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죽은 자 거지 취급당하고 여행 가다 죽은 자 황제 대우 받는다' 
'임금이 적어서 노조 합니까? 그럼 실업자들 많으니 일자리 그들에게 돌려주십시오!'
'이슬람 국가와 경제 협력하다 테러리스트 숨어 들어온다'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10월 4일, 광주광역시청 앞에 황당한 플래카드 여러 개가 걸렸다. 세월호 유가족, 백남기 농민, 노조를 비판하는 현수막이었다. "6·25 참전 용사들은 최고 10만 원 약값 지원받는데 세월호 애들은 최고 대우받는다"고 적혀 있다.

이 현수막을 내건 곳은 '기독당'(대표 박두식 목사)이다. 성경이 말하는 기독 정신을 실현하고 알리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정당이다. 지난 총선 때 약 13만 표를 얻어 0.54% 득표율을 기록했다.

플래카드를 본 사람 대부분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해당 내용을 다룬 <경향신문> 기사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한 예수의 가르침과 다르다", "종교 장사치다", "기독교라는 타이틀은 빼라", "자기 자식이 죽었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등 비판적인 댓글이 달렸다.

▲ 박두식 목사가 대표로 있는 기독당. 지금까지 여러 차례 현수막 논란이 있었다. 사드 논란이 있을 때는 핵무기 보유 및 사드 배치를 찬성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기독당 현수막 논란은 올해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퀴어 퍼레이드 반대, 핵 보유 및 사드 배치로 안보 유지 등을 주장해 입길에 오르내렸다. 이들이 내건 문구는 자극적이고 어떤 것은 황당하기까지하다.

'인간 생존권 및 직장 말살시키는 컴퓨터 인공지능 등 무인발권기 폐쇄하자!'
'국가 안보와 국민들 생명을 위하여 사드 배치와 핵무기 보유를 적극 추천합니다'
'동성애 축제 막아 주세요. 에이즈 치료비까지 100% 혈세 지원이 웬 말인가! 경제 무너집니다'

세월호? 여행하다 죽은 사건일 뿐…대우가 과하다

10월 5일 기독당 대표 박두식 목사와 통화했다. 수화기 너머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찬양이 흘러나왔다. 박 목사는 '기독당' 이름으로 걸린 현수막 내용을 모두 알고 있었다. 광주광역시청 앞에 걸린 플래카드 문구 역시 자신이 직접 결재한 것이라 했다.

세월호 관련 문구에 대해 물었다. 그는 플래카드에 적힌 내용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이 약자가 아니라는 점을 누누이 강변했다. 여행하다 죽은 일로 국가유공자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기 때문에 약자가 아니라고 했다. 대우가 과하다고 주장했다.

백남기 농민 사건은 불법 데모에서 비롯된 일로, 논의 출발부터 바르지 않다고 했다. 합법적으로 데모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사인을 두고 의학계에서 논란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검경 주장대로) 정정당당하게 부검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두식 목사는 사람들이 백남기 농민 사건을 두고 공권력 남용에 의한 죽음이라고만 이야기하는데, 이는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본 전경들은 어떻게 할 거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 기독당에서 조용기 목사 등 53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왼쪽에서 네 번째가 박두식 목사.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슬람? 사랑할 수 없다!

박 목사는 이슬람에 대해 여전히 전투적인 입장이다. 사랑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슬람은 종교가 아닌 테러주의자 집단이라는 것. 사람들이 이슬람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 테러는 이슬람 내 특정 집단만 일으킨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이슬람 자체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사드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무력에는 무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북한에서 핵무기를 만드는데 보고만 있을 수 없다. 티베트 달라이라마는 중국과의 문제를 종교와 평화로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결국 망했다. 우리도 티베트처럼 북한에 당할 수 있다. 상대방이 무력으로 나올 때는 대응해야 한다."

예수님도 기독당이 내세우는 주장에 동의할 것 같냐고 물었다. 박두식 목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그렇다. 그래서 이 정책들을 내놓았다. 예수님이라도 (똑같이)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독당 발언으로) 파장이 일어나도 우리는 이 길을 당당히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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