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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웹툰'은 재미없어?

[인터뷰] 에끌툰 김민석 작가

구권효 기자   기사승인 2016.07.13  16: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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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웹툰 사이트를 발견했다! (에끌툰 갈무리)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만화를 보지 않는 자와는 대화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내가 고등학생 때 한 말이다. 나는 이 말을 충실히 실행하여 서른 넘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만화를 보고 있다. 10년이 넘는 사이 만화 시장은 출판물에서 인터넷으로 완전히 자리를 옮겼다. 이름하여 '웹툰'이다.

10여 년간 만화를 정독해 온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웹툰이 있으니, 바로 '에끌툰'이다. 기독교 웹툰 사이트다. 기독교 포털 사이트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기독교 만화 – 예수님이 두 팔 벌려 안아 주는 그림이라든지, 힘들 때도 열심히 기도하고 찬양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면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에끌툰은 뭔가 달랐다. 내가 처음 본 작품은 '의인을 찾아서'다. 이 만화는 AD 30년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마가복음 뒷조사'라는 작품은 "복음서는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검사가 '허위 사실 유포 및 대중 선동죄'로 복음서를 고발하면서 시작된다. 두 작품은 장르가 다르지만, 1세기 당시 유대 사회를 꽤 자세하게 그리고 있다.

   
▲ 1세기 유대 사회 고증하는 웹툰 '의인을 찾아서'. (에끌툰 갈무리)

최근 연재되는 작품 중에는 '창조론 연대기'가 흥미롭다. 뜨거운 감자, '창조과학'을 다룬다. 이 작품은 새물결플러스가 펴낸 <창조론자들>(로널드 넘버스)을 토대로 한다. 창조과학의 허와 실을 무려 '연애물'로 풀어내고 있다. 창조과학과 연애라니… 작가가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걸 그리고 있단 말인가. 에끌툰을 만든 김민석 작가(필명 러스트·32)를 7월 8일 만났다. 인터뷰는 경기도 군포시 산본에 있는 에끌툰 작업실에서 진행했다. 작업실에는 김민석 작가와 조요셉 작가(필명 MARVIN·30)가 있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인 두 사람은 몹시 피곤에 절어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둘 다 낯도 좀 가리고 말수도 적었다. 마치 좀비 마감에 쫓기는 만화가 모습이었다.

다음은 김민석 작가와의 일문일답.

   
▲ 김민석 작가. ⓒ뉴스앤조이 구권효

- 처음엔 공식 질문. 에끌툰을 만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줄곧 기독교 세계관을 담은 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2010년 '헤븐리 스파이'라는 작품을 그렸는데요. heavenlyspy.com이라는 사이트에 연재했는데, 웹툰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는 플랫폼을 갖출 필요가 있겠다 싶어 작년 7월에 에끌툰을 오픈했어요. 갓피플에 만화 올리는 공간이 있기는 한데, 거기도 웹툰 형식이 아니라 한 컷이나 짧은 만화를 올리게 돼 있거든요.

heavenlyspy.com과 함께 '하라쉼 스쿨'이라는, 만화와 성경을 함께 공부하는 모임을 2년 정도 운영했어요. 거기서 만난 작가들 4~5명이 에끌툰 시작할 때 함께 연재했는데, 다들 사정이 생겨서 지금은 저와 마빈 작가 두 명만 정기 연재로 그리고 있어요.

- '마가복음 뒷조사', '마태복음 뒷조사', '의인을 찾아서' 이런 작품 그리려면 공부 많이 했을 것 같은데요.

1세기 당시 팔레스타인, 역사적 예수, 이런 게 제가 관심 있는 분야였어요. 스스로 질문하면서 공부하고 했죠. 어려웠어요. 스토리를 짜 놓고도 어떻게 그려야 할지 감이 안 와서 힘들었죠. 제가 마가복음 뒷조사를, 김굿맨 작가가 마태복음 뒷조사를 그렸는데요. 김굿맨 작가는 연재 끝나고 다시는 이런 작품 안 한다고 했어요, 하하.

   
▲ 이런 책이 가득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보통 한국교회에서는 '역사적 예수' 이런 거 잘 안 가르치잖아요.

네, 맞아요. 저는 모태신앙으로 굉장히 보수적인 교회 환경에서 자랐어요. 간증집 같은 거 많이 읽었죠. 그러다 대학 가서 C. S. 루이스 책을 좀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어요. 군대 다녀와서 2011년에 톰 라이트의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나라>(IVP)를 읽었는데, 정말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그때부터 역사적 예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 역사적 예수에 관심 가지면서 교회 생활 가능한가요?

부산에 살다가 서울로 대학을 왔어요. 그때부터 10년 정도 강남에 있는 대형 교회에 다녔어요. 근데 거기에서는 이런 게 궁금해도 물어볼 수가 없더라고요. 교회에 좀 문제도 있고 해서 나왔어요. 다른 교회에 갔는데 거기서도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지금은 이 교회 저 교회 기웃거리고는 있는데 힘드네요. 그렇다고 교회를 안 나가기는 좀 그래서… 심정적 가나안 성도랄까요?

- '창조론 연대기'는 새물결플러스와 공동 기획한 걸로 알고 있어요.

네, 다른 작품 그릴 때 제가 새물결플러스에서 나온 책을 많이 참고했어요. 거기 연구원 분들도 에끌툰을 좋게 봐 주셔서요. <창조론자들>이라는 책이 나왔는데, 내용이 좀 딱딱하고 학술적이더라고요. 만화를 통해 좀 더 쉽게 접근해 보자는 제안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걸 연애물로 풀어내고 있어요.

근데 이게 원체 민감한 주제이다 보니 제 생각보다 더 논란이 될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감상평에도 날선 댓글이 좀 있어요. 문제 되지 않게 하려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그리고 있어요. 이게 매주 목요일 연재되는데, 수요일은 항상 밤을 새게 되더라고요.

   
▲ 창조과학 + 연애 = '창조론 연대기'. (에끌툰 갈무리)

- 한국교회 환경이 보수적이다 보니 이런 주제들을 낯설어 하거나 기존 교회를 공격한다고 느낄 수도 있겠어요.

가끔 말도 안 되는 권면 내지 공격을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지금은 군대에 있는 판다 작가가 그린 '생각 많은 판다'라는 작품은, 교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만화인데요. '예비하신 짝'이라는 화에 '마더 테레사의 마음씨'라는 말을 썼다고, "지금 가톨릭을 옹호하는 거냐" 이런 댓글이 올라오더라고요.

에끌툰 오픈한 지 이제 딱 1년 됐는데 아직까지는 재밌게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자꾸 올라오면 솔직히 좀 마음이 어려워지긴 하죠.

- 근데 이거 수익은 나는 거예요?

아직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요. 광고도 하나 없고. 광고를 받는 게 좀 부담스러워요. 상업적으로 보일까 봐서요. 예전에 낸 헤븐리 스파이 단행본 판매 수익과 제가 만든 '픽트리 성경' 어플 수익으로 살고 있어요.

앞으로는 작품마다 후원을 받을까 해요.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플랫폼도 손봐야죠. 간혹 웹툰 작가들에게 에끌툰에 연재하고 싶다는 문의가 와요. 그런데 지금은 먼저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놔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 슥슥 그리니 주인공 얼굴이 나온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 웹툰은 내용도 그렇지만 재미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게 제일 어려워요. 제가 항상 20대를 타깃으로 정해서 그리거든요. 근데 20대보다 40대 독자가 더 많아요, 흑흑. 10~20대 젊은 층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이에요.

- 차기작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있어요?

아직 구체적인 건 없어요. 일단 창조론 연대기를 잘 마무리해야죠.

요새는 '환대'에 대한 생각이 많아요. 교리적인 문제를 떠나 일단 받아들여 주는 거요. 성경에도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대접하라는 말이 많이 나오잖아요. 근데 요새 교회가 동성애나 이슬람을 대하는 걸 보면 좀 아닌 것 같아요. 자기가 심판자가 되어서 정죄하는 게 과연 맞는 걸까요? 그런 걸 담아 낼 수 있는 작품을 해 보고 싶어요.

※ 에끌툰에 연재되었던 김민석 작가의 '마가복음 뒷조사'가 7월 19일 새물결플러스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됩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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