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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에서 여성은 엘리베이터 걸인가

[101회 예장통합 교단 총회 참관기] 여성 신학생이 본 남성들의 총회

문선영   기사승인 2016.10.10  10: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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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참관기는 교회개혁실천연대 교단 총회 참관 활동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편집자 주

여학우회 회장으로서, 전국여자신학생연합 부의장으로서 이번 예장통합 총회를 참관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기회였다. 물론 3박 4일 동안 한 시간도 빠짐없이 참석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었지만, 여성으로서 20대의 나이에 언제 이 총회를 와 볼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 예장통합 여성 총대 비율은 전체의 1.6%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이번 예장통합 총회를 참관하며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성비였다.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1:9처럼 보였다. 이 비율은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이들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여성들 자리는 '전국여교역자연합회'에서 진행하는 '여성 총대 할당제 서명' 부스가 전부였다. 총회 참관은 여교역자연합회 분들과 함께했는데 총회 자리에서 여성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다. 통계를 보면, 여성 총대는 1.6%라고 하니 100명 중 한 명꼴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전국여교역자연합회에서 여성 총대 할당제 서명을 받는 중 남성 총대들의 다양한 반응들이었다.

"여길 어떻게 올라왔는데, 이러면 내 자리 뺏기는 거 아니야?(하하하)", "여자는 이런 거 못해. 해 봤어야 알지"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인심 쓰듯 서명하거나, 서명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고 서명 종이를 앞으로 내밀어도 무시하며 지나가는 경우였다. 자신들 밥그릇 내려놓기와 같이 보였다. 높으신 분들이 인심을 써 주는 것이다.

   
▲ 총회 내 여성 역할은 제한돼 있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총회 중에는 어떨까? 총회 내 여성의 역할은, 총회장 혹은 그 외 임원들 옷을 받아 준다든가, 아니면 상징처럼 여러 임원 가운데 한 명 정도 앉아 있는 정도였다. 그 이상의 역할은 없었다. 총대로 총회에 참석할 때를 대비한다는 이유로 방청석에서 방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총회는 예장통합에서 일어난 여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아주 의미 있는 제도다. 그런데 이 결정은 항상 남성 몫이다. 교회 안에서의 여성 비율은 60%다. 그런데도 여성 총대의 비율은 1.6%다. 총회 내에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여성 총대들 성향이 소극적이었던 것일까? 아니다. 여성으로서 총대가 되었다면 개교회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사람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총회에서 할 말이 없다는 것은 분위기의 힘일 것이다. 여성이 말할 수 없는 압도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 회의장 입구에서 인사하고 있는 여성들. (사진 제공 교회개혁실천연대)

총회에서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 하나가 여성들의 의전이었다. 각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이동 통로에 흰 블라우스에 스카프를 맨 집사님, 권사님들이 자리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직접 눌러 주며 이동하는 곳들에 대해 알려 준다. 왜 집사, 권사들이 엘리베이터 걸(girl)이 되어야 하는가. 손님들 손이 불편하기 때문인가? 아니다.

이번 총회 때 제일 큰 이슈는 이단 사면 문제와 여성 총대 할당제 문제였다. 특히 여성 총대 할당제 얘기가 나오자, 시작부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여성위원장 김예식 목사가 여성 총대 1.6%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존 각 노회당 1명의 여성 장로, 1명의 여성 목사를 총대로 세워 달라고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장로든 여자든 1명만이라도 청원한 것이다. 이후는 말하기 창피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만규 목사는 "교회가 현시대의 양성평등 의식과 맞지 않으니, 여성 총대 할당제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비아냥거렸고, 결국 한국 정서와 문화에 맞게 조율하라는 의견이 가결되었다.

교회 안에서 여성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희생의 자리만 요구된다. 한국교회 안에서의 개혁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이번 총회에서 교회와 사회의 양성평등 의식 수준 차이가 큰 것을 느꼈다. 여성위원회가 요구한 수준은 기껏해야 4.4%이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 문화와 정서와 맞지 않는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교회 목회자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학대학원 3년으로 목회 30년이 결정되는데, 30년 목회 안에 재교육 현장이 없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교회 개혁은 스스로 낮아짐, 포기함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남성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할 때 한국교회 개혁의 첫걸음이 시작될 것이다.

문선영 / 장신대 여학우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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