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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목사·주일 중심 신앙 탈피하자

[인터뷰]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지성근 소장…"성도 집합체로서 '미션얼 처치' 지향해야"

이세향   기사승인 2016.11.18  18: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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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 17호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 편집자 주

"하나님, 김치를 먹으며 기도합니다. 김치라는 신비한 음식을 보면서 묵상합니다. 온갖 재료들이 어우러져 맛을 내는 김치를 보면서 당신의 조화로운 창조 세계를 묵상합니다. 그리고 제 삶도 더불어 함께 맛을 내는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김치를 먹으면서 드리는 기도' 중 일부입니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주일과 예배당에 국한된 신앙을 탈피하여 일상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도록 돕는 곳인데요. 일상에서의 사소한 묵상이 담긴 '일상 기도'로 유명합니다. 명함을 정리하며 드리는 기도, 기저귀를 갈면서 드리는 기도, 빨래를 널면서 드리는 기도….

"선교적 교회에 왜 뜬금없이 일상 기도 얘기냐?" 하실 수 있겠지만, 선교적 교회와 일상생활 영성이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생활이 어떻게 선교적 교회의 터전이 될 수 있는지,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 11년째 일하는 지성근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지성근 소장.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 일상생활사역연구소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캠퍼스 사역 후 유학을 갔다가 돌아와서 졸업생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2001년이었는데, IMF가 지난 지 얼마 안 되어 취업이 어려웠습니다. 졸업생들에게 직장 사역 얘기를 했는데 눈에 초점이 없었습니다. 외국에 3~4년 나가 있는 동안 한국 상황을 몰랐던 거예요. 이제는 대학 졸업해도 엘리트 그룹이 아니고 직장을 잡지 못하는 학생도 많고, 결혼해 육아에 전념하는 졸업생은 의미를 못 찾고 있었어요. 캠퍼스에서는 하나님나라 위해 열심히 살았는데, 졸업하고 나니까 위화감을 느끼게 된 거죠.

대학 졸업생을 비롯,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일상적인 시간과 공간을 신앙적인 의미로 다시 통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절감했습니다. 마침 외국에서 '직장 사역(Marketplace Ministry)'을 배웠는데, 그 근간에는 '일상생활 사역(Ministry of Everyday Life)'이 있어요. 거기서 배운 것을 접목하려고 연구소를 시작했습니다. 한국 IVF 50주년, 2006년에 공식 출범했어요.

- 일상생활 영성이 뭔가요. 연구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소개해 주세요.

일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과 관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리가 보냄받은 일상에서 하나님과 관계 맺는 문제, 어떻게 살아가느냐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보통 기독교적인 일만 사역이라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상생활 전부가 예배이자 사역입니다.

올해는 '일상생활 성경 공부 모임'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일상에서 계시를 주셨다는 점에 착안해 일상의 눈으로 성경을 읽는 법을 배우는 모임입니다. 창세기 같은 경우, 창조와 진화 관점에서 다루지 않고 고대 일상을 살아간 사람들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일상 기도'를 수시로 업데이트 합니다. '일상 기도'는 우리의 기도를 일상 언어로 푸는 것입니다. 졸업생과 북 스터디를 할 때, 공부를 마치면 마지막에 다섯 줄짜리 기도문을 썼습니다. 배운 것을 적용하기 위한 기도였습니다. 기도의 언어가 생긴다는 말은 삶의 언어가 생기는 것이고, 곧 일상을 변화시키는 관점을 갖게 됨을 뜻합니다.

부산 미션얼 컨퍼런스에서. 사진 제공 일상생활사역연구소

- 일상생활사역연구소는 미셔널 처치 운동도 함께하시는데, 일상생활 영성과 미셔널 처치에 어떤 유사점이 있나요?

일상생활 신학에는 '하나님의 선교' 개념이 있습니다. '선교'라는 단어를 구성하는 라틴어 Missio는 '보내다'라는 뜻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 보냄은 '하나님의 선교'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세상으로 보냄받았고, 우리가 보냄받은 세상은 일상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미셔널 처치의 입장은 교회 정체성이 ‘하나님의 보내심’에 있다는 것입니다. 신학적 기반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는 '미션얼'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요.

'미셔널 처치'라 하니 교회를 떠올리기 쉽지만, '하나님의 선교'는 교회 너머에 있습니다. 세상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동참하는 것이 연구소 목적이기에, '처치'를 빼고 '미션얼'이라고 바꿨습니다. '하나님의 선교'라는 '얼'(정신)을 가지고 일상생활, 교회, 선교를 다 다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한국에도 미셔널 처치 움직임이 있는데요. 한국 미셔널 처치는 어느 단계쯤 와 있나요?

단계를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미셔널 처치' 개념이 20세기 중반 미국과 영국에서 건너온 것 같지만, 사실 성경에서 얘기하는 것입니다. '미셔널 처치'를 이야기하지만 대부분 담론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목회자 중심적인 논의라 생각합니다. 목회자 어젠다로서의 미셔널 처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새로운 관점을 이식하려는 이전 모습과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교회가 워낙 어려워 교회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그런 프로그램이 유행합니다. 그보다는 일상성을 강조하고 사람들 습관을 변화시켜서 하나님 선교를 몸에 달고 사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모든 교인은 미셔널 처치다." 이게 전제되어야 집합체인 교회도 '미션얼' 할 수 있습니다.

울산 TGIM(Thank God It's Monday) 모임. 평일에도 하나님나라를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일상 영성 회복을 위해 일상생활사역연구소가 주관하는 모임입니다. 사진 제공 일상생활사역연구소

- 한국 미셔널 처치 사례로 어떤 곳을 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미션얼 운동을 하시는 입장에서 한국교회에 한 말씀하신다면.

"이게 미셔널 처치다"라고 얘기할 수 없는 게, 보냄받은 곳이 각자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교회 소개 영상을 만들면 교인들이 찬양하고 성경 공부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입니다. '미셔널 처치' 관점에서 영상을 만든다면 현장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어떤 고민을 하는지를 보여 줄 것입니다.

더 일상적인 의미에서는, 일상을 살아가는 교인들 모임이 미셔널 처치입니다. 가정에 있든, 직장에 있든 하나님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어디든 그렇습니다.

목회자의 일상은 다분히 종교적입니다. 따라서 일상 가운데 하나님나라를 가장 고민해야 할 주체는 성도입니다. 성도들 관점이 변하면 21세기 한국 교인이 처해 있는 불명예를 털고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요. 실제 삶에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에 기독교인이 모욕을 받습니다.

일상이 변해야 합니다. 예배당 중심, 주일 중심 신앙생활을 탈피해 교회 밖에서 6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목사 중심, 교회 개척 어젠다인 '미셔널 처치'가 아니라 성도 집합체인 '미션얼 처치'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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