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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農) 영성'으로 농사하고, 집 짓고, 가르치고

기청아 '하나님나라 증언하는 마을 공동체' 강의…"농촌·도시 함께 살리는 길 찾자"

임안섭   기사승인 2016.04.20  15: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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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마을 공동체 운동' 두 번째 강의를 4월 19일 열었다. '농촌에서 일구는 마을 공동체'를 다룬 강의였다. 박영호·이한영·박민수 선생에게 생태 건축과 에너지, 생명 순환 농사, 청소년과 청년 대안 교육을 어떻게 풀어 가고 있는지 들었다. (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오늘날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획일적인 삶의 공간에서 자라고 교육받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란 참 어려운 현실입니다. 도시에서만 살길을 도모하는 게 아니라 농촌에도 눈을 돌리면 새로운 길이 보입니다."

기독청년아카데미(기청아·오세택 원장) 강의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마을 공동체 운동' 두 번째 시간에 박영호 선생(생태건축 흙손)이 한 말이다. '농촌에서 일구는 마을 공동체'를 다룬 강의였다. 강원 홍천마을에 함께 귀촌한 박영호 선생, 이한영 선생(밝은누리움터), 박민수 선생(생동중학교·삼일학림)에게 생태 건축과 에너지, 생명 순환 농사, 청소년과 청년 대안 교육을 어떻게 풀어 가고 있는지 들었다.

3명의 강사는 서울 인수 지역에서 여러 동역자와 같이 마을 공동체를 일구며 살다가, 2010년 몇몇 사람들과 함께 강원 홍천으로 귀촌했다. 농촌에 정착하면서 농약이나 제초제로 병든 땅을 회복하고, 자연에서 얻는 흙·나무·돌로 집을 짓고, 교육과 복지를 함께 해결해 가는 등 '농(農)생활 영성'을 삶에 뿌리내리고자 했다. 귀촌한 이들은 인수 마을 공동체와 교류하면서 농촌과 도시를 함께 살리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흙·씨앗 살리는 '하늘땅살이' 농사

이한영 선생은 홍천마을 '밝은누리움터'에서 농사짓고, 밥상에서 밥을 지으며 지내고 있다. 농사짓는 데 농약이나 제초제를 안 쓰는 것은 기본이다. 생태 뒷간에서 나온 똥오줌을 거름으로 쓴다. 우리 땅에서 대대로 이어져 온 '토박이 씨앗'을 심고 다시 씨를 받는다. 비닐 집을 안 쓰고, 비닐 멀칭도 안 하고, 기계도 안 쓴다. 이것이 하나님이 지으신 하늘과 땅의 뭇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해서다.

   
▲ 이한영 선생(사진 오른쪽)은 강원 홍천마을에서 똥오줌을 거름으로 쓰고, 토박이 씨앗을 지키며 생명 순환 농사를 짓는 일상을 소개했다. (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강원 홍천에 자리 잡고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뒷간과 거름간을 지은 일입니다. 밥상과 밭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똥오줌을 모아 거름으로 만들고, 농사지은 것과 자연이 준 선물로 밥상을 정성껏 대하는 일이 생명 순환의 삶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시에서는 쓰레기로 여겼던 똥오줌이 흙으로 돌아가고, 그 흙에서 자란 생명을 다시 우리 몸에 들이니 버리는 것 없이 순환의 원을 그리게 됩니다.

농사를 '하늘땅살이'라고 부릅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생명과 조화를 이뤄 사는 것이 하나님나라를 사는 사람의 마땅한 도리라는 생각에서입니다. 비닐 집이나 비닐 덮개를 쓰지 않는 것도 흙 속에 사는 무수한 생명의 호흡을 막지 않고, 비닐 쓰레기로 흙을 병들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이 땅에서 대대로 심어 온 토박이 씨앗을 구해서 심고, 다시 씨앗을 받아서 심습니다. 오늘날 종묘상에서 파는 씨앗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종자 회사에서 씨앗을 조작하여 생산력과 자기 재생 능력을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크고 균일하게, 빨리 자라고 많이 생산할 수 있게 종자를 개량합니다. 이 과정에서 씨앗은 고유한 생명력을 잃어버립니다. 이런 씨앗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을 수 없게 하여 생명에 위협을 주게 합니다. 그래서 토박이 씨앗을 잘 지켜 내고자 합니다.

유통과 소비를 목적에 두고 농사짓지 않습니다. 유통과 소비를 위해 농사지으면, 대량생산에 마음이 기울어 대형 농기계,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게 됩니다. 자기 필요에 맞게, 내가 힘들일 수 있는 만큼 농사짓습니다. 호미 한 자루, 낫 한 자루 들고 밭에 가면 기계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고, 기계 속도를 따라가느라 보지 못했던 생명이 새롭게 보입니다. 생명을 보살피며 사랑과 인내를 키워 가고, 땀 흘리는 노동으로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선물도 얻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과 에너지

박영호 선생은 '생태건축 흙손'에서 같이 집을 짓고 대안 에너지를 연구하면서, 생동중학교와 삼일학림(고등·대학 통합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학·과학·기술을 가르치며 지내고 있다. 박 선생은 자연과 어울리고 생활 터전에 적합한 '아름다운 건축'을 하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 기술을 익히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 박영호 선생은 '생태건축 흙손'에서 같이 집을 짓고 대안 에너지를 연구하면서 지내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환경을 파괴하고 다양한 생명에 위협을 주는 오늘날 문명을 특징짓는 다른 한 축은 '도시' 속 생활양식입니다. 좁은 공간에 밀집한 인구가 들어갈 수 있는 주거 구조는 아파트 말고는 다른 것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시멘트 건물에 둘러싸여 살면서 다른 생명과 교감하는 법을 잃어갑니다. 도시 속 수많은 거주자를 위한 에너지와 먹거리는 저 먼 곳부터 세워진 전력망과 유통망을 통해 공급됩니다. 거대한 블랙홀처럼 전국의 자원에 기대어 연명하는 것이 도시 문명의 실체임에도 도시는 찬란한 현대 문명의 상징이 되어 있습니다.

강원 홍천에 와서 도시에 길든 관습을 벗고 새로운 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자기가 살 집을 스스로 짓고 삶의 소소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가는 역량을 길러가고 있습니다. 생태 뒷간과 퇴비간을 시작으로 작은 한옥, 경량 목구조 건물, 흙 부대 공법 건물, 계란판 공법 강당을 지었습니다. 난방 문제는 전통 방식인 구들을 놓거나, 단열재로 스티로폼 말고 왕겨숯을 이용하며 고민해 가고 있습니다.

에너지 문제는 도시보다 농촌에서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시골에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대부분의 농가는 석유 아니면 심야 전기를 난방 에너지로 씁니다. 당연히 상당한 비용이 난방에 들어갑니다. 물은 보통 지하수를 쓰는데, 전기 펌프로 수십 미터 아래에 있는 물을 퍼 올려 씁니다. 전기가 끊기면 물도 끊깁니다. 스위치 하나만 켜면 무한정의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삶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몸소 겪었습니다.

생태적인 건축은 집을 구성하는 소재나 건축 방식이 전부는 아닙니다. 농촌에 살고 흙집에 살면서도 도시적 삶과 다르지 않게 살 수 있습니다. 때마다 주어지는 질문에 최선을 다해 답하며, 생명을 살리는 기술과 노동의 영성을 세워나가고자 합니다."

'마을 공동체'로 '더불어 살기' 배우는 교육

박민수 선생은 생동중학교와 삼일학림에서 사회·정치·경제·역사 등을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는 어떤 곳인지,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며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마을 공동체의 삶이라는 토대 위에서 교사와 학생이 같이 공부하고, 배운 대로 살아가는 교육을 구현하고 있다.

   
▲ 박민수 선생(사진 왼쪽)은 마을 공동체의 삶이라는 토대 위에서 교사와 학생이 같이 공부하고, 배운 대로 살아가는 교육을 구현하는 삶을 얘기했다. (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홍천에서 학생들은 생활관에서 함께 지내고, 농(農)에 기초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어울려 지내며 자기 삶의 규율을 기르고, 학교에서 배운 가치대로 생활하도록 돕고, 친구들과 소통하며 더불어 사는 역량을 키워나갑니다.

삼일학림은 청소년과 청년, 성인이 함께 공부하는 배움터입니다. 대학 입시에 종속된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고등·대학 과정을 통합했습니다. 길과 진리와 생명을 향한 경외심을 가지고 살고, 하늘·땅·사람의 조화 속에서 온 생명과 더불어 살고 평화를 이루며 살도록 교육합니다.

삼일학림과 생동중학교는 농도 상생(相生) 마을 공동체 생활과 교육을 바탕으로 하여 세운 배움터입니다. 서울 인수 마을에서 육아 품앗이와 공동육아, 마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를 세워간 흐름이 홍천에서 초등 이후 과정을 밟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마을 공동체라는 기반이 있기에 힘 있게 대안 교육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 수강생들은 농촌에서 마을 공동체를 일구며 살면서 마을 주민과 어떻게 어울려 지내는지, 농사짓거나 교육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질문하며 관심을 모았다. (사진 제공 기독청년아카데미)

4월 26일 3강에서는 '도시에서 일구는 마을 공동체'를 주제로 서울 인수 마을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청년·학생과 직장인이 더불어 지내고, 마을 밥상에서 아이나 여성이나 남성이 함께 어우러지는 밥상 공동체를 이루고, 결혼·임신·출산·육아·교육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생활을 소개하는 자리다. 선교단체에서 활동하는 박지혜 간사가 '청년·학생을 만나는 삶'을, 신원 씨(로맥스테크놀로지)가 '직장인의 삶'을, 고경환 씨(아름다운마을밥상)가 '마을 밥상'을, 김미숙 선생(도토리공동육아어린이집)이 '결혼·임신·출산·육아·교육'을 주제로 강의한다.

문의: 02-764-4116, 기청아 누리집, 기청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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