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능신교에 남편을 빼앗겼다는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이단상담연구소 박형택 목사는 피해자 태영 씨 사례를 소개하면서, 국내에 대거 유입 중인 중국 종교 난민 신청자 상당수가 전능신교 신도들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중국계 기독교 신흥 세력인 '전능하신하나님교회(전능신교)' 신도들이 대거 한국에 이주하고 있다. 가족을 놔두고 홑몸으로 중국을 떠나면서, 가정이 깨지는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33살 중국인 태영(가명) 씨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9월 1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박형택 소장)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나와 피해를 호소했다.

4살 난 아들을 데려온 태영 씨는 지난해 4월 가출한 34살 남편 이비(李飞) 씨를 찾아 달라고 한국 사회와 언론에 간청했다. 이비는 본명이 아닌, 전능신교에서 받은 영명(靈名)으로 알려졌다.

태영 씨는 남편이 중국 국가회의센터에서 일하던 엘리트였고, 아들을 낳고 행복한 환경에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상한 종교에 빠진 조짐이 전혀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한 후 사라졌다고 했다. 이유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남편을 찾아 두 번이나 한국에 왔고, 그중 한 번은 정부 도움을 받아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남편은 중국에 돌아가기를 거부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들과 놀아 주던 남편은 이내 전능신교 관계자들과 돌아갔다. 현재는 남편 소재를 명확히 알 수 없고, 전능신교 측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재림 그리스도는 동방 여성" 주장…"하나님의 집에 다른 가족 억지로 데려오지 말라"는 교리도

전능신교는 위트니스 리로 알려진 중국 호함파에서 파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능신교 특징에 대해 발표한 이단 연구가 이인규 권사(평신도이단대책연합)는 호함파 출신 조유산·양산빈 부부가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라는 말씀을 핵심 구절로 삼아 전능신교를 창시했다고 밝혔다. 동편은 중국을 의미하고, 이곳에 재림주가 온다고 본다. 이 때문에 전능신교는 '동방번개'로도 불린다.

이비 씨가 아내와 어린아이를 두고 한국으로 떠나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박형택 소장은 전능신교가 가족을 분리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가족 관계 단절서'를 작성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전능신교의 십계명인 십조행정(十條行政) 제10계명에 근거를 둔다.

"하나님의 집에 사람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안 믿는 친척(자녀, 남편, 아내, 자매, 형제, 부모)은 억지로 데려오지 말고, 필요 없는 사람이 와서 머릿수를 채우는 것도 필요 없고, 자원한 마음이 없는 사람도 교회로 데리고 오지 말라"고 되어 있다. 남녀 관계를 엄격하게 금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본다.

이인규 권사에 따르면, 전능신교는 이 세상을 세 개의 시대로 구분한다. 첫 번째가 율법 시대고 두 번째가 은혜 시대, 그리고 지금을 '국도(國度) 시대'로 지칭한다. 여호와 하나님의 시대가 율법 시대, 예수 그리스도가 임한 시대가 은혜 시대다.

국도 시대는 재림주 시대인데, 이는 남성의 몸으로 서방에 온 예수와 달리 여성의 몸으로 동방 중국에 임한다. 이인규 권사는 전능신교가 '전능자' 재림 그리스도로 양산빈을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남편 조유산은 제사장 위치에 있다.

이 권사는 이탈자에 대한 가혹한 보복도 전능신교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호법대'라고 불리는 이 조직은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을 붙잡고 무자비하게 보복한다고 했다. 이 권사는 이들이 배교한 사람을 죽여 발바닥에 문양을 새겼다는 피해자 카페 게시물도 공개했다.

이인규 권사는 조유산 부부가 중국 공안을 피해 미국에 생활하면서 신도들의 돈으로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십조행정 제3계명 "사람은 금전·물질뿐 아니라 모든 재산이나 재물을 하나님에게 드려야 한다. 이 재물은 제사장과 하나님 외에 사용하거나 누릴 수 없다. 왜냐햐면 사람이 바친 재물은 하나님을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제사장과 같이 재물을 향유하고 사람은 이러한 자격과 권리가 없다"를 근거로 삼는다.

▲ 중국 전능신교 피해자 카페에 공개됐다는 조직도와 보복 행위. 사진 오른쪽 아래 그림은 탈출을 시도한 사람들을 죽이고 발바닥에 표식을 새긴 것이다. (사진 제공 이인규)

공안 피해 한국행..."교인들, 전능신교 주의해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 98회 총회에서 전능신교를 이단·사이비로 규정한 바 있으나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전능신교가 작년까지 <조선일보> 등 중앙 일간지에 660회에 걸쳐 전면 광고를 싣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으며, 기성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도 상당수 여기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홍보 전략을 바꿔 SNS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YTN 등 주요 언론들이 최근 강원도 횡성의 한 유스호스텔에 전능신교 신도 수백 명이 집단생활을 한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국내에도 점차 알려지고 있다. 이단 연구가들에 따르면 중국인 종교 난민 신청자 중 대부분이 전능신교 신도들로, 이들은 대부분 임시 비자를 발급받고 국내 활동 중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중국 공안 단속을 피해 한국에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태영 씨처럼 가족을 찾아 한국에 오는 중국인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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