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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공공 도로점용' 대법 판결의 의미

교회, '공익성' 강조…대법·서울시 "임대 유사 행위, 공익적 성격 없어"

구권효 기자   기사승인 2016.06.03  15: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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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판결은 사랑의교회 도로점용의 공익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대법원이 5월 27일, 사랑의교회 공공 도로점용과 관련한 판결을 내렸다. 서초구민이 서초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도로점용 허가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이 주민 소송 대상이 맞다고 판결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이 소송 자체가 주민 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한 바 있다. 대법 판결로 이 사건은 다시 서울행정법원으로 가게 됐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기본적으로 이 소송이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주민 소송 대상인지 여부를 가늠하는 것이었다. 서초구의 공공 도로점용 허가가 타당한 것인지 그 내용을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그러나 판결문을 살펴보면, 대법원이 사랑의교회가 공공 도로를 점용한 것을 공익적 성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이 있다.

'공익성'은 도로점용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도로를 점용할 수 있다. 도로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르면, 점용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공작물은 전주·전선, 수도관, 주유소, 철도, 지하상가, 지하실 등이다. 사랑의교회는 점용한 부분을 예배당 강단을 비롯한 앞쪽 공간과 주차장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 2012년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 신축 공사 현장. 교회는 사진 왼쪽 도로 참나리길 지하를 점용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사랑의교회는 점용을 신청하면서 공익성을 강조했다. 지난 2013년 회계장부 열람 소송 때 사랑의교회가 법원에 낸 자료에는, 교회가 공공 도로점용을 위해 어떤 논리를 내세웠는지 나와 있다.

첫째는 'community church'로서의 기능을 다 하겠다는 것이다. 사랑의교회는 공공 도로 윗부분을 완전 개방해 주민들의 보행로와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둘째는 기부 채납을 했는데도 추가 용적률을 적용받지 못한 상황에서 지하 공간 활용이 필요했다는 이유다. 셋째는 지하에 예배실이 있으면 예배로 발생하는 소음 등이 차단된다는 것이다. 넷째는 교인 및 주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은 지상에, 주말에만 사용되는 예배실은 지하에 설치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첫째와 셋째, 넷째 이유가 공익성과 관련 있다.

사랑의교회는 도로와 어린이집을 서초구에 기부 채납하고 매년 점용료로 2억 이상씩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특혜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이 도로 관리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사랑의교회는 그동안 지역 발전을 위한 많은 봉사 활동으로 사회에 공헌한 '공익단체'라는 점을 어필했다.

서초구는 이를 받아들여 도로점용을 허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위 점용 허가의 목적은 특정 종교 단체인 사랑의교회가 그 부분을 지하에 건설되는 종교 시설 부지로서 배타적 점유·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는 것으로서, 그 허가의 목적이나 점용의 용도가 공익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위 도로점용 허가로 인해 형성된 사용 관계의 실질은, 전체적으로 보아 도로부지의 지하 부분에 대한 사용 가치를 실현해 그 부분에 대해 특정한 사인(私人)에게 점용료와 대가관계에 있는 사용 수익권을 설정해 주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도로점용 허가는 실질적으로 위 도로 지하 부분의 사용 가치를 제3자가 활용하게 하는 임대 유사한 행위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인 도로부지의 재산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법 제17조 제1항의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면, 사랑의교회의 도로점용 허가는 공익적 성격이 아니라 제3자에게 대가를 받고 사용하게 해 주는 '임대'와 유사한 행위라는 것이다. 사랑의교회 주장과는 전혀 다른 판단이다.

대법 판결은 서초구민이 서초구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 전 2012년 6월, 서울시가 주민 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조사한 결과와 비슷하다.

"사랑의교회 예배당의 수용 인원을 늘리기 위한 도로의 점용은, 교회가 비록 비영리단체이며 지역 발전을 기하고 사회봉사 활동을 하지만, 이 시설이 일반 시민에게 음용수를 공급하는 수도관과 같이 필요한 시설이라 보기 어렵다. 오히려 교통 유발을 초래한다 하여 지구 단위 계획 결정 시 제한되는 업종의 시설로도 지정되는 점을 볼 때 공익상의 시설로 인정되지 않는다. 아울러 예배당(본당)은 신도가 되면 일정 시간에 이용할 수 있지만 보통의 시민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공용 시설이라 할 수 없다."

서초구가 사랑의교회의 도로점용 용도를 '지하실'로 내준 것도 부당한 처분이라고 했다.

"지하실과 같이 전문 용어가 아닌 경우에는 보통의 생활을 한 할머니(회계 및 법령의 보편적 해석 기준)가 알고 있는 의미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그런데 도로법 시행령상의 '지하실'이 지하에 설치된 교회 예배당이라 하면 쉽게 수긍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배당을 지하실로 점용 허가한 처분은 법령의 취지나 내용에서도 맞지 않는 위법·부당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서울시는 "단순히 현재 도로 이용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지하 점용을 허용하면, 공유 재산 점용 허가에 나쁜 선례가 될 것이며, 다른 주민이나 단체가 도로점용 허가를 신청할 경우 별다른 사유 없이 반려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철거에만 391억

사랑의교회 공공 도로 점유 허가가 타당했는지는 서울행정법원에서 다시 다뤄지게 됐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사랑의교회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1·2심에서 충분한 심리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종결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도로점용 허가는 서초구청의 재량권이고, 기부채납·점용료 등을 충분히 협의한 후 결정했으니 문제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이 '공익성'을 기준으로 서초구청의 도로점용 허가가 위법이라 판결이 나면 문제가 커진다. 사랑의교회는 이 도로를 2019년까지 점용 허가를 받았고, 도로법상 점용 허가 기간이 지나거나 허가가 취소되면 이를 원상회복해야 한다. 사랑의교회는 2012년 당시 복원 계획도 제출했는데, 이에 따르면 철거 비용만 391억 원이 드는 대공사를 해야 한다.

몇몇 교인은 사랑의교회 예배당이 사실상 원상회복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본당에 기둥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일부를 철거하는 것도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라고 했다. 사실상 영구 점용이라는 말이다. 교회 측은 도로점용이 취소될 가능성은 없고, 선례를 볼 때 도로점용 허가 기간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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