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9월 26일 오전 7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100회 총회 임원진은 안산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누구보다 지쳐 있을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 안산제일교회에서 열린 101회 총회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가 울려 퍼졌다.

직전 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개회 예배에서 "특별히 아픔이 있고 눈물이 있고 고난이 많은 안산 땅에서 세월호 참사 2년 반을 지내고 주님 앞에 총회로 모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총회를 통해서 안산에 오시옵소서. 희생자 가족들에게 소망을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직전 서기 최영업 목사도 "유가족들이 남았고, 아직도 8가정은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채 눈물로 지새우고 있습니다. 아직 제대로 진실이 밝혀진 게 없이 하루하루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내니 주님 위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도했다.

▲ 예장통합 총회 현장에 세월호 부스가 설치됐다. 참사가 발생한 지 2년 반이 흘렀지만,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교단 문제를 논의하기도 바쁠 텐데 '세월호'를 기억하는 목소리가 나와 내심 반가웠다. 예장통합은 416가족협의회와 논의를 거쳐 1층 로비에 세월호 부스를 설치했다. 부스 바로 앞에는 엘리베이터가, 또 바로 옆에는 카페가 있어서 홍보하는 데 매우 좋다.

세월호 부스 자원 봉사자들은 지나가는 총대들에게 부지런히 '노란 리본'과 소책자, 유인물을 나눠 줬다. 몇몇 총대는 그 자리에서 소책자를 펼쳤다.

푸른색 책자 표지 중앙에는 '하나님도 아들을 잃어 보셨잖아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바로 밑에는 노란 글씨로 '세월호 가족들의 기도'라고 써 있다. 겉표지만 봤을 뿐인데 울컥 슬픔이 복받쳤다. 하나님을 향한 호소이자 하나님을 믿는 이들을 향한 절규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세월호 진상을 밝히기 위한 유가족과 시민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팸플릿 안에는 416가족협의회의 활동과 요구 사항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유가족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모를 독자들을 위해서 팸플릿에 나와 있는 내용을 소개한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하라 △특검을 가로막지 말라 △야당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특검 등 야3당 공조 협의체 구성하라 △국회는 9월 내에 특별법 개정과 특검 의결을 완수하라.

자식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는 부모들에게 "이제는 잊으라"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지겹다고 말하기 전에 다시 한 번 그들 이야기를 들어 보자.

세월호 참사 900일 범국민대회가 10월 1일 저녁 7시, 광화문416광장에서 열린다.

▲ "하나님도 아들을 잃어 보셨잖아요"라는 소책자 문구를 보고 울컥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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