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고금리·다중 채무로 고생하는 청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청춘희년네트워크(설성호 본부장)는 올해 하반기부터 '부채 ZERO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청년(35세 미만)에게 1인당 200만 원을 무이자로 대출하고, 정기적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대상자에게 희망 지원금 50만 원을 지원한다.

청춘희년네트워크는 단순히 돈만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원 대상자가 재정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점검해 더 이상 빚을 지지 않도록 돕는데 집중한다. 두 차례 상담을 진행해 재무 상황을 파악하고, 자산·부채 조정 계획을 세운다. 지원 대상자들은 더바짝모임(3회)에도 참여해야 한다. 상담과 교육으로 배웠던 재무관리를 실제로 잘 시행하고 있는지 점검받는 자리다.

청년 부채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일정 금액으로 채무 원금이나 이자 상환을 도왔다면 이제는 근본적인 문제에 손을 댄다. 빚을 양산하는 소비 습관, 재무관리 등을 교육해 채무자가 더 이상 빚을 지지 않도록 한다. 자조 모임을 조직해 지원 대상자들이 스스로 소득 규모에 맞게 재무 계획을 세우고, 서로 점검케 한다.

▲ 희년은행은 고금리 대출을 받은 청년들을 돕는다. 무이자로 대출하고 자조 모임을 운영한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금융 협동조합 출범…무이자 대출 전환…자조 모임 도입

금융 협동조합으로 청년 부채 문제에 접근하는 단체도 있다. 희년함께(공동대표 김경호·남기업·방인성·이대용·벤 토레이)는 올해 '희년은행'을 출범했다. 고금리 대출을 받은 청년들에게 무이자로 대출하기 위해서다. 높은 이자로 빚이 늘어나는 걸 막아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는 취지다.

희년함께 역시 대출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자조 모임을 강화했다. 채무자는 재무 상담과 교육을 받아야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재무 관리법을 익혀 저축과 대출 상환을 병행하게 하기 위해서다. 상환 기간은 채무자 상황에 따라 조정 가능하다.

희년은행 기금은 조합원들이 무이자로 출연한 출자금으로 마련했다. 개인과 단체 200여 회원이 출자해 5,000여만 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 희년은행, 장신고, 데나리온뱅크, 키다리은행, 도담도담하우스 등 금융 협동조합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는 금융 자조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4,350만 원을 출연했다. (사진 제공 사회연대은행)

금융 협동조합은 1800년대 초 시작해 유럽에서 통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아크은행이 대표적이다. 최근 일부 기독 단체와 대학생들 사이에도 금융 협동조합이 퍼지고 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남기평 총무)는 '데나리온뱅크'를 연말에 발족할 계획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장신대신용금고(장신고)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서울신학대학교 학생들도 비슷한 금융 협동조합을 준비 중이다.

지자체도 청년 부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에 나섰다. 지난 8월, 서울시는 희년함께·데나리온뱅크·장신고·키다리은행·도담도담하우스 등에 총 4,350만 원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각 단체가 진행하는 자조 모임이 활성화되도록 맞춤형 지원(교육·상담)을 할 예정이다.

9월에는 동작구 신용협동조합이 청년층에 특화된 자활 지원 활동으로 '청년 ZERO 캠페인'을 선정했다. 매년 1,000만 원씩 청춘희년네트워크에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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