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중순, 성주기독교연합회는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을 거리에 내걸고,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현재 성주기독교연합회 회장을 포함한 일부 목회자는 사드 배치 반대 운동에 회의적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경북 성주군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찬성하는 주민도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와 일부 주민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에 사드 배치 제3후보지를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국내 어디에도 사드를 배치할 수 없다는 대다수 주민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성주기독교연합회(회장 임남식 목사) 일부 목회자도 군수 측을 지지한다. 성주기독교연합회는 주민들과 사드 배치 철회 운동에 함께한 바 있다. 교회 담벼락과 거리에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런데 40여 일이 지난 지금, 일부 목회자가 이전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 해결 필요

성주기독교연합회 회장 임남식 목사(안포교회)는 "국가가 추진하는 일을 주민들이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이긴다는 생각이다. 임 목사는 "제주도 강정이나 경기도 평택이 지금 어떻게 됐느냐"며, "다행히 성주읍에서 떨어진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이 제3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주민들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된 선에서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성주군에서 20년 가까이 목회한 김건환 목사(성주순복음교회)는 믿는 사람이 솔선수범해서 정부 절충안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 뜻도 이와 같다며 로마서를 인용했다. 권세는 하나님에게서 나왔으니 이에 복종해야 하고, 권세를 거스르는 사람은 하나님 심판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사드가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사드 레이더가 방출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생각해서다.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악화해 전쟁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김영준(동포교회) 목사는 "평소에 농사나 짓던 순박한 주민들이 전문가도 아닌 외부인 말에 쉽게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홍성헌(성주중앙교회) 목사는 언론도 책임이 크다고 했다. 사실 여부를 검증하지 않고 떠도는 소문을 무작위로 보도해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홍 목사는 SNS와 인터넷에 괴담이 돌면서 주민들 반발심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정부 태도에는 비판적이었다. 홍 목사는 정부가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 결정을 통보한 일은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처음 사드 배치를 반대한 이유도 '주민 동의 없는'에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 목사는 "애당초 국가가 전문가를 보내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다. 여러 차례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대화와 타협을 했다면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거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정부와 주민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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