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기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경찰이 작년 11월 민중총궐기 때 살수차 사용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의혹이 드러났다.

9월 1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행정실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청문회에서, 박남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백남기 농민에게 직사 살수한 '충남9호' 사용 보고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경찰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지시를 받은 4기동단장의 살수 명령을 받아 경고 살수 1회, 곡사 살수 3회, 직사 살수 2회 등 총 5회 맑은 물 및 최루액(0.5% 농도로 약 4,000ℓ 살수함)"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박남춘 의원이 제시한 현장 CCTV 화면에는 충남9호가 7회 모두 직사 살수한 장면이 포착됐다. 백남기 농민은 네 번째 물포를 맞고 쓰러졌다. 박남춘 의원은 "이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언론에 뿌렸다"며 증인들을 추궁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신윤균 영등포경찰서장, 한석진 경장(살수차 운용자)은 보고서를 저렇게 기록한 것을 모두 인정했다. 7회 직사 살수한 장면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신윤균 서장은 "횟수에 대해서는 지금 기억할 수 없다. 살수할 때 왕복 살수를 했다. 직사 살수도 했고…"라고 대답했다. 강신명 전 청장은 "당시는 생중계되는 상황이었다. 경찰이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횟수나 이런 경미한 사안을 가지고 경찰 전체가 잘못됐다고 평가하는 건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남춘 의원은 "7회나 직사 살수를 했다는 건 살기를 띤 거다. 저런 경찰을 국민이 어떻게 신뢰하겠나. 정무직 청장은 그것만으로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사과를 다시 한 번 촉구했으나 강 전 청장은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데 결과만 보고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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