걸쳐 신천지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영국에서 자선단체로 등록돼 있는 '파라크리스토(Parachristo)'가 알고 보니 한국 신흥 이단 신천지와 관련 있다는 내용이다. 파라크리스토는 2016년 6월 8일 영국 정부에 정식 등록된 자선단체다. 단체 설명에는 인류를 위해 일하고 종교 활동도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이 영국 일간지에 등장했다. <텔레그래프> 기사 갈무리

<텔레그래프>는 파라크리스토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라크리스토는 영국 런던에 있는 도클랜즈(Docklands)에서 활동한다. 옛 항구 동네인 라임하우스 지역 인근에 있다. 간판이 없는 건물로 들어가면 안쪽에 자리 잡은 파라크리스토 본부에 접근할 수 있다.

파라크리스토는 피부 관리실, 건강 상담실과 사무실을 공유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보톡스 주사를 놓고 치아 미백을 해 주는 관리실이다. 하지만 사무실 안쪽 공간으로 들어가면 성경 공부를 하는 장소가 있다. 이곳에서 신천지 교리를 그대로 받아 공부하는 모임을 한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정체를 속이고 접근하던 신천지의 기존 포교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파라크리스토에서 성경 공부하다 지금은 그만둔 사람들의 증언도 소개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함께 성경 공부하던 이들은 기존 파라크리스토 멤버들이었다. 그들은 새로운 학생인 것처럼 (나를) 속였다"고 주장했다.

파라크리스토 성경 공부 매뉴얼에도 비슷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텔레그래프>가 직접 확인한 매뉴얼에는 처음에는 새로 온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가르치는 사람을 의지할 때까지 최대한 인간적으로 친해지도록 노력하라는 말이 적혀 있다.

<텔레그래프>는 파라크리스토가 영국국교회 내에서도 위험한 단체로 언급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영국국교회 런던교구도 교구 내 500개 교회에 파라크리스토 실체를 알리는 경고문을 작성해 발송했다.

새신자 교회 정착 프로그램인 '알파 코스'를 개발한 영국 홀리트리니티브롬프턴교회도 교인들에게 파라크리스토를 주의하라고 발표했다. 니키 검블(Nicky Gumbel) 사제는 "파라크리스토는 우리 교회와 다른 교회에서 교인들을 모집하고 있는 이단"이라고 교인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 썼다.

한국 신천지 "연관성 알아보고 있다"

파라크리스토는 한국 신천지와 연계된 집단일까. 이 같은 의혹 제기에 파라크리스토 변호인은 <텔레그래프>에 이메일로 답변을 보냈다. 변호인은 메일에서 "파라크리스토가 신천지의 교리를 가르치는 것이 맞다. 신천지 교회 회원이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 세운 단체"라고 대답했다.

지난 9월 신천지 교인들은 잠실종합운동장에 집결했다. 이만희 총회장이 등장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 뉴스앤조이 박요셉

신분을 속이고 여러 번 성경 공부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멤버들이 반복해서 성경 공부에 참여하는 것은 하나님과 개인적 만남의 일환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멤버 각자 선택할 수 있다. 우리 고객(파라크리스토)은 성경을 더 깊이 배우기 위해 앞서 참석했던 성경 공부에도 또 참여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 신천지는 '파라크리스토'가 신천지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홍보팀 관계자는 12일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우리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사실 확인 중에 있다. 영국에서 우리 교세가 큰 게 아니라서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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