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권을 강력히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기독 단체들이 20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강제 부검 철회와 폭력 진압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검경을 향한 강도 높은 비난이 쏟아졌다.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백남기 농민을 부검하려는 시도를 즉각 멈추고,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자를 찾아 엄벌하라고 요구했다.

발언자로 나선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정태효 목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검경은 언제까지 권력에 아부하는 모습을 보일 것인가. 백남기 농민 관련 핵심 증거인 상황 속보가 드러났고, 빨간 우의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경찰은 부검으로 백남기 농민을 부관참시하려 한다. 부검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강도 높은 발언이 이어졌다.

"세월호, 사라진 7시간, 최순실·차은택·우병우·미르재단 등 모든 의혹의 대상인 대통령은 탄핵되어야 한다. 대통령은 사이비 교주 최태민을 계승한 최순실의 신도인가. 사탄교 신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사탄교에 속했다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

▲ 권해민 간사(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와 김희석 사무국장(평화누리)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생명평화마당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방 목사는 "이 나라 정권은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지키며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을 만들라고 뽑힌 사람들인데, 오히려 생명을 죽였다. 그럼에도 이 일을 은폐하고 축소하고 외면하는 모습에 어처구니없고 참담하다. 이런 사람들을 정부라고 할 수 없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했다.

방 목사는 "백남기 농민 부검은 절대 불가하다. 공권력이 조작하려 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사체를 발기발기 찢어서 조작하고 은폐하려는 부검 시도는 절대 불가하다. 만일 강제집행에 나선다면 우리 종교인들은 생명을 걸고 나설 거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한 비판은 기자회견 내내 계속됐다. 전국예수살기 김기원 목사는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질 때 대한민국이라는 민주 공화국도 쓰러졌다. 악한 영에 사로잡힌 이들이 죽은 이에게 다시 칼을 꽂으려 한다. 만천하에 드러난 자신들 소행을 가리려는 어리석은 꼼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금수만도 못한 이들은 금수만도 못한 말로를 걸었다. 이 정부는 금수만도 못한 길을 고집스레 걷고 있다. 이 무능하고 타락하고 부패한 정권이 보여 주는 작금의 행태는 금수만도 못한 최후를 재촉하고 있는 마지막 단말마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감리교시국대책위·공의정치포럼·교회개혁실천연대·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기독교평신도시국대책위·기독연구원느헤미야·뉴코리아·생명평화마당·생명평화연대·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정의인권위원회·전국예수살기·청어람ARMC·평신도시국대책위원회·평화누리·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등의 기독 단체가 참가했다.  

▲ 이날 기자회견 전에는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주관 기도회가 열렸다. 한 목사가 고인을 추모하며 기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기자 
▲ 기독인들이 백남기 농민 강제 부검을 반대하는 서명에 참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경찰 6차 부검 협의 요구…기독인들, 시민 지킴이단에 동참

이날 경찰은 유가족 측에 6차 부검 협의를 요구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장경석 수사부장(서울경찰청)은 백남기대책본부에 공문을 전달하며 22일까지 대표자와 부검 일시·장소를 통보해 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남기대책본부는 이어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검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법원이 발부한 부검 영장은 25일까지 효력을 유지한다. 백남기대책본부 내부에서는 경찰이 22일에서 25일 사이 강제집행을 시도할 것 같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백남기대책본부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19일부터 240시간 동안 시민 지킴이단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 지킴이단은 10월 25일까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백남기 농민 시신을 지킬 예정이다.

19일부터 하루 평균 80여 명의 시민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불침번을 서고 있으며 기독인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전국예수살기·향린교회는 매일 각각 3명씩 돌아가면서 시민 지킴이단에 참여하고 있다. 가톨릭농민회도 혹시 모를 강제집행을 대비해 교인들과 매일 새벽 5시 30분 미사를 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