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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에게 받은 상처, 성경으로 극복했다

사랑의교회 떠난 교인들이 만든 새숨교회…'공부하는 교회' 되고파

구권효 기자   기사승인 2016.08.29  2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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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A 집사는 2013년 사랑의교회를 떠났다.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과 새 예배당 건축, 그 과정에서 드러난 거짓과 부정에 문제를 느꼈다. 한때 그렇게 사랑하고 섬기던 교회였는데, 담임목사의 부도덕 때문에 교회를 떠나게 됐다.

"사랑의교회를 나온 사람들이 도는 코스가 있어요."

반농담이었지만 막상 교회를 나오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다. 목사에게 상처받고 교회를 떠난 교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그도 처음에는 아내와 함께 여러 교회를 전전했다. 좋은 교회, 건강한 교회라 소문난 곳이었지만 A 집사 내외에게는 맞지 않았다.

'성도 중심의 교회를 만들 수는 없을까.' 기성 교회와 다른 형식의 교회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인터넷을 찾아봤다. 그런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중 한 집사에게 양진일 목사(가향공동체)를 소개받았고, 양 목사에게 여러 교육을 받으며 '성도 중심 교회'의 가능성을 보았다.

   
▲ 새숨교회 예배. 적은 인원이지만 진지하게 예배를 드린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성도 중심 교회'

'새숨교회'는 그렇게 탄생했다. 매 주일 오전 11시, 지하철 반포역 근처 아파트 단지 공용 공간에 열댓 명이 모인다. 조촐한 피아노 반주와 함께 예배 드린다. 예배가 끝나면 다 같이 준비한 점심을 먹고 대화한다. 2014년 6월 시작해 이제 2년이 조금 넘었다. 8월 28일, 새숨교회에서 교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시작이나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목사에게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목사 독단이 교회에 분열을 가져온 경우, 교인들은 누군가에게 권위를 실어 주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다고 목사 없는 교회는 상상해 본 적도 없다.

사랑의교회를 떠난 다른 교인들이 뜻이 맞는 목사를 데려와 교회를 만드는 모습도 보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목사 때문에 또 문제가 야기됐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좀 다른 교회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성도 중심의 교회를 해 보자고 생각은 했지만 쉽지가 않았어요. 한번도 교회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목사 없는 교회도 갈등은 있었다. 사랑의교회를 떠나 처음 만든 교회에서, 교인 일부는 양진일 목사에게 교육을 받자고 했고 일부는 반대했다. 목사에게 그렇게 당하고 나와서 결국 또 목사에게 교육을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결국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갈라져 나왔다. 30여 명의 작은 교회가 또다시 갈라졌다.

   
▲ 사랑의교회를 떠나며 '목사'에 대한 반감이 컸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나온 사람들은 매주 수요일 저녁 양진일 목사와 공부를 했다. 성경뿐 아니라 교회사, 신학의 조류 등도 폭넓게 배웠다. 1년 넘게 배우면서 가치관이 달라졌다. 목회자 중심 교회라는 것은 성경적으로 근거가 없음에도 한국 교회들은 대부분 그런 형태였다. 일반 신도들은 목사를 하나님 대리인으로 여겼고, 목사 스스로도 자신들은 일반 교인보다 특출난 것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교회를 한다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얘기였다. 목사에게 받은 상처, 나와서 새로운 교회를 해 보겠다고 하다가 갈라진 트라우마도 있었다. 또다시 교회를 한다는 게 조심스러웠다. 모임 초기에는 이름도 만들지 않았다.

성경 공부를 하면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았다. 마음과 생각을 맞춰 가며 교회 이름을 정했다. 새숨교회는 매 주일 예배드리는 것 외에 정형화된 게 없다. 열댓 명 교인이 매주 상의하고 하나씩 정해서 만들어 가는 교회다.

초창기에는 양진일·이현걸 목사가 설교를 맡았고, 지금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수들과 조진모 목사가 돌아가며 설교한다. 교인들도 가끔씩 설교를 한다. 직접 설교를 준비해 본 경험이 오히려 목사 역할을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사랑의교회를 떠날 때 목사에 대한 나쁜 인식이 많았어요. 이제 일반 신자도 설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설교를 해 보니까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는 전문성을 인정하기로 했어요. 좋은 목사님들 인도를 받으면서 목회자에 대한 상처도 점점 아물어 가는 것 같아요."

   
▲ 새숨교회는 매주 예배 후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공부하는 작은 교회

교인 수만 명의 메가처치를 다니다가 열댓 명이 되었을 때 느끼는 가장 불편한 점은 뭘까. 아마도 서로의 삶을 숨길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대형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 작은 교회를 선택하지 못하고 또 다른 대형 교회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으니까 확실히 서로 좋은 면만 볼 수 없을 때가 있어요. 그게 좀 힘들었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정말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상황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게 다른 거지 틀린 게 아님을 인정하게 되고요. 그러면서 깨지는 게 아니라 다듬어져 가는 느낌이에요."

작금의 한국교회 상황에서 '작은 교회 운동'이 필요하다는 게 새숨교회 교인들 생각이다. 그래서 '건강한작은교회연합'에도 가입했다. 사랑의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새로운 교인이 하나둘 오기도 한다. 지금보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하지만 "30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한 집사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느헤미야) 기독교 연구 과정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느헤미야와도 연이 닿았다. 지난 7월 17일부터 8월 7일까지는 느헤미야와 연합해 4주 동안 조석민 교수의 '하나님나라' 강의를 열었다. 10월에는 권연경 교수의 강의를 계획하고 있다.

아직 어떤 교회가 되어야겠다는 명확한 상(像)은 없다.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공부하는 교회'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교회에서 상처받았을 때 성경을 바로 공부하면서 극복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성경 공부를 통해 하나님나라에 눈을 떴으면 좋겠다.

"교인들 연령이 높은 편이라 저희 교회가 몸으로 봉사하는 건 좀 어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렇게 계속 공부하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냉담자나 가나안 성도들도 많이 와서 함께 공부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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