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제일감리교회에서 열린 동성 결혼(사진: Reconciling Ministries Network)

[미주 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미 연합감리교회(United Methodist Church·이하 UMC)가 동성 결혼 주례와 관련해 일관성 있는 정책을 보여 주지 못해 교단 내부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샬롯에 위치한 제일연합감리교회의 밸 로젠퀴스트 목사는 금년 4월 23일 그녀의 교회에서 존 로마노와 짐 윌본의 동성 결혼을 주례했다. 문제는 UMC는 현재 목회자가 동성 결혼 주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 정책을 위반할 시 교단 목회자는 직업을 잃거나 교단 재판에 회부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면직 사유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연회는 지난 6일(화) 로젠퀴스트 목사 건에 대해 합의에 이르렀으며, 그녀는 제일연합감리교회에서 사역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교단 관계자인 에이미 콜스는 "지난 4월 23일 동성결혼 주례이후 로젠퀴스트 목사와 지역 연회장인 래리 굿패스터 주교에 대한 다수의 소장이 접수되었다"라며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으며 로젠퀴스트 목사는 사역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합의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교단이나 로젠퀴스트 목사 모두 오는 2018년까지 합의와 관련한 어떠한 언급도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애 허용은 임박했다"

UMC 교단은 1972년부터 장정을 통해 '모든 사람이 종교적인 가치가 있지만, 동성애의 행동은 기독교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정의함으로 동성애를 반대해왔다. 또한, 2004년부터는 동성 결혼을 주례하는 것은 교회법에 따라 처벌 가능한 위법행위가 되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총회에서 찬성 428명, 반대 405명의 근소한 차이로 동성애 성직자 임명과 동성 결혼에 대한 법안을 4년 뒤인 2020년에 열리는 총회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결정함으로 동성 결혼 허용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한, 오는 2018년도에는 특별연회를 열어 동성애와 관련한 권고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교단 내부에선 이번 로젠퀴스트 목사와 관련한 결정이 동성 결혼을 바라보는 교단의 미래의 시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교단의 결정에 반대 입장을 전개한 UMC 소속 목회자는 "동성 결혼에 관한 교단법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로젠퀴스트 목사에 대한 교단의 결정은 2020년 총회의 결정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UMC 속속의 한인 교회 연합체인 한인총회에는 약 300여 교회가 소속되어 있으며, 소속 교회 대부분은 동성 결혼과 동성애 성직자 안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UMC 교단 소속의 한인 목회자는 "미 연방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화 이후 교단 내부적으로 많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인 교회들은 내부적으로 요동을 막을 수 있는 자체적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장로교(PCUSA)가 동성 결혼 허용 이후 걸어온 길은 우리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양재영 / <미주뉴스앤조이> 기자
본보 제휴 <미주뉴스앤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