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 중 한충렬 목사의 학력 부분이 사실과 달라 정정합니다. 사실 확인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 중국 길림성 장백현에서 본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 제공 이원정)

[뉴스앤조이 취재팀] 중국 길림성 장백조선족자치현에 위치한 장백교회 한충렬 담임목사가 30일 오후 장백현 인근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복수의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한 목사는 30일 오후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다. 한 목사가 아무 연락 없이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이 중국 공안 당국에 신고했고, 오후 8시 즈음 목에 상처를 입고 본인 차에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휴대전화 등 소지품 일체가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일부 소식통은 평소 북한 구호 활동에 열심이던 한 목사를 북한 공작원이 살해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았다. 한 목사와 다투던 두 명의 남자가 북한 방향으로 사라졌다는 증언도 나왔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공안 당국은 한 목사의 시신을 인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주일예배를 하루 앞둔 4월 30일 저녁 비보를 접한 장백교회 성도들은 교회에 나와 기도하고 있다. 장백교회 교인 아무개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런저런 소문이 많지만 우리 교인들은 목사님과 가족을 위해 기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백교회가 위치한 장백조선족자치현은 강 하나를 사이로 북한 양강도 도청 소재지인 혜산시와 마주하고 있다. 강폭이 매우 좁고 혜산시 거주 인구가 적지 않아, 밀수와 탈북의 주요 루트로 이용되는 지역이다.

한충렬 목사는 1993년 장백교회를 설립한 이래로, 지금까지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장백현의 지역적 특성상, 교인 상당수가 북한에 친척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북한을 돕는 사역이 교회 안에서 활발히 진행된 배경이다.

90년대를 강타한 소위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장백교회 주변에 도움을 얻으려고 찾아온 탈북자가 상주할 정도였다. 하루에 탈북자가 10명 넘게 찾아오는 날도 많았다. 한 목사는 이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주었다. 북한 주민을 돕는 활동이 중국 당국에 발각되어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