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애지중지 키워 온 아들이 내 자식이 아니라, 목사 자식이다. 두 번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목사와 아들 유전자 99.99%가 일치한다. 그런데 목사도, 아내도 "불륜은 없었"고 "하나님께서 하신 기적"이라고 말한다.
실제 상황이다. CBS 노컷뉴스가 9월 1일 보도했고, KBS 2TV '제보자들'이 남편 김요셉 씨 사연을 좀 더 길게 취재해 17일 방송으로 내보냈다.
김요셉 씨는 20년 전 교회에서 아내를 만났다. 이름에 걸맞게 교회에 열심히 다녔다. 인천 ㅇ교회 최근수 목사(가명) 주례로 아내와 결혼했다.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었다.
그러던 중 아내에게 이상한 기류가 감지됐다. 아내는 밤마다 교회에 갔다. 한두 시간 있다 오는 게 아니라 새벽 3시가 넘어 들어왔다는 게 김 씨 주장이다. 어느 날은 집에 들를 일이 있어 문을 열었는데, 아주 얇은 옷만 입은 아내가 당황한 목소리로 "목사님 와 계신다"고 말했다. 들어가 보니 목사는 속옷을 입고 있었다.
김 씨는 담임목사가 사별하자 아내가 다짜고짜 이혼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혼 소송에 들어갔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두 사람 간 불륜을 의심한 김요셉 씨는 마침 동네 사람들로부터 "아들이 아빠를 안 닮고 목사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결국 친자 확인 검사를 한다. 결과는 아들과 목사 유전자 99.99% 일치.
아내 박지영(가명) 씨는 이 모든 주장이 김요셉 씨가 꾸며낸 것이며 유전자 99.99% 일치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최근수 목사는 결혼 3년이 되도록 아이가 안 생기는 김요셉 씨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게 해 달라고 기도했을 뿐이라고 했다. 박지영 씨와 불륜 관계는 절대 없었다고 강변했다. 법원이 지정한 기관에서 나온 검사 결과였지만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취재진은 양측 동의하에 2차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역시 99.99% 일치. 취재진은 이제 진실을 말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박지영 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나님께서 주신 아들이다. 그것만큼은 누가 뭐래도, 때려 죽여도 사실입니다."
최근수 목사도 바로 전날까지 산에 올라가 기도했다고 말했다. "왜 하필 저입니까?"라는 질문으로 기도하고 내려온 결과, 그가 얻은 결론은 '기적’이다.
"기적이 일어났다는 거죠. 지금, 기적이 일어난 거죠."
최 목사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발 더 나아가 목회 30년 동안 암 치료, 디스크 치료, 아토피 치료…. 기적은 책으로 써도 모자랄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 전 최 목사는 취재진에게 "결과에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김요셉 씨가 원하고 사람들이 원한다면 목사 직분도 내려놓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목사는 말을 바꿨다. 2차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 그는 주일 설교에서 "믿음은 의리다. 끝까지 믿고 가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교회 안에는 믿음의 사람이 있어 끄떡없다"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교인들의 "아멘"소리도 들렸다.
검사 후 취재진은 목사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아들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다시 물었다. 최근수 목사는 "하나님이 결정할 일이다. 그걸 왜 변호사가 묻느냐"며 역정을 냈다.
김요셉 씨는 주일 아침마다 교회 입구에서 1인 시위를 한다. 하지만 상황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제보자들’은 방송 만 하루 후에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 있다. 현재 ㅇ교회 홈페이지는 마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