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정부는 9월 30일부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이석태 위원장) 활동을 강제 종료시켰다. 세월호특별법 시행 날짜인 2015년 1월 1일이 '위원회 구성을 완료한 시점'이라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억지 주장을 야당들은 결국 막지 못했다. 특조위 사무실에는 잔무 처리를 위한 공무원들이 파견됐다.

하지만 특조위원들은 10월 4일에도 전원위원회를 열었다. 이석태 위원장 이하 상임·비상임위원들이 '출근'했다. 새누리당이 추천한 황전원 상임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전원위원회는 이날 특조위 조사 활동 기간은 내년 2월까지고 지금도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예산을 주지 않는 정부를 상대로 '조사관 급여 지급'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 세월호특조위 활동이 강제 종료됐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특조위 상임위원이자 안전사회소위원장 박종운 변호사가 4일 저녁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열린 '고난함께' 기도회에 참석해 소회를 밝혔다. 박 변호사는 특별법 취지와 그동안 특조위가 겪었던 방해와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특조위의 계획도 언급했다.

박종운 변호사는 "우리나라에는 비슷한 참사가 반복돼 왔다. 세월호특별법에는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법령·제도·정책·관행에 대한 개혁 방안을 내놓게 돼 있고, 정부가 이를 지키도록 만들어 놨다. 수사권·기소권까지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법대로만 잘 진행됐으면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 사회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특조위원에게 임명장이 발급되는 것부터 시행령 제정, 인력·예산 문제 등 모든 게 순탄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렵게 특조위를 시작했지만, 올해 4~5월이 되자 조사관들의 실력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작업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부가 6월 말로 조사 활동을 종료시킨 것이다.

특조위는 7월 말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국민과 국회, 특히 야당 의원들에게 조사 활동 기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가족들도 '사생결단식'을 하면서 거들었다. 그러나 결국 특조위 활동 기간 보장과 특별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10월을 맞게 됐다.

▲ 박종운 변호사를 비롯한 특조위원들은 10월 4일에도 출근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박종운 변호사는 "안전사회소위원회 같은 경우 예산이 모자라 어떤 연구 용역 같은 것을 진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180번 회의를 하면서 안전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연구했다. 이제 겨우 1차 초안을 만들다가 중단된 상태다"라고 했다.

그는 "원래 조사 활동을 한 후에 종합 보고서를 쓰게 돼 있다. 그런데 조사 활동이 멈춰 버려서 중간 점검 보고서밖에 만들지 못했다. 이 자료는 특조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런 상태라면 홈페이지도 언제 닫힐지 모른다"고 했다.

특조위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의 공식적인 입장은, 조사 활동 기간은 내년 2월 3일까지이고 종합 보고서 작성 기간은 5월 3일까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공무원 신분이고 조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정부가 권한을 모두 빼앗았기 때문에, 어떤 실효성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10월 1일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에서 4·16가족협의회가 밝힌 것처럼, '국민조사단' 구성과 새로운 특별법 제정을 위해 힘을 모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특조위가 아니더라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져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운 변호사는 "나는 '고난함께'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리스도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난과 고통에 함께하는 것. 그게 바로 내 신앙고백이다"라고 말했다. 광화문에 가서 가족들 얼굴 한번 보는 것, 안산에, 팽목항에 가는 것도 함께하는 것의 일환이라고 했다.

▲ 고난함께 기도회는 감신대 교정에서 열렸다. 약대교회 송규의 목사(사진 아래)가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냥 함께해 주는 것뿐"이라고 설교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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