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 기도란 무엇인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 존 프리처드 지음 / 김홍일 해설 / 민경찬 옮김 / 비아 펴냄 / 144쪽 / 7,000원. 뉴스앤조이 강동석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기도란 무엇인가. 왜 기도해야 하는가.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던질 수 있는 질문이다. 쉽게 대답할 수 있으면서도 대답하기 어렵다. 기도를 그만큼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고, 기도만큼 형식에 가둘 수 없는 신앙 행위도 없기 때문이다.

기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기도를 '넓고 깊게' 향유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도 - 기도란 무엇인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비아)는 기도 초심자나 숙련자 누구에게나 적실한 책이다.

"기도란 예수께서 여러분 안에서 기도하도록 맡기는 것이요, 우리의 이기적인 생각과 이상과 희망을 점차 그분의 영원한 사역에 일치시켜 가는 길고도 때로는 힘겨운 과정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101쪽)

책 마지막 장 '함께 읽어 볼만한 책'에서 역자가 가져온, 로완 윌리엄스가 쓴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복있는사람)의 한 대목이다. <기도>에서 인식하는 '기도'란 무엇인지 잘 정리하는 구절이다. 이 정의대로 신앙인의 일생은 기도를 배워 가는 여정이다. 기도를 아는 것은 신앙을 아는 것이다.

<기도>는 △시작하기 △더 깊게 들어가기 △계속해서 나아가기 △해설: 기도의 단계와 그리스도교 전통의 기도들 △함께 읽어 볼만한 책 순으로 구성돼 있다. 각 장을 간략히 짚는 것으로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겠다.

'시작하기'에는 기도가 '하나님과의 대화'라는 일차적 이해와 기도의 여정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조언, "삶을 이루는 모든 부분이 기도가 될 수 있다"(34쪽)는 기본적 인식이 담겨 있다.

'더 깊게 들어가기'는 침묵 기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외부적인 요인들과 무관하게 '지루함', '무기력함', '삭막함'이 한꺼번에 밀려"(46쪽)오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맞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기도와 행동의 관계, 타인을 위한 기도 문제를 다룬다.

저자가 사막에 비유한 '영적인 어두운 밤'에 대한 지적은 많은 영성가의 저작에서 찾을 수 있는내용이다. 저자는 이를 헨리 나우웬을 통해 간략하면서도 적실하게 다룬다. 개인적이면서 사회적인, 기도의 이중적 측면을 드러내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마틴 루터 킹은 그리스도교인이 이 사회에 만연한 관습에 맞서는 '창조적인 부적응자'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참된 기도는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가득 뒤덮고 있는 자기기만이라는 껍질을 깨뜨리고 정화해 줍니다. 기도함으로써 우리는 영적인 생활의 기본을 다지며, 다지는 동안 불의에 저항하는 원천 또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51쪽)

'계속해서 나아가기'에는 별다른 느낌 없이 기도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평생에 걸친 여정으로서 기도 생활을 어떻게 활력 있게 유지할 것인지가 담겨 있다. '함께 읽어 볼만한 책'에 나와 있는 <베네딕토 16세 기도>(바오로딸)에서 역자가 가져온 문구가 '평생에 걸친 여정'으로서의 기도 생활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우리 생을 '밤'에 빗대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전 생애는 기도와 투쟁의 긴 밤이며 하느님께 축복을 구하는 기도와 그것에 대한 동경 안에 머무는 밤입니다." (108쪽)

브랜든선교연구소 소장 김홍일 사제의 '해설: 기도의 단계와 그리스도교 전통의 기도들'에는 개개인의 영성에 유익을 줄 기도의 단계와 기도의 실제에 대한 내용이 있다. 역자가 쓴 '함께 읽어 볼만한 책'에는 기도에 관한 명저 10권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담겨 있다. 이 장이 유익한 것은 간략하면서도 적절한 소개 글 덕분이다. 소개 글 자체가 기도 이해를 심화시키면서, 앞의 본문 내용과 조응하고 있다. 로완 윌리엄스, 아브라함 헤셀, 월터 브루그만, 토마스 머튼, 제럴드 싯처, C.S.루이스 등 영성 분야 석학들의 저작이 소개된다.

이 책에서 던지는 신앙생활의 난제라 할 수 있는 '응답되지 않는 기도'에 대한 질문은, 사려 깊게 논의 지평을 넓히는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아래는 제럴드 싯처가 쓴 <하나님이 기도에 침묵하실 때>(성서유니온선교회)를 소개하는 역자의 글과 '더 깊게 들어가기' 장에 있는 저자의 글이다.

"응답되지 않는 기도라는 문제를 던진 이들에게 기도란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틀리지 않지만 적절치도 않다. 그런 문제를 던진 이들이 이를 몰라서 하는 물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모든 기도에 응답하시나, 어떤 기도에는 긍정적으로 응답하시고 어떤 기도에는 부정적으로 응답하신다는 답 또한 '깔끔하고 설득력' 있으나 충분치는 못하다. 다 선한 뜻을 위해 고통을 허락했다는, 당장은 하느님께서 침묵하실 거라는 대답 또한 마찬가지다." (135쪽)

"현재 저는 글을 쓰는 동안에도 암에 걸린 두 지인을 돌보고 있습니다. 저는 두 사람을 위해 기도합니다. 저는 그들의 병의 경과가 불가피하게 다를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기적적으로 차도를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 사람은 급작스럽게 세상을 등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때 하느님에 대한 신뢰, 저의 기도에 대해서 뭐라 말할 수 있을까요?"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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