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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기독교인 vs. 이웃을 돕는 기독교인?

미국 대선에서 팽팽히 맞서는 도덕적 가치

최봉실   기사승인 2016.08.06  20: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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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트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다. ⓒ뉴스앤조이 심규원

7월 19일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28일에는 힐러리 클린턴이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두 전당대회가 내건 기치는 각각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ian)와 '다함께 하나 되어'(United Together)였다. 그들의 대통령 선거전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인지를 잘 보여 준다.

<소저너스>의 캔 칫우드(Ken Chitwood)는 전당대회 주제가 질문 형식으로 던져진 선례가 없지만, 복잡한 미국 선거 국면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물음 형식의 주제가 선거 과정을 더욱 의미 있게 할 것이라 지적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외치기보다 '어떤 미국을 만들기 원하는지'를, '다함께 하나 되어'라고 선포하기보다 '왜 함께여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칫우드의 이런 문제 제기는 정치적으로 갈라진 풍토가 만연한 중대한 선거 국면 한가운데 그들이 서 있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비롯된다. 좋은 질문은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고 편안하게 할 수도 있지만, 동기를 부여하고 생각의 과정을 인도하거나 이해를 강화하고 중대한 인식으로 나아가도록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칫우드는 예수가 대화를 촉발하는 질문을 던져 어려운 사안을 정면돌파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예수가 질문의 가치를 알았기에 제자들과 도전자들을 자극하는 온갖 다양한 질문을 가까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전당대회가 내걸고 있는 기치는 사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초래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위대하다는 것이 무엇인가',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실제로 하나이며, 또는 실제로 하나가 못 되는가'. 그는 매우 위대하다는 미국의 과거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며 '데일리쇼'(The Daily Show) 영상을 소개했다.

이 영상에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미국이 언제 위대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응답자는 다양한 시기를 언급했는데, 20세기 초라 답한 사람도 있었고 혁명전쟁 시기, 1950년대라고도 답했다. 칫우드는 데일리쇼 기자들이 노예제도, 여성 참정권 제한, 토착민 근절을 범한 미국 역사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는데, 인터뷰 응답자는 놀라울 정도의 무지와 역사적 인식의 놀라운 결핍을 보여 주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종, 종교, 법 아래 평등, 권력 남용, 인종 청소, 억압 제도에 관한 미국의 더 어두운 역사는 향수병적인 호도가 아닌, 기꺼이 어려운 질문 앞에 서는 것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이러한 수많은 난제가 미국 역사를 떠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는 역사에 대한 장밋빛 회상보다 역사를 응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청한다. 무엇 때문에 미국을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지, 그것이 오늘날 미국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왜 하나인지를 생각해야 공화국으로서 미국의 핵심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이 가야 할 길은 어디?

선거전에 돌입한 미국은 현재 거리에서, 가정에서, 의회당에서 명백히 분열하고 있는 상황이다. 칫우드 말대로, 미국은 다수의 신조와 원리가 혼합되어 있는 가방과 같다. 영적․경제적․사회적․인종적․정치적 배경을 무수히 달리하고 있다. 일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더욱이 '어떤 종류의 미국을 만들어야 하며 그 안에서 어떻게 하나 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갈등은 첨예해진다고 칫우드는 지적한다.

"자본주의와 힘은 어떤 면에서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지만, 또한 밝혀지지 않은 불평등을 양산해 왔다. 자유는 좋은 것이지만,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하고 우리 자신의 탐욕을 살찌우고, 의미 있는 소식을 교육 오락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며 오락과 행복에 대한 금전 집착적인 추구를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만은 예외다. 미국의 부는 비길 데 없지만 예수는 우리의 믿음이 부를 무의미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셨다."

칫우드는 현재의 영적, 경제적, 사회적, 혹은 정치적 불안에 대한 해법이 간단치 않겠지만, 미국이 이런 질문을 가지고 대화할 때 더 의미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미국의 미래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내다보기 전에, 과거와 현재의 깊고 혼란스러운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는 말이다.

상황이 어떤지에 대한 거짓된 낭만주의도, 인류 진보에 대한 순진한 믿음도 소용없으며 미국이 처해 있는 위기를 직면하고 그 물음들을 선거운동 정강으로 삼아 거기서 당이 나아갈 사명과 가치, 비전을 촉발하고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저너스>의 짐 월리스는 힐러리 클린턴이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존 웨슬리 말을 인용해 하나 되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좀 더 상세히 짚었다고 말했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선을 행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때에,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한 오래 행하라."

짐 월리스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존 웨슬리의 이 말이 인용된 것은 처음이라 밝혔다. 그는 이 말이 현재 미국이 귀 기울이고 미국의 최선의 가치를 모호하게 만드는 정치적 냉소주의를 극복하게 하는 충분한 가치라 지지했다. 그리고 이날 이뤄진 바락 오바마 대통령 연설 내용 일부를 소개하며 이 이러한 가치가 미국인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분명히 했다고 평했다.

"나의 조부모들은 (중략) 비열한 정신이나 인생에서 항상 지름길을 찾는 사람들을 존경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정직과 성실과 같은 가치들이었습니다. 친절함, 예의, 겸손함, 책임감, 서로를 돕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믿는 가치였습니다. 참된 것들, 영원히 지속될 것들이며,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가 가르치려고 노력하는 것들입니다."

짐 월리스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 정치 평론가들이 이러한 가치가 진실로 미국을 최선의 나라로 만드는 가치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했다. 항상 미국에서 일어나는 최악의 충동들을 극복하게 하는 가치라는 것. 정부 크기나 경제적 성장 전략, 국가 안보에 대한 최선의 길을 논할 때 제시하는 실질적인 정책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많은 권위자가 동의하는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 미국은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가.

그는 이번에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윌리엄 바버(Wiliam Barber) 목사가 이러한 도덕적 가치로 당파적인 정치를 능가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가의 병든 심장에 충격을 가해 사랑과 자비, 정의라는 도덕적 가치를 불어넣을 것을 주문한 것이다. 미국 사회 전체를 도덕적 가치 앞에 불러내어 공공의 선을 추구하게 할 때, 그것이 바로 그러한 도덕적 가치를 염려하는 모든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비전이 된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짐 월리스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한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했을 때 '미국의 어느 시기로 돌아가고 싶은지, 다양한 사람들과 여성들에게 그때 미국이 어떻게 위대했는지'에 대한 답변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이 위대한 것은 오직 미국이 선할 때라고 일갈했다.

그는 트럼프의 기치에 대해 '미국이 선하기 때문에 위대하다'라고 말한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정직하게 미국이 항상 그렇게 위대하지 않다는 사실을 미국인들에게 상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위대한 것은, 미국이 선할 때'라고 다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짐 월리스는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을 장식했던 라틴계복음주의자전미연합(the National Association of Latino Evangelicals) 의장 가브리엘 살구에로(Gabriel Salguero)의 기도를 소개하며 미국이 어떤 가치로 하나 되어야 하는지를 더욱 분명히 했다.

"주님, 우리가 냉소주의와 절망, 분열의 사악한 덫을 넘어 희망과 사랑의 용기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우리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우리의 형제자매들 모두의 존엄을 소중히 여기고 열정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십시오. 우리가 동정과 정의의 사역에서 결코 지치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자들을 항상 마음에 품을 수 있게 가르쳐 주십시오. 아이들과 과부와 고아와 이방인들을 위하며, 사랑의 토대 위에 우리의 공화국의 미래를 일구어 가게 하여 주십시오."

그의 기도는 '이웃을 돕는' 것을 신앙인의 의무로 여기고 있는 기독교인이 지향하는 주요 가치를 담고 있는 셈이다.

두 부류의 '선한 그리스도인'

<크리스채너티투데이>(Christian Today)는 미국 정치, 특별히 선거 국면에서 정치학자들이 종종 언급하는 '하나님 간극'(God Gap)이라는 것을 분석 조명했다. 이는 종교 예식에 상대적으로 덜 규약적인 사람들은 좌편향으로 기울고 민주당을 더 좋아하는 반면, 종교적인 사람들은 더 보수적이고 공화당을 뽑는 경향성을 말한다.

이번 새로운 연구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여 주었다. 어떤 기독교인들은 더욱 종교적이 되어 사회문제에 더욱 보수적으로 나아가는 경향을 보이고, 다른 기독교인들은 교회에 가고 기도하고 다른 종교적인 활동을 함으로써 실제로 사회정의 문제에 더욱 진보적이 되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전 여론조사에서는 '하나님 간극'이 개인적인 도덕성에 초점을 둔 사회문제들에 국한됨을 보여 주었다 한다. 더욱 종교적인 사람들이 낙태와 동성 결혼과 같은 사회문제에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향성이 있지만, 복지와 의료보험이나 다른 사회정의 정책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하나님 간극'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던일리노이대학교(Southern Illinois University) 정치학 교수 토빈 그랜트(Tobin Grant)는 이번 새 연구에서 이 두 유형의 기독교인들 사이의 차이점이 '선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문제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어떤 기독교인들에게 좋은 기독교인이란 더욱 경건해지는 것, 개인적으로 죄를 덜 짓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이들은 종교적인 예식에 참여하는 것을 더욱 중시하며, 낙태와 동성애자 권리와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보다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다른 기독교인들에게 좋은 기독교인이란 밖으로 손을 뻗어서 이웃을 돕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기독교인들은 더욱 신실해진다고 할 때 사회정의에 더욱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 물론 많은 기독교인이 둘 모두를 하려고 노력한다.

위 여론조사는 둘 중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지를 알아보려고 조사원들이 응답자들에게 하나만 선택하라고 요구한 결과다. 토빈 그랜트는 전미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후원을 받은 전미선거연구(the American National Election Study)에서 '하나님 간극' 연구를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했다고 밝혔다.

   
▲ 미국 대선을 놓고, 두 부류로 기독교적 가치가 대립하는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 1/3이 죄를 덜 짓는 것으로 좋은 기독교인이 되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고 말했으나, 종교 집단 사이 차이가 존재했다고 그랜트는 소개했다. 흑인 개신교도들 거의 절반은 좋은 기독교인은 죄를 덜 짓는 것이라 말했는데, 백인 복음주의자 10명 중 4명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 번에 한 명씩 사람들을 도우려고 노력하겠다고 한 기독교인이 기독교인 전체 중 2/3이라고 했다. 주류 개신교도와 흑인 개신교도는 한 번에 한 명씩 사람들을 돕는 노력을 하는 것 대신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게 단체와 함께 일하려고 더 많이 노력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랜트는 따라서 연구원이 이야기한 '하나님 간극'이 근본적으로 과장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 종교적이게 될 때 '죄를 피하는' 기독교인은 낙태와 동성애자 인권 혹은 사회에서의 여성 역할 같은 사회적 문제에 더욱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타인을 돕는' 기독교인은 낙태나 동성애자 인권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종교적이 된다는 것은 다른 상반된 행동의 간극을 드러낸다기보다 각자 자신이 믿는 좋은 기독교인에 합당한 선택을 하는 것일 뿐이었다.

사실 '타인을 돕는' 것을 좋은 신앙이라 믿는 기독교인은 여성 관련 문제에 더욱 진보적이게 된다고 밝혔다. 그들은 또한 가난한 자들에 대한 원조, 복지 지출, 정부 의료보험이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 대한 정부 지원, 실업 지원 같은 문제에 더욱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 '죄를 피하는' 더욱 신중한 기독교인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 그들이 어떻게 보는가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오직, '죄를 피하는' 기독교인이 더욱 종교적이 될수록 정부 의료보험에 대해서만은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변화하는 선거 국면

<릴리전뉴스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의 데이비드 깁슨(David Gibson)은 민주당이 많은 대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최초로, 선거 국면에서 종종 얘기되고는 하는 이 '하나님 간극'이라는 것을 메우거나 제거할 기회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발표한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를 소개하며, '하나님 간극'이 의미심장하게 줄었음을 보여 줬다.

최소한 매주 종교적인 예식에 참석하는 등록된 유권자가 클린턴에 비해 49~45% 격차로 트럼프 쪽으로 기운 것이다. 이는 2012년 같은 시점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공화당 미트 롬니(Mitt Romney)가 보여 준 55~40% 격차보다 훨씬 작은 수치다. 종교적인 예식을 잘 지키는 기독교인이 오히려 민주당 쪽으로 기울게 되는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 깁슨은, 클린턴 캠프가 기독교인 유권자를 설득하는 데 오바마 후보 때보다 사실상 훨씬 수동적이라고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에나 기독교인 대상 선거 책임자가 고용되었고, 민주당 전국 전당대회 공식 오프닝을 시작할 당시 스태프들이 여전히 기독교 연설가들과 거대한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세를 선보이기 위한 행사 명단을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예비선거 동안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확산하고자 거듭 노력한 것과 대비된다.

클린턴은 트럼프와 반대로 선거운동에서 종교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지 않았으며 자기 믿음을 선전하고 싶지 않아 했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1월, 아이오와 간부 회의에 앞서 열린 타운홀 행사에서 신앙이 자신의 진보적인 관점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광범위한 답변을 내놓았고, 한 달 뒤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기독교인들 앞에서 자기 믿음을 강조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클린턴이 아직 유대가 없는 종교인들에게 2012년 오바마가 했던 것만큼 열정을 발산하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이번 퓨리서치센터 조사는 그녀가 인구통계에서 수월히 이기고 있음을 역으로 말해 준다고 데이비드 깁슨은 평가했다.

제임스 돕슨(James Dobson)과 마크 번즈(Mark Burns), 폴라 화이트(Paula White) 목사들과 리버티대학(Liberty University) 총장인 제리 폴웰(Jerry Falwell Jr.), 달라스의 로버트 제프리(Robert Jeffreess) 목사, 그리고 <신앙과자유연맹>(the Faith & Freedom Coalition)의 랄프 리드(Ralph Reed)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음에도 두 당의 전당대회 이후 현재 힐러리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앞서고 있다. 트럼프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는 상태다. 전당대회에 앞서 봉합되는 것 같아 보였던 공화당이 이어지는 트럼프 막말 사건으로 내부 분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누가 더 유리한가, 누가 더 우세한가보다 더욱 중대한 문제는 두 당의 가치 지향이 미국인들의 일상 속에서 실질적인 갈등을 계속 빚어낼 것이라는 사실이다. 낙태 반대, 동성애 반대가 모든 정치적 이슈를 장악하고 있던 시절을 어느덧 벗어나, 낙태 선택권 허용과 동성애 결혼 인정을 가능하게 하는 정책이 법에 반영되면서 낙태와 동성애 결혼을 반대했던 정통적인 보수 기독교인들이 일상 가운데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쪼개진 기독교, 화합의 길 찾을 수 있을까

웨인 그루뎀(Wayne Grudem) 교수는, 동성애 결혼 인정과 같은 미국의 진보주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정치적 승기를 잡자 기독교적 정체성이 일상에서 오히려 사회 정치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웨인 그루뎀은 클린턴 정부가 들어설 경우 기독교인이 겪을 일상의 위협을 A4 10장이 넘는 분량으로 열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점은 있지만 트럼프가 좋은 후보이므로 국가의 선을 위해 트럼프를 지지할 것을 당부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냐에 따라 대법원 판사의 정치 성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민주당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낙태, 기독교인 사업가, 기독교 학교와 대학, 동성애에 열려 있어야 하는 교회, 연설의 자유, 종교 자유, 세금 문제, 국경과 군대, 의료보험과 에너지, 의료보험 등의 문제에 클린턴 행정부가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했다. 미국 사회 내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종교 자유가 제한될 수밖에 없고 그것이 곧이어 직장과 사업을 그만둬야 하는 일상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거라며 지금도 이미 이뤄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조목조목 나열했다.

   
▲ 기독교인이 나아가야 할 길은?

하지만 웨인 그루뎀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를 보면, 사실상 '경건한 기독교인'으로서 공화당 가치가 옳기 때문이라기보다, '자신이 믿는 가치'가 위협받을 것에 대한 불안한 경계심에 기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웃을 돕는' 성향의 기독교인들에 비할 때 '자기 중심적, 자기 보존적' 성향이 더욱 강한 면을 드러낸다.

민주당 지지자도 동일하게 불안한 경계심을 갖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불안함을 가지고 경계하는 것은 '자신'을 지키는 것보다 '이웃'을 지키는 것, 이웃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에 대한 불안한 경계심이라 구분할 수 있을 듯하다.

두 입장 모두 결국 하나님 뜻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불안한 경계심에서는 동일한 신앙적 열정일지 모른다. 이러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은 경건하여 죄를 덜 짓는 것과 이웃을 돕는 것이 대척점에 있지 않음에도 일상에서 어느 것이 우선인지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경이 말하는 경건함과 죄짓지 않음, 이웃 사랑에 대한 통전적 이해와 끝까지 말씀의 뜻을 찾으려는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로서 공동의 분투 없이는 어느 것이 성경에 합당한 가치인지 분별하기란 요원할 것이다.

두 당의 주요 전략을 움직이는 핵심 세력들은 철저한 자기 이해 기반에서 나라의 정치와 정당의 전략을 주무르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각 당 지지자는 위와 같은 분별하기 어려운 선택지 앞에서 불안한 경계심에 근거해 선택을 하게 되고, 그것은 자신들이 어떤 가치에 먼저 노출되고 어떤 가치에 둘러싸여 있는지에 우선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앞서 <소저너스> 캔 칫우드가 했던 지적은 당연한 이야기이면서도 미국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절실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질문 앞에서 먼저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서로 공동의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머리를 맞대고 질문하고 생각을 심화해 나가는 것. 그리고 사랑으로 하나 되어야 하는 관계임을 잊지 않고, 쌍방에 모두 좋을 수 있는 결론에 이르려고 노력하는 것. 이를 통해 입장의 동일함을 확장해 나가는 것.

어릴 때부터 위와 같은 것들이 서로에 대한 마땅한 도리임을 알도록 교육받고 훈련되어 사회의 공기와 문화를 형성하게 하는 것. 이는 너무도 당연하고 그럴 듯한 이야기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 섬뜩하리만치 부재하게 된 가치이기도 하다. 네가 어떻게 되든 내 이해관계만 관철되면 그만이라는 파괴적 인간관계 문화. 미국의 현실은 남의 일이 아니다.

어느 당이 이기기를 점치고 응원하기에 앞서, 미국이라는 또 하나의 사회가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하나님의 기적에 열리어 정의와 사랑과 일치와 화해로 나아갈 수 있도록 먼저 기도하는 것이 여기 이곳의 기독교인이 보여야 할 합당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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