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 (국회방송 생중계 갈무리)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차라리 시위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게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9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서 황 의원은 "시위가 없으면 경찰이 본인 행위 때문에 한 국민이 다치고 위중한 상황에 빠진 것에 가슴 아파하지 않아도 되고, 경찰청장도 자랑스럽게 퇴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황영철 의원은 "오늘 청문회가 중계되고 있다. 지켜보는 국민들, 경찰 조직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을지 답답하다.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어느 한쪽에서는 '살인미수', '(경찰이) 독재 정권의 하수인을 자임했다'고 얘기하고, 또 한쪽에서는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의 폭력성'에 대해 논쟁하고 있으니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답답하다. 진영 논리를 떠나서 사안의 핵심을 인지하게 하고, 판단을 국민에게 내리게 하는 것, 그게 청문회 본연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고 입을 뗐다.

그러나 그는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질문보다 살수차를 운용한 한석진 경장에게 나이와 결혼 여부, 현재 심경 등을 물었다. 한 경장은 "규정과 지시에 따라 살수했는데 결과적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져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당시 시위대가 차벽을 밧줄로 끌어당기고 있었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살수했다. 한 사람을 조준한 게 아니라 안전하게 살수하기 위해 상하좌우로 왔다 갔다 했다"고 말했다. 평소 시위대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은 없다고 했다.

황영철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어쨌든 대한민국에 이런 폭력 시위는 없어져야겠다, 아니 차라리 시위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일 것이다. 시위가 없으면 경찰이 본인의 행위로 인해 한 국민이 다치고 위중한 상황에 빠진 것에 대해 더 이상 가슴 아파하지 않고, 경찰청장도 자랑스럽게 퇴임하고"라고 했다.

황 의원은 사건 내용과 맞지 않게 "(경찰청장은) 경찰 조직에 '정말 열심히 하고 퇴임했다', '대한민국 안녕 질서를 위해 경찰이 정말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남기고 싶으셨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또 "결론은 재판을 지켜봐야겠지만, 병원에 위독하게 누워 있는 백남기 농민이 꼭 깨어나서 백남기 농민의 가족과 경찰청장, 그리고 한석진·최윤석 님이 다 함께 한자리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감싸 안고 함께 그 아픔을 나누는 모습이 보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여당은 시위대의 폭력 시위를, 야당은 경찰의 과잉 진압을 부각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청문회에서는 여야의 입장 차가 확연히 갈렸다. 여당 의원들은 백남기 사건을 경찰이 불법·폭력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사고로 규정하려 하고, 야당 의원들은 시위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경찰도 과잉 진압한 부분에 있어 사과해야 한다고 맞섰다.

특히 새누리당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집회·시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감추지 못했다. 강 전 청장은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의 "근본적으로 시위가 왜 발생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의사 표현 장치와 법률적인 구제 절차가 완비되어 있다고 본다. 그런데 거기에 따르지 않고 폭력이나 다수의 위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나쁜 관행이 아직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과격 시위가 일어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용호 의원이 "경찰청장을 지낸 사람이 집회·시위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시위가 발생하는 이유는 불평등한 구조에 대해 정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자, 강 전 청장은 "집회·시위 자체가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폭력 시위가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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