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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일점일획 오류가 없다 주장한다면…

[책 소개] 알버트 몰러·피터 엔즈 외 3인 <성경 무오성 논쟁>(새물결플러스)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6.11.30  18: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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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경이 하나님의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정확 무오한 말씀으로 믿는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교회에는 성경은 무오하며 문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틈을 파고들기 쉽지 않다. 성경을 쓴 시대와 문화를 반영해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면 이내 '인본주의적 해석'이라며 '자유주의자' 꼬리표를 달기 십상이다.

'성경 무오론'은 신학과 과학이 대립각을 세우는 데 종종 이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창조론이다. 창조과학을 믿는 이들은 창세기에 쓰인 것처럼 하나님이 지구를 6일 만에 창조하셨다 믿는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젊은 지구론'을 설파하기도 한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성소수자와 이슬람을 차별하는 데 성경을 인용한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것은 한국교회에서 당연하다는 분위기지만 학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성경 무오성 논쟁은 미국 복음주의권에 속한 신학자 가운데도 조금씩 입장 차이가 있다. 1978년 시카고 성경 무오 선언서는 "성경 무오성을 부인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증거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최근까지도 학계에서 이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성경 무오성 논쟁> / 알버트 몰러, 피터 엔즈 외 3인 지음 / 새물결플러스 펴냄 / 456쪽 / 2만 원. 뉴스앤조이 이은혜

학자들은 논쟁을 지속하고 있지만 기독교인 개개인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대부분 교회가 주장하는 것처럼 '성경 무오론'을 믿으면서 성경 구절을 취사선택하며 신앙생활하는 것이 옳은 길일까 아니면 '자유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혀도 레위기에 언급한 다양한 명령을 당시 문화를 고려하며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선택이 쉽지 않다.

선뜻 갈 길을 정하지 못한 이들이 참고할 수 있는 책 한 권이 출간됐다. 새물결플러스에서 펴낸 따끈한 신간 <성경 무오성 논쟁>(새물결플러스)이다. 한 주제에 다양한 신학적 관점을 제시하는 '스펙트럼 시리즈' 다섯 번째 책으로 선보였다. 학자 한 명이 주장하는 한 가지 견해 대신, 같은 주제를 놓고 조금씩 다른 관점을 말하는 여러 신학자 글을 접할 수 있다.

집필진은 다섯 명이다. 복음주의 신학자 중 성경 무오성에 대해 다층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이 성경의 모든 단어에 숨결을 불어넣으셨다는 완전 축자 영감을 주장하는 남침례교신학대학원 알버트 몰러 총장과, 성경은 제약성 있는 인간 언어로 썼기 때문에 성경의 진리 역시 제약성을 지닌다고 주장하는 이스턴대학교 피터 엔즈 교수 글을 한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외에도 마이클 버드, 케빈 밴후저, 존 프랭키가 저자로 참여했다.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 다섯 명이 각 장 주제를 논하면 나머지 네 명이 그 글을 논평하는 식이다. 예를 들면 몰러 총장은 1장 '성경이 말할 때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성경 무오성의 고전적 교리'에서 역사적 고증으로 볼 때 오류가 있는 여호수아 6장을 변호한다.

"성경 비평, 고생물학, 고고학을 포함해서 여러 학계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논증이 여호수아 6장(여리고성 이야기)과 같은 성경 본문의 진실성을 부인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런 논증들을 부인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만, 나는 이 논증들이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극복할 수 없는 도전이라고도 믿지 않는다." (70쪽)

몰러 총장은 한결같이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기 때문에 무오하다는 논지를 펼친다. 하지만 한 장만 넘기면 몰러 총장에 반박하는 논평을 만날 수 있다. 엔즈 교수는 몰러가 여리고성 기술 부분이 문자적으로 무오하다고 변호한 부분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여리고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는 현재까지 백 년 이상이나 진행되었으며, 성경 이야기 배후에 어떤 역사가 있을 수는 있지만, 여호수아 6장 내용이 성경 무오주의자들이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지 않다는 압도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다." (85쪽)

<성경 무오성 논쟁>은 '어떻게 정의되든지 무오성은 성경이 행하는 바를 설명하지 않는다'(피터 엔즈), '미국 바깥에서는 무오성이 불필요하다'(마이클 버드), '아우구스티누스적 무오성'(케빈 밴후저), '무오성 개정하기: 선교적 복수성에 대한 증거로서의 성경'(존 프랭키)라는 네 가지 주제를 차례로 소개하고 글을 쓰지 않은 네 명의 학자가 논평을 이어 간다.

성경 무오성에 대한 단 한 가지 대답이 아닌 여러 의견을 동시에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읽을 만하다. 새물결플러스는 "성경 무오성에 함축된 의미의 깊이를 조금만 더 파 내려가도, 이 주제는 OX로 간단히 처리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고 책 소개에 밝혔다. 출판사 의도처럼 정해진 답을 골라 보는 것이 아닌 한 주제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신학자들의 태도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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