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통합 101회 총회 이슈는 이단 특별사면이었다. 총대들의 반발 속에 이단 특별사면은 무위로 돌아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이단에서 시작해 이단으로 끝났다." 누군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성희 총회장) 101회 총회를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9월 26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총회 내내 이단 해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별사면은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던 직전 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이단을 사면해도 되는 줄 착각했다"며 총대들에게 사과했다.

총회 회무 마지막 날 특별사면위원장 이정환 목사도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일부 총대들은 이단 해제로 교단 위상이 약화됐다며 채 목사와 이 목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지만, 전반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66개 노회에서 파송한 목사·장로 1,500명은 이단 사면만큼은 잘못됐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보통 한 안건에 여러 의견이 따라붙기 마련인데, 이 문제에 있어서는 '일치'된 모습을 보여 줬다. 총대들의 일심은 "사면하면 끝이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던 이정환 목사의 사과까지 받아냈다. '대의 기구'가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 올해 남성 총대 비율은 98.4%를 차지했다. 여성위원회가 여성 총대 할당제를 요구하자, 총대들은 적극 반대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다른 한편으로, 아쉬움도 있었다. 이단 특별사면 논의를 제외하고, 예장통합 총회가 보여 준 의미 있는 '결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총회 셋째 날인 9월 28일은 실망감이 컸다. 이날 여성위원회는 '여성 총대 할당제'를 청원했는데, 총대들은 목에 핏대를 세워 가며 "아니오"를 외쳤다.

한 총대는 "강제로 할당할 문제가 아니다"며 반대했다. 여성 총대 할당제에 대한 반대 기류는 강했다. 지지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소수였다. 이단 문제에서 보여 줬던 일치·단결된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여성위원회 요구가 과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올해 예장통합 여성 총대 수는 역대 최다인 24명이다. 하지만 전체 총대 중 1.6%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위원회는 노회별로 1명씩, 그러니까 1,500명 가운데 66명의 여성을 보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무리한 요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예장통합은 20년 전부터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고 있지만, 총회에서 받는 대우는 박하기 그지없다. 예배만 해도 그렇다. 매일의 회무는 아침 예배와 함께 시작하는데, 예배 인도·기도·설교·축도 모두 남성 몫이다. 여성에게 주어진 건 '성경 봉독'뿐이다. 박인자 장로(여전도회전국연합회장), 김순미 장로(직전 총회 회록서기), 김예식 목사(여성위원회 위원장)가 맡았다.

나흘간 진행된 회무 시간, 여성 총대 발언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총회에서는 딱 한 번 나왔다. 여성 총대가 발언권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총회에 참석해 본 사람은 안다. 1,500명에 가까운 남성이 지배하는 공간, 여성이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와 구조라는 사실을.

이쯤에서 여성 총대 할당제를 찬성한 남성 총대 말대로 "사회는 양성평등 시대로 가는데, 20년 전부터 여성 안수까지 줘 온 우리 교단은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을 한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거룩한 교회는 내부 '개혁'부터

▲ 예장통합 101회 총회 주제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이다. 이성희 총회장은 거룩의 의미는 표준적인 것들로부터 따로 떨어져 구별되는 것이며, 탁월하고 비범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 101회 총회 주제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다. 이성희 총회장은 총회 개회 예배 설교에서 '거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거룩해진다는 것은 표준적인 것들로부터 따로 떨어져 구별되는 것이며, 탁월하고 비범해지는 것입니다. 거룩한 교회는 세상 조직과는 차별되어야 하며, 거룩한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과 달라야 합니다. 그래서는 교회는 조직이라 하지 않고 유기체라고 하며, 그리스도인을 성도라고 합니다."

거룩의 사전적 의미는 '뜻이 매우 높고 위대하다'이다. 뜻이 매우 높고 위대한 교회를 좇는 예장통합 교단과 교회들이, 이성희 총회장 지적대로 세상 조직과 차별되고, 세상 사람과 달라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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