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동성애 반대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보수 기독교계가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금처럼 맞불 집회를 열어 목소리만 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국민과 언론 지지를 이끌어 내 시민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가 주최한 '퀴어 축제 이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긴급 좌담회가 7월 1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본부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동성애에이즈예방연구소 부소장 이병대 목사(한국교회언론회), 에스더기운동본부 이용희 대표를 포함 100여 명이 참석했다.

▲ 퀴어 축제에 맞서 '동성애 반대 국민 대회'를 개최한 보수 기독교계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모색했다. 동성애 반대 국민 대회는 계속 이어가되 시민단체를 앞세우자는 주장도 나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발제자로 나선 이병대 목사는 한국교회가 벌이는 동성애 반대 운동을 시민운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목사는 "국내외 언론이 동성애 반대 집회를 동성애자들에 대한 한국교회의 차별과 혐오를 증명하는 자료로 역이용하고 있다. 언론,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집회가 어떤 유익을 주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 목사는 대안으로 '동성애 조장 에이즈 확산 저지 10대 운동'을 제시했다. △동성애 반대 집회는 교계가 아닌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시민 문화 운동으로 나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도덕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시민단체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 △교육부·교육청 공직자들과 초·중·고등학교 교사, 대학교 교수를 깨워야 한다 △대학생과 군 장병들에게 동성애와 에이즈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는 주장 등이 나왔다.

'한국교회 동성애 대책 쟁점 사항'을 주제로 발표한 이용희 대표는 '전담반'을 만들어 대처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동성애 문제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전담반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군형법 92조 6 위헌 소송(군 동성애) 전담반 운영 △초·중·고 교과서 동성애 옹호 미화 부분 삭제 전담반 운영 △국가인권위원회 2조 3항(성적 지향) 삭제 전담반 운영 △국제적 연대 조직 등을 주장했다.

차별금지법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영길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는 동성애가 확산되면 성범죄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동성애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를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신앙·양심·표현의 자유를 침해받게 된다는 논리다. 조 변호사는 결코 이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며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긴급 좌담에서는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발제자로 나선 조영길 변호사, 이병대 목사, 이용희 대표. (사진 왼쪽부터) ⓒ뉴스앤조이 이용필

발제 이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사회를 본 소강석 목사는 미국 교회 예를 들며 동성애 반대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 교회가 자만해진 사이 동성애자들이 전략을 수정했다. 미디어와 교육을 공략해 기독교 가정관을 무너뜨렸고, 오늘의 결과를 낳았다. 한국교회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동성애 반대) 국민 대회를 안 할 수 없다"고 했다.

소 목사는 국민 대회를 어떻게 진행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었다. 이병대 목사는 국민 대회는 반드시 개최하되 교회 이름보다 시민단체 이름을 앞세워야 한다고 했다. 언론이 한국교회를 혐오 프레임에 가둬 놓고 있다며 지혜롭게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가 대회를 주도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소 목사 질문에는 "시민단체가 점점 강해지고, 연합도 잘되고 있다. (한국교회가) 물적·인적 자원만 지원하면 국민 대회는 성공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용희 대표도 동성애 반대 국민 대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 대회를 안 하면 언론이 퀴어 축제만 부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동성애 반대 국민 대회를 세계 대회로 확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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