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어떤 교회를 다니겠습니까'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교인 3명 중 1명은 출석 중인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정재영 소장)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송인규 소장)는 11월 25일,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회 생활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교회에 계속 다니고 싶다는 의견은 55%로 나타났다. 반면 교회를 떠날 생각이 있다는 응답 비율은 32.8%를 기록했다. 떠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20대 △60대 이상 △블루칼라 △51~100명 규모 교회에서 많이 나왔다.

왜 교회를 떠나려고 할까. 이유는 다양하다. 응답자 151명은 △교육·훈련 부족(11.5%) △예배 문제(11.15%) △지나친 전도 강요(10.9%) △거리가 멀어서(10.8%) △목회자 문제(10.8%) 등을 들었다. 교회를 떠나고 싶은 이유는 세대마다 달랐다. 가령 20대는 전도 강요를, 40~50대는 목회자 문제를,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교육·훈련을 첫 번째로 꼽았다.

젊은 세대에 집중한 목소리도 나왔다. 지용근 대표는 "30대가 제일 바쁜 것 같다. 살기가 힘든 것뿐이지 이들은 신앙을 계속 갖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교회를 떠날 경우 다른 교회에 출석하겠다는 비율은 61.3%로 나왔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22.1%를 기록했다. 교회를 떠나 다른 종교에 귀의하겠다는 의견(5.3%)도 있었다. 종합하면,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는 사람 중 27.4%가 교회를 아예 '이탈'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이는 '가나안 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대 중 30대(34.7%)가, 직업군 중에는 블루칼라(51.5%)가 가장 많았다.

앞서 교회를 옮기겠다고 응답한 이들 중 29%는 101~300명 규모 교회를 지향했다. 중대형 교회로 분류되는 501명 이상 교회로 가고 싶다는 의견은 23.4%였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를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다니는 교회를 떠날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32.8%를 기록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당면 과제 1·2순위…'세속화', '신천지'

21세기교회연구소·한국교회탐구센터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응답자들은 △세속화·물질주의(39.5%) △신천지 등 이단 문제(28.6%) △목회자 자질 부족(27.9%) △양적 팽창(20.2%) 등을 선택했다.

교회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에 6~7만 개 교회가 있다는 문항에 너무 많다는 의견이 64.1%를 차지했다. '적다'와 '적당하다'는 각각 9%대에 머물렀다.

교회 '양극화' 문제에 대해 절대다수가 공감했다. 응답자 91.7%가 양극화 현상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규모가 작은 교회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응답자들은 작은 교회 교인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를 헌금(21.3%)·봉사(16.4%)·전도(12.3%) 부담에서 찾았다. 이런 요인은 교회 규모에 따라 달라졌다.

교회 규모가 50명 이하인 경우, 교인 감소 이유를 '헌금과 봉사'에서 찾았다. 반면, 51~100명 되는 교회에서는 '전도와 목회자 문제'를 우선으로 꼽았다.

한국교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작은 교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25.8%)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중대형 교회의 지원(19.7%), 교단 지원(14%), 작은 교회끼리 연합(11.9%), 지역 교회 연합(10.5%) 의견이 나왔다.

교회를 떠나고자 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살기 힘든 젊은 세대 보듬어야"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와 '작은 교회'에 집중했다.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는 여러 세대 중 30대가 특이하다고 했다. 교회 관여도는 제일 떨어지는데, 교회를 떠날 의향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지 대표는 "살기가 힘든 것뿐이지 신앙은 갖고 싶은 거다. 육아와 야근 탓에 교회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기본적으로 30~40대가 교회에 있어야 20대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본다. 젊은 세대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영 소장은, 한국교회가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교회의 특성과 장점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작은 교회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되, 목회자가 독단적인 목회를 지향해서는 안 된다. 작은 교회 가치와 교회 공동체성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문 조사를 분석한 정재영 소장은 '가나안 교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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