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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가 만든 기반 위에 아름다운 꽃 피우고 싶다"

마포 을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후보…배려 없는 당내 정치 비판

이용필 기자   기사승인 2016.03.24  19: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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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로 기독 정치인을 인터뷰 중인 <뉴스앤조이>가 서울 마포 을 지역구(상암동, 성산1·2동, 망원1·2동, 연남동, 서교동, 합정동, 서강동)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지만, 정 의원은 공천을 받지 못했다. 대신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전략 공천됐다. 새누리당은 경선을 통해 김성동 후보를 공천했다. 두 후보 모두 기독교인이다. 김 후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이고, 손 후보는 모새골교회 교인이다. 두 후보 인터뷰를 차례로 싣는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더불어민주당(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당 혁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 4인방을 영입했다. 그중 한 명인 손혜원 크로스포인트인터내셔널 대표는 광고 전문가로, 당 홍보위원장에 낙점됐다. 홍익대 미대 출신으로 소주 '참이슬', '처음처럼, '종가집 김치', 세탁기 '트롬', '이브자리', '엔제리너스' 등 유명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손 위원장은 이번 총선 비례대표 1번에 선정됐지만, 고사했다. 대신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 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언론에는 전략 공천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손 위원장 개인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그는 "정청래 의원이 나에게 나서 달라고 설득했다. 수차례 기도한 끝에 수락했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비례대표 1번을 고사하고, 마포 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마포 을은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이 지역구다. 손 후보는 "정 의원의 설득으로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손혜원 후보는 신앙인이다. 2001년경 수련회에 참석했다가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지금까지 자기 잘난 맛에 살았는데, 누군가 날 지켜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신앙생활을 시작했지만, '믿음'만큼은 강하다고 자부했다. 하나님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어 두려울 게 없다고 했다.

최근 당이 공천 문제로 시끄러울 때, 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중앙위원회가 열린 3월 21일, 김종인 대표 공천권을 문제 삼은 비대위원들과 격론을 벌였다. 결국 공천은 김 대표가 제안한 대로 진행됐다. 국회를 '기운' 나쁜 곳이라고 말한 손 위원장은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손 위원장은 보수 교계가 주장하는 동성애 반대, 이슬람 확산 저지 운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신의 신앙과 가치가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과 타 종교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3월 22일 손혜원 후보 사무실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강도현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손혜원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현재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을 것 같다.
국회는 아주 '기운'이 나쁜 곳이다.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하다. 더민주 중앙위원회가 파행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남을 배려하는 게 없다. 김종인 대표에 대한 배려가 없으니, '노욕' 부린다고 공격하지 않았는가.

나이 60살 넘어 당에 들어와서 이런 패권에 휩쓸릴 이유가 없다. 나는 신앙인으로서 하나님 보살핌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들과 같은 패러다임으로 살 필요는 없다. 중앙위에서 내가 (비례대표 결정 안건을) 뒤집었지만, 겁날 게 없다. 든든한 하나님 빽이 있다.

-공교롭게도 정청래 의원 지역구에 전략 공천됐다. 부담 될 법도 한데.
정청래 의원이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설득했다. 수차례 기도한 끝에 비례 1번 제안을 뿌리치고, 마포 을에 출마하게 됐다. 일단 나는 일이 주어지면 그냥 뛰어드는 스타일이다. 순종적이다. 여기 와서 별꼴 다 당하고도, 한 번의 흔들림이나 후회도 없었다. 요새 정 의원과 망원시장 돌면서 주민들 만나는데 굉장히 재밌다.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봤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가슴 속에 들어왔다. 악수를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신앙이든 정치든 멘토가 필요할 것 같다. 멘토가 있는가.
세 분 있다. 고 신영복 선생님, 임영수 목사님, 그리고 김종인 대표님. 이분들은 아랫사람들을 아주 잘 챙겨 주고, 태도 또한 훌륭하다.

   
▲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기도 했다. 손 후보는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 배려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문재인 대표 대통령 만들기 위해 왔다고 말해서 문 대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김종인 대표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 같다.
김종인 대표는 문재인 대표 편든다고 하고, 문재인 대표는 김종인 대표 편든다고 나무란다 (웃음). 나는 딱 중간에 있다. 김 대표를 데려오는데 내가 중요한 역할을 했으니, 저분을 책임져야 한다. 어제(22일) 중앙위 결과가 새벽 3시 넘어 나올 정도로 격렬했다. 한편으로는 너무 분했다. 김 대표 모시고 비대위가 이렇게 나오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작정하고 중앙위에 들어가서 물줄기를 바꿨다. 사람들이, 비대위가 (공천권) 장난친 것을 다 알게 됐다.

-정치인으로서 이건 꼭 해야겠다는 일이 있는가.
국회의원이 되면 문화관광위에 들어가서 전통문화 관련 일을 돕고 싶다. 특히 호남 지역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싶다.

-전통문화와 관련해, 나전칠기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단순히 수집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방 작가들도 지원하고 있다고 들었다.
돈이 생기는 대로 나전칠기를 샀다. 컬렉션까지 열 정도였다. 그런데 작가들이 너무 못 살더라. 평생 기술자로 살았는데, 60살이 넘었는데 집도 없더라. 한여름 사비를 털어 전시회를 열었다. 신라호텔을 빌려 1주일간 전시하고 열심히 팔았는데, 2억 손해를 봤다. 하지만 이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4년 전에는 나전칠기 유통점을 만들고, 공방 월세도 지원하고 있다. 만약 나전칠기 박물관을 시나 도가 만들어 주면, 내가 모은 나전칠기를 다 줄 의향이 있다.

-지역구에 있는 홍대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안다.
홍대가 내 '나와바리'다. 디자인 업계에서 좀 통한다. 홍대에 강의할 때는 200명 넘는 교수 중 랭킹 5위 안에 들었다. 마포 을 유일한 대학인 홍대와 MOU를 맺어 문화 예술의 꽃을 피울 것이다. 정청래 의원이 만들어 놓은 인프라 위에 내가 아름다운 옷을 입히는 것이다. 지역을 미국의 브루클린 같은 동네로 만들고 싶다. 과거에는 가난한 동네였지만,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동네로 만들고 싶다.

-홍대 앞 상가 임대료 문제에도 관심이 있는가.
양측의 이익이 상충되기 때문에 함부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만일 재벌이라면 양보하거나, 돈을 내라고 권유할 수 있다. 하지만 임대업자들도 중산층인데, 무조건 없는 자를 위해 양보하라고 할 수 없다. 서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 손혜원 후보는 출마하는 마포 을을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동네'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사진 제공 정청래 의원실)

-세월호 2주기 다가오고 있다. 사회적인 문제에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언제나 약자 편이다. 옛날부터 그랬다.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 편이다. 있는 자와 권력을 가진 자가 양보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편하지 않겠는가.

-당선되면 유가족들을 만날 생각인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할 것이다. 말로만 하지 않겠다.

-신앙은 어떻게 갖게 됐는가.
비교적 늦게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 즈음에 세례를 받았다. 주변에 목사, 전도사, 선교사 친구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 친구들이 압박(?)을 해 왔다. 결정적으로 미국에서 열린 한 수련회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깨달음을 얻었다. 그동안 나 잘난 맛에 살아온 줄 알았는데, 누군가 내 곁을 지켜 줬다는 것을 알았다. 교회를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높은뜻정의교회 오대식 목사님 소개로 임영수 목사님이 시무한 주님의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은 임 목사님이 있는 모새골교회에 다니고 있다.

-높은뜻숭의교회와 영성 공동체 모새골 이름도 직접 지었다고 들었다.
교회를 다니기 전부터 김동호 목사님을 알았다. 김 목사님이 교회 이름을 숭의교회로 생각하길래, 높은뜻을 추가해 높은뜻숭의교회로 지어 줬다. 목사님이 교회를 떠나게 되면 교회 이름을 바꿔야 되니 아예 높은뜻으로 정했다.

임영수 목사님이 생각해 놓은 이름은 새로운디아코니아센터였다. 목사님께 "이름을 직접적으로 알리면 언어가 가지는 확장성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설명이 많은 것 같으니, 내가 지어 보겠다"고 했다. 비가 억수로 오는 날 부지를 찾아갔다. 마침 비가 멈추고 구름이 걷히면서 골짜기 밑으로 강이 보였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골짜기'라는 뜻으로 모새골이라고 했다.

-신앙을 통해 약자에 대한 감수성과 관심이 커진 것인가.
그렇다기보다는 애초에 약자들에 대한 마음이 있었다. 그러니까 정치에 뛰어들어 이 짓하고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뭐 하러 여기까지 왔겠는가. 문재인 대표와 정청래 의원 도우려는 것이다. 신영복 선생님, 임영수 목사님, 김종인 대표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분들이 나와 비슷한 감정을 가졌기 때문이다. 누가 길에서 맞고 있으면 힘이 없어도 달라붙는 성격이다. 누가 물에 빠지면 신발 벗고 들어가서 건져 와야 하는 사람이다.

   
▲ 손 후보는 신앙인이다. 하나님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어 두려울 게 없다고 말했다. ⓒ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국교회가 지탄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회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처음부터 좋은 교회를 다녀서 문제점을 경험하지 못했다 (웃음). 나는 꽤 심플한 편인데, 관심 있는 분야는 끝없이 깊이 들어가지만, 잘 모르는 분야는 쳐다보지 않는다.

-일부 정치인들은 교회를 통해 지지 세력을 넓히려고 한다.
마포구에 출마한 이상 마포구에 있는 교회로 다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력을 넓힐 생각으로 교회에 나갈 마음은 없다.

-보수 교계가 총선을 앞두고 동성애와 이슬람 반대로 결집하고 있다.
터키, 시리아, 이란 등 이슬람권 여행을 많이 했다. 나는 남의 종교를 폄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슬람 사람들을 동물같이 보는 게 너무 싫다. 각자 내가 믿는 신이나 종교가 위대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남의 생각이나 종교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동성애도 마찬가지다. 이태원 미용실 가면 성전환 수술한 언니들이 많이 온다. 물론 후천적으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동성애는 제3의 성(性) 같다. 배려심 없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나쁜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게이에게 여자를 사랑하라는 건 비극이다. 특히 크리스천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표를 얻기 위해 위장할 생각은 없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믿어 주셨으면 한다. 믿고 맡겨 주면, 정청래가 만든 그 기반 위에 꽃을 피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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