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4·13 총선 전 마지막 일요일, 주일예배를 축소하면서 선거운동에 나선 교회가 있다. 기독자유당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전광훈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서울 성북구 장위동)다.

연립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선 좁은 골목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는 매주 7시·9시·11시 세 차례 주일예배가 있다. 평소 같으면 차로 가득할 교회 주차장이 4월 10일에는 빈자리가 보일 정도로 한산했다. 11시 예배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도 교회에 들어가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교회 1층 로비는 텅텅 비어 있었다. 초등학생 몇몇이 교회학교에 가기 위해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 2층 본당 입구에는 "오늘 예배는 없습니다"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본당이 있는 2층에 올라가자 상황 파악이 됐다. 본당으로 들어가는 문에 "오늘 예배는 없습니다"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예배당 안에는 전광훈 목사가 설교할 때 자주 사용하는 칠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교인이 제일 많이 모인다는 주일 3부 예배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가다 예배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온 70대 교인 한 명을 만났다. 4월 10일 자로 인쇄된 교회 주보에도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 광고란 1번에는 "동성애와 이슬람을 반대하고 반기독교 악법을 저지하기 위한 1천만 명 서명운동에 전 성도들은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적혀 있었다.

교회 관계자로 보이는 여성에게 왜 오늘 예배가 없냐고 물었다. 그는 "목사님이 좀 편찮으셔서 1부 예배만 드리고 2·3부 예배는 드리지 않기로 했다"고 답하더니, 다른 교회 관계자와 함께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 문에는 '기독자유당 서울시당'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 4월 10일 주일 오전, 사랑제일교회는 한산했다.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많았고 주변은 적막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봐도 교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우연히 교회 앞에서 만난 교인에게 오늘 왜 이렇게 조용하냐 물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그는 "나도 원래 9시 예배에 참석했는데 오늘은 다들 선거운동하러 갔다. 아침에 예배 한 번만 드리고 버스를 나눠 타고 어디론가 갔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일예배를 없앤 이유

사랑제일교회의 주일예배 축소는 토요일 밤 급작스럽게 결정됐다. 전광훈 목사는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매일하는 선거도 아니고 1석이라도 더 당선시키기 위해 어젯밤 갑자기 결정했다. 구역 장로들 통해 아침 8시 예배만 드리는 걸로 전 교인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했다"고 말했다.

전 목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일 거라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이런 사례가 없을 것이라며, 아침 8시 예배를 마친 후 교인 2명씩 짝 지어 1,500조가 기독자유당을 홍보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여러 교회로 흩어졌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교인들을 선거운동에 투입하는 행위가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늘 변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독자유당 지도담당관의 자문을 받아서 한다. 알다시피 자원봉사자는 무한대다. 일대일로 식사 자리를 갖고 홍보하거나, 문자 20통 이하로 보내는 것은 상관없다. 그동안 우리가 했던 활동과 한기총·한교연의 긴급 서신을 (교인들이)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 교회 내 사무실에 붙어 있는 '기독자유당서울특별시당 등록증'. "목사님이 편찮으셔서 오늘 오전 예배는 없다"고 대답한 교회 관계자는 이곳으로 들어갔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저는 정당 투표는 비례대표 기호 5번 기독자유당을 지지합니다. 동성애와 이슬람을 막고, 차별금지법을 저지하고, 간통죄를 저지하기 위하여 기독자유당이 국회에 입성해야 합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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