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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 교계 압박에 인권조례안 '성적 지향' 삭제

동성애 옹호·조장 이유로 반대…지자체·교육청 인권조례 입법 때마다 몸살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6.09.05  20: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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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국회에서 제정하려는 차별금지법과 지방자치단체 혹은 교육청에서 제정하려는 인권조례 앞에 늘 붙는 수식어가 있다. '동성애 옹호·조장'. 이 논거로 한국교회 교인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한 차별금지법이 '동성애 반대'를 외치는 교회 가르침을 불법으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반대 운동으로 2007년 상정된 차별금지법은 아직까지 국회 계류 중이다. 차별금지법과 비슷한 법안이라도 발의되면 교계는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교인들 표를 잃을까 두려운 국회의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별 관심이 없다.

국회만 표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 교육청 단위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는 곳이 많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체적으로 인권조례를 만들어 지역민들 권리를 보장하려 한다. 이때 조례에 '성적 지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면 교계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힌다. 결국 해당 교육청이나 지자체는 몸살을 앓다가 해당 단어를 삭제하는 경우가 잦다.

   
▲ 광진구청 '구청장에 바란다' 코너에는 8월 23일부터 매일 인권조례에 반대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광진구청 홈페이지 갈무리)

인권조례 만들려다 의견 폭탄 맞은 광진구청

8월 말, 서울시 광진구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광진구청(김기동 구청장)은 8월 10일 광진구 관보에 '서울특별시 광진구 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입법 예고했다. 조례를 제정하기 전 주민들에게 입법 취지와 내용을 미리 알려 의견을 취합하기로 하고 그 시한은 8월 30일까지 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8월 23일, 한 교계 신문이 이 내용을 보도했다. 교계 내 반동성애 단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는 블로그에 관련 내용을 올린 후, 이 글을 교회 단체 카톡창 등으로 퍼 날랐다. 항의할 수 있는 전화번호, 반대 의견을 남길 수 있는 홈페이지 주소까지 소개했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은 광진구청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남겼다. 광진구 주민에 적용되는 인권조례지만 주민이 아닌 사람들도 대거 글을 남겼다. 대부분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옹호하고 조장하기 때문에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이는 인권조례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광진구기독교연합회(연합회·조기호 회장)도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연합회는 긴급 모임을 갖고 "광진구기독교연합회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모든 교회가 힘을 합해 반드시 폐지시키겠다"고 결의했다.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 때 했던 것처럼, 연합회는 8월 28일 각 교회 단위로 항의 서명을 받았다. 소속 교회들은 주일예배 시간에 '광진구가 동성애를 조장하는 입법을 예고했다'는 광고와 함께 교인들 서명을 독려했다. 이때 모은 서명지를 광진구청에 제출했다.

광진구청은 전방위적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인권조례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한 사람이 약 4,600명이라고 밝혔다. 그중 반대 의견만 4,500건이다. 광진구 인구는 약 36만 명. 1.25%가 반대 의견을 냈다.

   
▲ 광진구기독교연합회는 광진구청이 인권조례를 입법 예고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긴급 모임을 열었다. (사진 제공 광진구기독교연합회)

인권조례 제정하면 교회 탄압받나

입법 예고 기간은 인권조례 초안을 공개한 후 문구에 이상한 부분이 없는지 주민 의견을 듣는 기간이다. 이 관계자는 '성적 지향'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인권조례는 향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작성해 구의회 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가지 아쉬움을 표했다. 반대하는 것은 좋지만 어떤 사안인지 전체적인 맥락을 잘 알아보고 반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광진구에서 동성애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이 사실이냐고 묻는 전화도 받았다며, 사람들이 글을 퍼 나르는 과정에서 사실과 전혀 다른 말을 붙인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인권조례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제정하려고 한 것인데, 그런 면에서 좀 아쉽다. 평소에 목사님들을 존경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진구 인권조례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4항을 따온 것이다. 실제 은평구도 이 법안과 비슷한 인권조례를 제정했다. 은평구청은 지난 2014년, 시민단체와 함께 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민·관 TF팀을 만들어 2015년 10월 인권조례를 최종 공포하고 시행했다. 2016년 4월, 인권조례에 명시된 것처럼 구청 1층에 은평구 인권센터를 개설했다.

교회는 동성애를 옹호·조장하는 인권조례가 통과되면 더 이상 동성애 반대 운동을 펼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 그런지 은평구 인권센터에 물었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올해 개소한 이래 교회에 동성애와 관련한 권고 사항을 전달한 경우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인권조례는 '차별하면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뿐 강제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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