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인 200~300명이 출석하고 있는 서울 성내동 목양교회. 당회원 17명 중 9명이 이광복 원로목사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다음 로드뷰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이광복 목사(목양교회)는 30년 넘게 요한계시록 강해와 성경 종말론 세미나를 해 왔다. 교단에서 요한계시록 전문가로 불린다. 그의 강의를 거쳐 간 사람만 10만 명이 넘는다고 말한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성경 종말론>을 포함, 집필한 책만 800권이 넘는다고 홍보한다.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이 목사는 1984년 목양교회를 세웠다. 2년 뒤 흰돌선교센터 전신 빌라델피아선교회를 만들고, 요한계시록 강해와 세미나 사역에 뛰어들었다. 32년간 목양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한 이 목사는 6월 26일 목회 일선에서 물러났다. 목양교회는 이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했다.

이광복 목사는 은퇴와 함께 수사기관에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목양교회 장로·집사 9명은 6월 22일 배임·횡령 혐의로 이 목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교인들은, 지난 30년간 교회 재정이 불투명하게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평소 '무소유'를 설교해 온 이 목사가 오히려 교회 재산을 빼돌려 수십억 원의 이익을 취했다고도 했다.

교회 돈으로 건물 매입해 수년간 임대 사업?

목양교회는 1990년대 중반까지 서울 송파구에 있는 5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예배했다. 당시만 해도 1,000명 넘게 교회에 출석했다. 현재 출석 교인은 200~300명 정도. 목양교회는 교회 건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996년 건물 절반을 A 장로에게 팔았다. 20억에 매매하기로 했지만, 10억밖에 받지 못했다. 장로가 운영하던 사업체가 부도났기 때문이다.

A 장로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상가를 매입했지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건물은 임의경매로 넘어갔다. 1999년 이 목사는 경매에 넘어간 상가 점포 10곳을 '흰돌선교교회' 이름으로 낙찰받았다. 이후 이 목사는 자신 명의로 점포 4곳을 추가로 사들였다. 그리고 임대 사업을 했다. 교인들은 이 목사가 임대 사업을 한다는 사실을 올해 초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고소한 교인들은 이 목사와 흰돌선교교회 명의로 된 상가 점포 14곳이 교회 소유라고 주장했다. 당시 건물을 낙찰받을 때 교회 본당을 담보로 빌린 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교인들은 흰돌선교교회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처치'라고 주장했다. 상가 전체 부동산 가격이 70억 정도 된다고 했다.

6월 22일 만난 B 교인은 "이 목사에게 상가 점포 명의를 목양교회로 넘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 목사가 개인 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이 목사를 배임 혐의로도 고소했다. 이 목사가 흰돌선교센터 운영 자금을 교회 재정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목양교회 내부에 선교 센터 사무실이 있고, 흰돌선교센터 직원 3명 인건비도 교회 예산에서 나간다고 했다. 교인들은 "교회 1년 예산이 10억 정도 하는데, 3억 원이 흰돌선교센터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흰돌선교센터가 거둬들이는 수익은 교회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B 교인은 "흰돌선교센터에서 이 목사 책 저술과 판매를 담당한다. 세미나도 진행한다. 정작 교회는 선교 센터의 전체 수익금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흰돌선교센터에 들어간 예산만 30억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이광복 목사는 흰돌선교센터 이사장으로 있다. 이 목사 부인과 딸을 포함해 지인들이 이사로 포진해 있다. B 교인은 "이사들 중에 교인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고소한 교인들은 흰돌선교센터와 목양교회 분립을 원한다. B 교인은 "목양교회 부채는 44억 정도 된다. 교회를 지으면서 빚을 졌다. 흰돌선교센터와 분립하지 않는 한 부채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목사는 '주의 종을 건들면 지옥에 간다', '흰돌 건드리면 죽는다, 이미 5명이 죽었다'며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와서 담임목사 공격하는 저의가 뭔가?"

▲ 6월 22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이광복 목사 비리 고발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는 이광복 목사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대신 이 목사 측근 C 목사에게서 이 목사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C 목사는 횡령·배임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우선 교인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상가는 목양교회와 관련 없다고 했다. C 목사는 이 목사 개인 돈으로 상가를 낙찰받았고, 교회 돈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교인들은, 이 목사가 교회 돈으로 상가를 낙찰받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분은 수사기관에서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점포 10곳을 흰돌선교교회로 낙찰받은 이유도 설명했다. C 목사는 "당시 이 목사는 목양교회 말고도 흰돌선교교회도 추가로 개척했다. 목양교회가 재정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상태여서, 흰돌선교교회 명의로 낙찰받은 것이다. 이후 목양교회가 부흥하게 되면서 흰돌선교교회는 빌라델피아선교회에 흡수됐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흰돌선교센터와 목양교회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회에서 나가는 돈은 많은데, 정작 들어오는 돈은 없다는 것이다. C 목사는 "교회가 흰돌선교센터에 매년 3억을 지원한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직원 3명은 목회자이며 교회 업무도 함께 보고 있다. 이들 인건비를 더해도 7,000만 원이 안 된다. 여기에 선교비와 후원금을 더하면 1억 2,000만 원 정도가 흰돌선교센터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흰돌선교센터가 수익을 내는 곳이 아니라고 말했다. C 목사는 "이 목사가 하는 세미나는 무료다. 책도 무료로 줄 때가 많다"며 센터 수익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C 목사는 "목양교회 정관 6장 28조를 보면 '본 교회는 흰돌선교센터를 협력하는 기관 단체로 봉사 재정을 적극 지원하며, 모든 일에 적극 동참한다'고 나와 있다"며 목양교회가 센터를 지원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변했다.

고소한 교인들은 이광복 목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상가를 교회 재산으로 편입하고, 장로 2명을 흰돌선교센터 이사로 등재해 달라는 내용이다. 교인들은 "수십 년간 교회 재정이 들어간 단체다. 장로들이 이사로 참여해 감시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 목사는 "흰돌선교센터는 별개 단체다. 교인들이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목양교회를 개척하고 32년간 시무해 온 이광복 목사는 후임 목사도 뽑지 않고 서둘러 은퇴했다. (목양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C 목사는 일부 교인들이 이 목사를 음해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만들어 유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로들이 앞장서 문제를 제기하는 게 의아하다. 매년 공동의회에서 회계 보고도 하고 있다. 이 목사 은퇴 시기를 맞춰 공격하는 것을 보니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목양교회는 문제를 제기한 교인들을 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회원 17명 중 9명이 담임목사를 반대하고 있어 교회 내부 징계는 어려운 상황이다. 임시당회장 전주남 목사는 노회에 장로들 징계를 청원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7월 12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장로들이 교회법이 아닌 세상 법으로 교회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임시당회장이 주재하지 않는 당회를 두 번이나 열어 부목사를 해고하는 등 불법 결의를 저질렀다. 징계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광복 목사는 원래 내년에 은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교인들의 반발과 고소까지 겹치면서 은퇴 시기를 앞당겼다. 후임 목사도 뽑지 않고 물러났다. C 목사는 "이 목사가 원래 분쟁을 싫어한다.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말했다. 고소한 교인들은 "교회 빚도 해결하지 않고 물러난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상가와 흰돌선교센터도 내려놓아야 하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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