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들이 5월 6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은혜로교회(신옥주 목사)에 소속돼 있다가 탈퇴한 이들이 5월 6일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신옥주 사이비 집단 피해자 기자회견'을 열고 신 목사가 반사회적이고 반가정적인 행태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장 박형택 목사는, 신옥주 목사가 종말이 다가오니 피해야 한다며 남태평양 피지 섬으로 신도들을 집단 이주시키고, 이 과정에서 가정이 깨지고 재산상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귀신 쫓는다며 뺨 때리는 '타작마당'…'환란' 피하려 피지로 집단 이주

기자회견은 지난해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는 탈퇴자와 은혜로교회 교인 가족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사연은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은혜로교회에 오랜 기간 있었다는 김 아무개 강도사가 신옥주 목사의 특징을 10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매주 설교 시간마다 신 목사가 세계 곳곳에서 지진과 해일 등 재난이 일어났다는 점을 말해, 교인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은혜로교회 고유의 의례도 소개했다. '타작마당'이라고 불리는 의식은, 사람 속에 귀신이 있다며 따귀를 때려서 쫓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뺨을 맞고 머리를 삭발해야 귀신이 빠져나가 회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탈퇴자들은 신 목사가 피지 섬을 가리켜 '새 예루살렘', '천년 왕국'이라고 지칭하고, 이곳에 가야 환란을 면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재산을 다 팔아서라도 이곳에 가야 한다고 수차례 설교했다는 것이다. 현재 은혜로교회 교인 260여 명이 피지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와 자녀들, 장인·장모까지 모두 은혜로교회에 빠져 삭발했다는 조 아무개 집사는 자신의 사례를 공개했다. 목회자인 장인이 유튜브에 올라온 신옥주 목사 설교 영상을 보다가 아내에게 권했고, 이윽고 온 집안이 은혜로교회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아내가 자신을 향해 "속에 마귀가 있다"며 따귀를 때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조 집사는 눈물을 흘리며 어린 딸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고 "아빠가 날 버렸다"고 말해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혼 소송까지 벌였다. 조 집사는 법원이 피지로 이주하려는 아내에 대해, 자신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해외에 출국할 시 1회당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신옥주집단피해자대책모임은 "은혜로교회는 유재열 장막 성전 계열로, 신천지와 같은 이단이다. 피지에 자기 왕국을 세우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교단, 언론이 나서 달라"는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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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 무당' 구호 내세워 기성 교단과 대척…예장합신 '이단' 규정, 합동·통합 '이단성 연구'

은혜로교회는 '교회 안에 무당'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서울 각지에서 포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성 교단 목회자들 중 '무당'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한국교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종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은혜로교회 교인들은 지난해 2월, 이단 연구가 이인규 권사와 박형택 목사를 폭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2,000명 규모의 대전중앙교회에 200명이 들이닥쳐 기물을 부수고 현관 유리를 파손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전중앙교회 담임목사의 아내가 은혜로교회에 몰래 출석해 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은 2014년 은혜로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이에 반발한 은혜로교회 교인들은 2015년 1월 예장합신 신년하례회에 난입해 밀가루를 뿌리며 시위를 벌였다. 2015년, 예장고신은 '참여 금지'를 결의했고, 예장합동예장통합은 은혜로교회의 이단성을 조사하기로 결의했다.

은혜로교회 측은 지난해 수차례 가두 시위를 열어 "이단 연구가들의 조작으로 오해받는 것"이라며 기성 교단들의 이단 규정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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