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퀴어 문화 축제를 앞두고 일부 보수 개신교·가톨릭·불교·유교 단체가 손을 맞잡았다. 동성애 반대 기치를 내건 이들은 '2016서울광장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준비위원회'(퀴어축제반대준비위)를 발족했다. 퀴어축제반대준비위는 "동성애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동성애는 윤리와 도덕을 파괴하는 행위다", "서울광장을 축제 장소로 내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5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퀴어축제반대준비위 기자회견에는 각 종교 단체를 비롯해 탈동성애 및 학부모 단체도 참여했다. 20명의 참석자는 동성애가 가정과 민족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기자회견 플래카드에는 "동성애자들을 위한 진정한 인권은 동성애로부터 탈출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기자회견 발언자는 8명, 이 중 개신교 인사는 5명이었다. 에스더기도운동 이용희 대표는 기독교만이 아니라 불교·천주교·유교, 무신론자까지 퀴어 축제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광장을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퀴어 축제 장소로 허락해 준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청 광장은 안 된다. 대한민국의 공적인 광장에서 퀴어 축제를 해서는 안 된다. 북한도 동성애를 반대하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퀴어 축제를 하는 게 바람직한 시정이냐"고 말했다.

동성애가 확산되지 못하도록 차별금지법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김수읍 부총회장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초·중·고등학교에서 동성애 교육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의 죄의식은 사라지고 인성도 파괴된다. 군대는 동성애로 정신 전력이 해이해지고, 국가 안보도 흔들린다"고 했다.

홀리라이프 대표 이요나 목사는 "한때 동성애자로 살던 사람으로서, 동성애자는 결코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동성애는 치유가 가능하다. 동성애자들이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종교인들 발언도 다르지 않았다.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서석구 대표는 동성애가 윤리와 도덕, 나아가 국가정책을 파괴한다며 타락한 서양 성 문화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이건호 공동회장은 동성애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 나가기 위해서는 동성애를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퀴어 축제 예산을 지원해 준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 김순희 대표는 "(박 시장으로 예산 지원을 받은) 동성애자들이 살판나서 길거리를 행보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 구체적인 예산 액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2013년 2,500만 원 정도 지원해 줬다고 들었다. 올해는 얼마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 퀴어 문화 축제가 6월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동성애 반대 기치를 내건 보수 개신교·가톨릭·불교·유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예고했다. 5월 23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동성애 퀴어 축제 반대 국민 대회는 6월 11일 오후 2시 대한문 광장에서 열린다. 탈동성애자 가족들의 문화 공연과 토크 콘서트 등이 열릴 예정이다. 퀴어축제반대준비위 홍호수 사무총장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모든 시민 단체가 함께하기로 했다. 오후 2~7시까지 한마음으로 행동할 것이다. (동성애자들이) 시비를 걸어와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퀴어 축제 장소가 서울광장이 아니었다면 적극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를 만난 이용희 대표는 "이전처럼 (퀴어 축제를) 홍대나 대학로에서 했다면 나서서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광장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곳으로, 퀴어 축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수읍 부총회장 역시 "지자체가 퀴어 축제를 조장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서울광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면 집단으로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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