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U SFC 학생들이 고신 교단을 상대로 성명을 발표했다. 위 사진은 20일 열린 제66회 총회 모습.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서울U SFC 학생들이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 제66회 총회를 앞두고 교단 목회자들을 향한 성명을 발표했다. 교단 목회자들이 제기한 안건에 반박하고, SFC 김동춘 대표간사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예장고신은 SFC지도위원회를 구성해 SFC를 지도, 감독하고 있다.

서울U SFC 학생들이 성명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 예장고신 일부 목회자가 SFC 정체성과 활동에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을 총회에 아래와 같은 안건을 제출했다.

△SFC 간사 선정 방법과 기준은 무엇인지 △SFC 행사에 초청된 강사가 개혁주의 신학을 가졌는지 △SFC출판부가 펴낸 책에 문제점은 없는지 △SFC 간사 중 동성애·진화론·이슬람·사회주의를 옹호하는 이는 없는지 △2015년 SFC가 전도해서 교회에 인도한 학생 수가 몇인지 묻는 내용이다.

교단 목회자들이 SFC 정체성과 활동에 문제를 제기한 사실은 SFC 김동춘 대표간사가 쓴 글을 계기로 확산됐다. 예장고신의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코람데오닷컴>은 8월 17일 논란이 된 김동춘 대표간사의 글을 게재했다.

교단 목회자들의 우려에 △진화론적 창조론 특강을 주관한 서울 지역 대표간사에게 책임을 물어 대표 보직을 사임케 했고 △좌파 사상을 가진 평신도 간사 2명이 권고사직 시켰으며 △개혁신학에서 벗어나 있는 일부 출판물을 주도한 출판부 편집장도 사임했다는 내용이었다.

대표간사 글 사실과 달라…교단 지적은 부당한 압박

서울U SFC 학생들은 성명에서 대표간사가 쓴 글에 반박하고 자신들 입장을 밝혔다. 김동춘 간사가 사실과 다른 조치를 거짓 서술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서울 지역 대표간사가 보직에서 물러나고 평신도 간사 2명이 사직한 이유는 교단의 우려와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대표간사가 간사에게 좌파 사상을 가졌다는 표현을 사용한 점과 간사들이 사퇴하게 한 조치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김동춘 대표간사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예장고신 목회자들에 대해서는, 특강 내용을 검토하지 않고 문제 제기하고 복음에 기반한 사회참여 활동을 '복음이 아닌 사회변혁', '지나친 사회참여 강조' 등으로 비판한 점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무분별하게 제기되는 안건이 SFC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울U SFC 학생들은 교단이 성명서 의견을 수렴하고, 앞으로 문제되는 사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교단과 간사 지도부, 학생들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서울U 학생신앙운동원 공동 성명서
(SFC에 관한 고신교단의 우려와 이에 따른 간사지도부의 조치에 대하여)

학생신앙운동(SFC)은 시대와 교회를 위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기도 모임으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신앙 운동입니다. SFC는 1950년대 중반 신학적 자문을 받기 위해 고신 교단으로부터 지도위원을 위촉받았습니다. 그리하여 SFC는 고신 교단과 함께 개혁주의 신앙과 신학을 바탕으로 강령 구현의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이 운동은 단지 교단 내의 교회 연합 차원에서 멈추지 않고 학원 선교 운동으로 뻗어나갔고, 1989년 ‘학생신앙운동 언약문’을 통하여 운동의 범위를 학원 문화 변혁 운동과 사회참여 운동에까지 확장하는 데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이와 같은 운동의 확장은 시대의 요청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최근 SFC의 정체성에 대해 고신 교단의 몇몇 노회에서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9월 20일 열릴 교단 총회의 헌의위원회에 SFC 간사의 활동과 신학 사상, 수련회 강사 섭외, SFC의 전도 활동 등에 대한 질의 안건을 상정한 것입니다. 이에 SFC 대표간사는 질의에 대한 답을 준비하였고, 그 글이 8월 17일 고신 교단 언론인 ‘코람데오닷컴’에 게재되어 운동원과 간사 및 교단 내외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SFC대표간사가 쓴 이 글은 그 작성 배경과 내용 및 표현이 매우 부적절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한 서울U SFC 운동원들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이 성명서를 통해 전하고자 합니다.

<코람데오닷컴>에 게재된 SFC 대표간사의 글에서 첫째로, 총회에 보고하기 위한 글이라는 명목 하에 사실과 다른 조치를 거짓 서술한 것은 심히 부당한 이중적 입장 표명입니다. ‘서울 지역 수련회에서 진화론적 창조론 특강을 주관한 서울지역 대표간사를 보직 해임 후 본부 발령 대기시켰다’는 서술과 글의 초고에 있던 ‘좌파 사상을 가진 일부 간사를 권고사직하였다’는 서술은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는 간사 지도부에 의한 보직 해임 및 권고사직이 아닌 간사들의 자진 사임임에도 총회의 의혹을 대충 무마시키기 위해 거짓 서술한 것입니다. 이후 논란이 되자 이 문장을 한마디 공식적 사과와 해명도 없이 삭제한 것은 더욱 거짓된 행위입니다. 서울U 대표간사가 보직을 내려놓은 것과 2명의 간사가 간사직을 사직한 것은 진화론적 창조론 특강을 주관한 것에 책임을 졌기 때문도 아니요, 좌파 사상을 가졌기 때문도 아닙니다. 둘째, 운동원들은 SFC대표간사의 이중적 입장 표명을 위해 사용한 단어 및 표현들에 큰 실망을 느낍니다. 글의 초고에 있던 ‘좌파 사상’이라는 단어는 간사들과 운동원들의 신앙을 정치 이데올로기로 매도하였습니다. 이뿐 아니라 타 교단 학생을 고신 교단의 열매라고 표현한 것과 전도 및 수련회의 성과를 단순히 숫자로 비교한 것은 SFC대표간사가 생각하는 SFC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셋째, SFC 대표간사 및 간사지도부가 교단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 간사들에게 취한 조치는 매우 부당합니다. 수십 년간 SFC를 위해 헌신해 온 2명의 간사를 더 이상 간사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압박하여 자진 사퇴하게 만든 것은 용납될 수 없는 부당한 조치입니다. 이는 교단의 질의로부터 간사들을 대변해야 할 대표간사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고신 총회 헌의위원회에 상정된 4개 노회(동대구노회, 북부산노회, 서부산노회, 동부산노회)의 안건에 대한 서울U 운동원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강의에 대한 비판은 실제 강의 내용을 직접 검토한 후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평가를 들어보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서울‧경기인천‧전라지역 대학생 겨울수련회를 기획했던 학생위원들은 전체특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회의 전체 주제(“여호와를 기뻐하라!”)가 교회 내부뿐만 아니라 삶의 전 영역 가운데서 누려야 할 가치임을 확신하였습니다. ‘신앙과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우종학 교수의 강의를 듣기로 결정한 것은 학생 조직 내의 적법한 절차를 통한 것이었습니다. 강의를 통하여 우리는 진화와 진화론, 진화주의의 개념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고,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한 몇 가지 신학적 견해를 소개받았으며, 근본주의·문자주의의 한계를 극복하여 바른 창조 신학을 정립할 것을 요청받았습니다. 즉, 문제시되는 전체특강은 유신론적 진화론의 우위를 설파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일부 노회의 문제 제기는 의도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당혹스럽습니다. 강의에 대한 비판은 실제 강의 내용에 대해 성경적‧신학적 근거에 기반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관계에 따라 합리적인 비판을 제시하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으며, 강의를 들은 운동원들과의 소통도 없었습니다.

둘째, 우리가 배우고 실천하는 사회참여운동은 복음에 기반한 운동입니다. 삶의 전 영역에서 교회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운동인 것입니다. 하지만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소문에만 근거하여 ‘복음이 아닌 사회변혁’, ‘지나친 사회참여 강조’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마땅히 우리의 삶의 모양에 근거하여 평가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말씀을 통하여 이 시대에 만연한 죄악의 작동 원리를 배우고 분별해 왔습니다. 이 시대를 지배하는 우상을 깨뜨리기위해, 현실 사회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실천을 상실한 피상적 신앙을 경계하며, 배운 바를 구체적인 삶으로 녹여내고자 여러 운동을 전개해왔습니다. 시험에서의 부정행위에 대한 각성을 요구하고, 학내의 소외된 청소노동자들을 찾아갔습니다. 자본주의적 욕망에서 벗어나 우리의 소유를 자유롭게 나누고, 개개인을 파편화하는 시대의 움직임을 거슬러 함께 하는 밥상으로 모였습니다. 우리의 운동은 성경적 진리와 가치관을 삶으로 살아내려는 우리의 노력이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양심의 표출이며, 그것은 곧 교회당이라는 건물을 넘어 세상 한복판에서 그 사명을 감당하고자 하는 교회적 운동입니다.

셋째, 학생신앙운동을 한계 짓고 간사들을 압박하는 노회의 안건에 우려를 표명합니다. 이미 지적했듯이 학생들의 배움을 제한하고 운동을 한계 짓는 일부 노회의 안건들이 이번 총회 헌의위원회에 상정되었습니다. 이러한 노회 안건들은 SFC대표간사가 이중적 입장표명을 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며 앞서 두 명의 간사가 자진사임하게 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사와 학생들의 사상과 행동을 일거수일투족 검증하고 제한하려는 일부 노회의 안건은 지도를 넘어서는 감시와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사회참여 운동을 ‘복음이 아닌 사회변혁’으로 단순 치부한다거나 강사 섭외 과정에서 ‘개혁주의 신학교육에 반하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쉽게 판단하는 일부 노회의 안건은 합리적 근거 없이 제기되는 부당한 안건입니다. 이에 노회가 무분별하게 제기하는 안건들이 SFC의 운동을 제한하고 간사들의 인사를 부당하게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음에 우려를 표합니다.

이번 사태는 여전히 서울U 운동원들뿐 아니라 전국의 학생신앙운동원들에게 애통과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과 삶을 부정한 이 사태를, 이 아픔의 시간을 묵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입장을 위와 같이 표명하였으며 이에 따르는 요구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기합니다.

① 코람데오닷컴에 게재된 글로 고통받는 운동원들과 간사들에 대한 SFC대표간사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합니다. 또한 대표간사로서 간사와 운동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것을 요구합니다. 

② 고신교단 총회가 성명서를 충분히 고려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③ 문제되는 사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고신교단과 간사지도부, 학생신앙운동원들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을 요청합니다.

SFC는 1950년대 중반 이래로 말씀과 기도와 재정을 통한 고신교단의 공식적인 지도와 지원으로 지금까지 건강한 공동체로 자라왔습니다. 이번 사태는 스승과 제자, 사랑하는 남녀, 부모와 자식과 같이 긴밀하고 깊은 관계에 있던 고신교단과 SFC, 그리고 SFC 내부의 오래된 갈등과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 오래된 문제를 피하지 않고 직시하여 함께 풀어나갈 때, 문제는 일정 부분 해결되고 서로의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바로 세워져갈 것입니다. 이 난관을 넘어 바울이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갈1:8)이라고 했던 그 단 하나의 복음을 따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15:12)라는 예수님의 계명에 순종하여 서로 사랑하며,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2:22)라는 말씀대로 함께 지어져가는 성도의 교제가 우리 안에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16. 9. 19. (월) 서울U 학생신앙운동(S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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