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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전도 마세요, 삶에 녹아드세요

영국 CMS 조니 베이커가 말하는 '미셔널 처치'

최유리   기사승인 2016.08.20  15: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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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예수는 믿지만 교회는 다니지 않는 '가나안 교인'이 늘고 있다. 목회자에 대한 실망, 교인을 사역 부속품처럼 대하는 풍토, 하나의 신앙만 강조하는 교회에 대한 회의 등, 가나안 교인이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교회가 가나안 교인을 품을 순 없을까. 8월 18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와 브랜든선교연구소가 지역사회로 스며드는 '미셔널 처치'를 뜻하는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Fresh Expressions of Church·FxC)을 소개하는 공개 세미나를 마련했다. 성공회 안팎의 개신교인, 목회자 100여 명이 참가했다.

세미나 발제는 CMS(영국교회선교회) '파이오니아' 교육 책임자인 조니 베이커가 맡았다. 파이오니아는 FxC를 배우고 어떻게 지역사회에 녹아들 것인가 훈련하는 코스다. 코스 참여자들을 개척자라 부른다.

   
▲ FxC를 세우기 위한 훈련 코스인 파이오니아를 소개하는 자리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교회 안으로가 아니라 밖으로

영국 성공회는 지난 30년간 교인 수가 감소하고 있다. 파이오니아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 생겨났다. 교회 안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대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변두리에서 작은 그룹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타 교단들도 성공회가 선보인 모델을 뒤따라갔다.

개척자들은 여러 방식으로 지역 주민과 만났다. 딱히 정해진 틀은 없었다. 지역사회에서 머물며 사람들 필요를 살폈다. 연결 고리를 만들려고 축구를 하고 자전거를 탔다. 아기 엄마들과 공작물을 만들면서 서로 알아 가는 모임을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개를 산책시키면서 사람들을 만났다. 뉴에이지 기도 모임도 찾아갔다.

조니 베이커는 참가자들에게 경계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보라고 요청했다. 누군가는 위험하다고 여기겠지만, 경계를 넘어야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베이커는 개척자를 '부적응 은사자'라고 불렀다. 기존 교회가 지닌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의미다.

"그들의 삶을 경청해야 한다. 어떤 개척자들은 이 점을 어려워한다. 빨리 무언가를 해야 한다 생각한다. 어떤 경우는 1년, 18개월 넘게 듣기만 했다.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 회의가 들 때도 있지만 기다려야 한다."

권위에 저항하라는 조언도 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일에는 늘 반대가 붙기 마련이다. 반대 목소리가 강하게 느껴질 순 있지만 개척자는 기존 시스템에 대안을 제시하며 꾸준히 저항해야 한다. 권위자에게 해당 사역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역할도 개척자 몫이다.

   
▲ 영국교회선교회에서 '파이오니아' 교육 책임자인 조니 베이커. 그는 참가자들에게 "경계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보라"고 주문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한국 FxC 이야기

조니 베이커의 강의 후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한국 목회자들이 사례를 나눴다. 김종일 목사(동네작은교회), 송창근 목사(블루라이트교회), 김선일 교수(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가 나섰다. 김종일, 송창근 목사는 현장의 고민을, 김선일 교수는 이론적으로 FxC를 설명했다.

동네 도서관을 운영하는 김종일 목사는 현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 이야기를 꺼냈다. 어느 날 도서관에 한 여성이 찾아왔다. 우울증을 앓는 동네 주민인데, 병원 가는 길에 도서관에 들렀다. 매일 도서관에 왔다. 하루는 바깥 출입을 않던 부인이 변했다며 남편도 함께 왔다.

두 사람은 교회를 다니지 않았지만, 도서관으로 관계가 생긴 관계를 바탕으로 소그룹 모임에도 참여하고 김 목사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됐다. 고등학생 때 교회를 다녔던 여성은 모임 때 찬송가를 따라 불렀다. 심적으로 많이 나아지는 게 보였다. 김종일 목사는 우연찮게 만난 주민에게서 사역의 이유를 발견했다. 우울증을 겪었지만 도서관을 매개로 마음을 열고 삶이 회복되는 걸 보면서 '우리가 이 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이거구나' 싶었다.

송창근 목사도 자신의 고민을 나눴다. 그는 8년 전부터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시작했다. 홍대 술집에서 교회를 연 것. 현재는 공연장 대여 및 인디 밴드 엔터테인먼트를 하고 있다. 송 목사는 FxC의 생존 문제를 짚었다. 한국에서는 성공회를 제외하고는 교단에서 지원받는 FxC가 드물다. 그는 4년까진 괜찮지만 5년 넘어서도 사역이 제자리면 버티기 어렵다고 했다.

두 목사는 공통적으로 함께 사역하는 교인들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사역을 하다 보면 교인에게 많은 역할을 요구하게 된다. FxC는 목사 중심 사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인 중에 언제까지 사역할 거냐고 묻는 경우도 있고, 지친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두 사람은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고민이 된다고 고백했다.

   
   
▲ 한국에서 FxC를 하는 목회자의 이야기도 들었다. 세미나 중간중간 참가자들은 서로 그룹을 지어 자신의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틀에 박힌 교회, 부적응의 은사 필요

김선일 교수는 조니 베이커의 이야기를 문화적 입장에서 평가했다. '부적응의 은사'가 한국교회에 필요하다고 보았다. 교회에 새로운 발상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 목회자들은 교회 개척을 준비하며 이미 고정화된 상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성공한 기존 교회 모델만 고려한다. 교회 밖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가 있음을 알려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부적응의 은사는 새로운 형태의 개척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화적 차이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심리학자인 홉스테드에 따르면, 영국인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낮다. 남들이 하지 않은 걸 시도하는 데 두려움이 적다. 반면 한국은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높다.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을 모험하고 견디는 것을 어려워한다. 사례를 보고 복제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인들이 이 지점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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