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이 3월 말부터 전국 각지에서 기독교방송(CBS) 폐쇄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 해체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합동·고신·합신 등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신천지는 "CBS 폐쇄, 한기총 해체"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과거 한기총의 '금권 선거'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일반 시민들에게 뿌리고 있다.

서명운동은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CBS 서울 본사를 포함 강원·대전·대구·광주·부산·전남 등 13개 지역 방송국에서도 서명을 진행 중이다. 한기총과 예장합신 총회가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도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예장합동,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등 CBS 이사를 파송하는 교단 총회 앞에서도 진행중이다.

신천지를 밀착 취재해 온 CBS는 신천지의 움직임을 내부 단속을 위한 '여론 몰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CBS는 지난해 방영된 다큐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의 파장이 컸고, 신천지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4월 1일 보도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 진용식 목사는 "다큐를 통해 신천지가 흔들리고 있다. (신천지가) 내부 단속을 위해 지금과 같은 활동을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단으로 규정된 신천지가 3월 말부터 CBS와 한기총을 상대로 폐쇄 및 해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신들을 향한 기독교계의 대응이 '도'를 넘어섰다고 봤다. 앞으로 3개월 동안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신천지, "오해 바로잡기 위해 서명운동 펼치는 것"

<뉴스앤조이> 기자는 4월 11일 신천지 총회 본부가 있는 과천을 찾아, 윤주목 홍보부장을 만났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출신이라고 밝힌 그는 이만희 총회장 말씀이 좋아 신천지로 적을 옮겼다고 했다.

윤 홍보부장은 현재 지역 67개 교회, 1,000여 명의 교인이 서명운동을 진행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6만 6,000여 명이 CBS 폐쇄와 한기총 해체 서명에 동참했다는 주장이다. 신천지에 대한 기독교계의 대응이 '도'를 넘어섰고, 이를 차단할 목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CBS 특집 다큐 영향은 없었다고 강변했다. 윤 홍보부장은 "우리는 (특집 다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매달 수천 명이 교회에 들어오고 있다. 현재 출석 교인만 20만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목사들이 지금도 신천지를 매도하고 있다. 한기총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서명운동에서 CBS와 함께 한기총을 지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서명운동은 이만희 총회장과 아무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이 총회장 지시 사항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윤 홍보부장은 "앞으로 3개월 정도 서명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천지 측은 이번 서명운동과 이만희 총회장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기자회견 중인 이 총회장의 모습.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신천지는 어떤 단체?

이만희 총회장은 1984년 3월 14일 신천지를 세웠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새 하늘 새 땅'에서 이름을 따왔고, '새천지'로 불리기도 한다. 12지파를 세우고 전국적으로 활동한다. 신천지 측에 따르면, 신도 수는 2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주요 교단은 이만희 총회장의 신학 사상에 큰 문제가 있다며 이단으로 규정했다. 이 총회장이 자기 자신을 "알파와 오메가", "보혜사 성령", "직통 계시자", "재림주"로 주장했다는 것이다.

기성 교회 안에 신분을 가리고 침투해 교인들을 무분별하게 전도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추수꾼'이란 이름으로 교회에 위장 등록을 하고, 교회 밖에서 성경 공부를 하며 교인들을 신천지로 유인했다고 알려졌다.

신천지는 가정 파괴, 학업 중단, 가출 등 사회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CBS는 지난해 3월, 8부작 다큐 '관찰 보고서 -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통해, 신천지의 심각성과 포교 방법, 피해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 등을 조명했다.

당시 신천지는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CBS 다큐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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