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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참석했다는 만국회의, 공허한 이유

[기자수첩] 세계 평화 이뤘다는 근거 없는 주장만 반복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6.09.20  11: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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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사자인 우리 일행은 국경도 인종도 종교도 초월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하늘의 뜻을 받들어 평화의 답을 가지고 지구촌을 스물네 차례나 돌고 돌았다. 우리가 간 곳마다 하는 일마다 형통했다. 분쟁이 있는 곳에는 평화가 오고, 각 국마다 새싹이 나오고 있다. 평화라는 두 글자 속으로 너도나도 들어오고 있다."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지난 18일 열린 '만국회의 2주년 기념 평화 축제(만국회의)'에서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이만희 대표가 전한 기념사 일부다. 이 대표는 자신이 가는 곳마다 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의 씨를 심었다며, 스스로 평화의 사자라 치켜세웠다.

이만희 대표 기념사에 이어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김남희 대표 축사도 살펴보자. 내용은 기념사 못지않다.

"이만희 대표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우리는 전쟁 공포 속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이 대표는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지구촌 곳곳에 평화를 전하고 또 전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평화가 필요한 현장에 찾아가 평화의 씨를 심었다.

이만희 대표 행보는 진정 하늘이 우리 인류를 위한 평화의 사자임을 증거한다. 이분을 따르는 평화의 사자들만 해도 전 세계 수십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지구촌 곳곳에서 HWPL의 날이 제정되고, 평화 공원과 평화 기념비가 설립되고 있다."

   
▲ 이만희 대표는 "하늘의 뜻을 받들어 평화의 답을 가지고 지구촌을 스물네 차례나 돌았다"고 말했다. 김남희 대표는 이만희 대표를 평화의 사자라고 치켜세웠다. (만국회의 영상 갈무리 편집)

만국회의를 취재하러 왔다가 두 사람 말을 들으며 고개가 갸우뚱했다. 이만희 대표가 평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가는 곳마다 커다란 성과를 이뤘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가 평화를 외치며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하더라도, 그 덕에 지구촌 곳곳에 평화가 찾아왔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이 대표가 살고 있는 한반도조차 평화와 거리가 멀다. 최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남북 갈등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에서는 선제타격론이 제기되고, 언론에서는 주변 국가 개입으로 한반도가 3차 대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만희 대표가 이뤘다는 평화는 어디를 두고 한 말일까.

HWPL는 만국회의를 앞두고 공세적으로 필리핀 민다나오섬 분쟁 해결 사례를 알렸다. 2014년, 이만희 대표 주도로 필리핀 정부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이 40년 만에 평화협정을 체결했다는 주장이다. 당시, <연합뉴스>, <중앙일보> 등 주요 언론사도 이 주장을 앞다퉈 보도했다. 7월에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간디 비폭력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는 제대로 확인된 바 없다. 확실한 건, 필리핀 민다나오섬 분쟁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다. 작년 1월 이 지역에 체류하던 한국인이 이슬람 반군에 납치됐다가 10월 사망한 채 발견됐다. 한국 정부는 민다나오섬을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달 초에는 민다나오섬 다바오시 야시장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10명이 즉사했다.

이만희 대표에게 간디 비폭력 평화상을 수여한 '마하트마 간디 비폭력 평화상 위원회'도 어떤 곳인지 전혀 알려져 있지 않고, 홈페이지도 없다. 주요 언론들은 이만희 대표 수상 소식을 알리면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도 간디 비폭력 평화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들이 간디 비폭력 평화상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수여 기관이 다르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평화와화해를위한국제상위원회로부터 '간디 평화상'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세계평화를위한국제교육자협회'에서 2009년 '마하트마 간디 국제 비폭력상'을 받았다.

   
▲ 참석자들은 행사 내내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만희 대표와 HWLP를 높이 평가했다. 위 사진은 만국회의 참석자들이 카드섹션으로 'Peace Advocate(평화의 사자)'를 표현하고 있는 모습. (만국회의 영상 갈무리)

만국회의는 HWPL이 세계 평화와 종교 대통합을 기치로 삼고 개최한 행사지만, 사실은 신천지가 외부에 세를 과시하고 내부적으로는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행사에 가깝다. HWPL 대표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다. 만국회의에 참석한 HWPL 회원들도 대부분 신천지 교인이다.

만국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이 하나같이 이만희 대표와 HWPL를 치켜세우는 것도 신천지 활동 명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 세계에 평화를 이룬 평화의 사자라며 마치 대단한 성과를 일군 것처럼 말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어떤 일을 어떻게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교회와신앙>에 따르면, 2011년 8만 명이던 신천지는 현재 15만 가까이 급증했다. 교회에 '추수꾼'을 투입해 정보를 빼내고, '산 옮기기' 같은 방법으로 수많은 개신교인을 신천지로 데려갔다. 이날 만국회의에서는 전 세계 사회 및 종교 지도자들이 이만희 대표를 지지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제 세가 어느 정도 커졌겠다, 자기 활동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며 정통성을 인정받으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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